[기타] “저는 변액유니버셜보험에 아직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작성자
김광주
등록일
2005/03/05
조회수
15565

얼마전 보험가입을 원하는 한 고객을 만나 변액유니버셜보험에 대해 설명했더니 이것저것을 추가적으로 질문한 후 내게 이런 질문을 했다.

“L 님은 이 보험에 가입했습니까?”

물론 그 고객은 내가 그에게 변액유니버셜이 좋다고 추천하였으니 그 상품을 판매하는 사람은 당연히 그 보험에 가입했을 것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질문한 것이었다. 그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명료하고 간단했다.

“저는 아직 변액유니버셜보험에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대답은 그 고객이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답변이었던 모양이었던지 일순간 그 고객의 얼굴이 당혹감으로 일그러지는 듯 했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런 전제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좋은 상품이라고 추천하기 이전에 먼저 그 본인이 가입하고 있어야하는 것이 마땅한 것이라고.

요즘 변액보험이 인기를 끌면서 기존의 보험을 해약한 후 변액보험으로 갈아타는 경우의 실익에 대한 문의전화와 그에 대한 상담으로 메일박스가 곽 찬다.

변액보험은 ‘보험’이란 이름 앞에 ‘변액’이 붙어있는 보험상품이다. 당연히 보장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물론 보장을 최소로 한 후 투자에 대한 할당액을 크게 늘린 변액(유니버셜)상품도 있다. 그렇다고해서 그것 역시 보험이 아닌 것은 아니다. 당연히 조기해약에 따른 큰 손해가 따른다.

지금 현재 보장이 준비되지 않았거나 혹은 보장추가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나는 변액유니버셜상품을 추천한다. 현재 혹은 장래의 저금리를 헷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단순한 변액종신보험에 비해 추가적립이나 중도인출 등의 유연성이 있다. 보험료 역시 기존의 변액종신보험에 비해 비싸지 않다. 문제는 어떻게 구체적으로 설계하느냐에 따라, 그리고 전체적으로 다른 자산관리와 어떻게 연계시켜 나가느냐에 따라 그 효과는 달라진다.

반면 보장이 충분한 사람이라면 몇가지 경우에 따라 변액보험의 선택은 달라진다. 예를들어 보장이 충분한 상태에서 추가로 지출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경우라면 변액유니버셜보험이 유익할 수 있다.

이 경우엔 보장을 최소로 한 후 추가적립을 늘리는 방법으로 장기투자를 통한 기대수익을 높일 수 있으며 변액유니버셜보험이 지속적으로 신규판매가 이루어져야하는 보험상품이란 특성상 장기적으로 수익율을 방어해 나가야하는 보험회사측의 부담(가입자 입장에선 장점)을 이용한다는 측면에서 일반의 적립식펀드와 비교된다. 즉, 보장의 기능을 최소화하고 투자의 기능을 최대화하는 것이다. 물론 얼마정도의 보장이 충분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하는 것은 각각의 조건과 상황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다.

내가 왜 아직 변액유니버셜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있는가?

먼저 나는 보장이 충분하다. 몇 년 전에 나는 내 자신을 피보험자로, 내 아이들과 아내가 계약자로 된 종신보험을 넉넉하게 가입했다. 월 보험료로 수십 만 원이 지출되며 그 보험은 확정금리형 상품으로 지금보다 이율이 높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당시 내 자신의 조건과 상황에 적합한 보장금액과 내용으로 설계했다. (내 자신에 대한 것이니 오죽 했겠나?)

두번째, 지금 당장엔 변액유니버셜보험에 추가로 가입하기 위한 자금여력이 없다. 그래서 변액유니버셜이 여러가지 많은 장점이 있는 상품이란 것을 알면서도 내 자신은 아직 가입하지 않고 있다. 그럼 이런 질문은 또 어떨까?

현재의 보험을 줄여 발생할 여유자금으로 변액유니버셜에 가입하면 되지 않겠냐고.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이미 앞에서 언급했다. 나는 변동금리형이 아닌 지금보다 이율이 높은 확정금리형 상품에 가입되어 있고 이미 수 년이 경과하여 앞엣 것을 줄이고 지금 다시 가입하려면 같은 보장금액 대비 보험료 자체가 비싸진다. 연령증가와 금리인하로 인해 보험료가 비싸진 것이다. 물론 보장금액을 낮추어도 상관없다면,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같은 보험료 수준으로 일정금액을 변액유니버셜보험으로 분산할 수 있다면 나 역시 변액보험으로의 혼합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보장금액을 낮출 수 있을 형편은 아니다.

보험은 기본적으로 윤리를 전제로 한다. 그 윤리는 보험회사 및 보험모집인이라는 공급자측에 주어짐과 동시에 고객에게도 주어진다. 장기상품인 보험은 유행이라는 것에 편승하여 일률적으로 판매되어야할 것이 아니다. 또한 내게 그런 질문을 한 고객의 일반적인 심리에 편승할 목적으로 ‘나’ 부터 유행으로 무장한 후 판매의 수단으로 활용하여서도 안된다.

결론을 정리하면, 변액보험의 유익성 여부를 떠나 모든 보험상품은 가입하려는 사람의 조건과 상황에 따라 결정된다. 나이에 따라, 기존 보험의 내용과 기간에 따라, 현재의 소득상황과 재정형편에 따라, 그리고 앞으로의 자산형성목적 및 자신의 투자성향 등 등에 따라 변액보험으로의 교체실익은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전문인이 존재하며 전문인에 대한 평가는 결국 고객의 구체적인 조건과 상황을 얼마나 제대로 분석해 내느냐, 그러한 분석을 토대로 얼마나 적합한 상품을 선택하느냐, 그런 후 해당 상품을 얼마나 적절하게 설계하느냐에 달려있다. 물론 그렇게 해서 가입된 보험을 적절한 시점에서의 추가적립이나 펀드갈아타기 등 얼마나 전문적이고 성실하게 관리해 나가느냐의 문제는 그 저간에 깔린 기본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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