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 이어 계속 합니다.)
다음과 같은 보험들은 가입을 신중히 고려해보거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가입한 경우 해지를 고려해보자.
1. 종신보험
90년대 말 푸르덴셜생명을 시작으로 큰 붐을 탄 보험이다. 당시부터 가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힘들어하는 유가족들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고객들에게 보여주면서 가족사랑을 강조했고, 이런 일종의 공포 마케팅이 먹히면서 종신보험은 꽤 많이 팔렸다. 종신보험은 주계약인 사망보험금이 전체 보험료의 40~70%를 차지한다. 사망보험금은 말 그대로 죽은 후 ‘사망시 수익자’가 수령하는 보험금이다. 만약 사망보험금이 필요하다면 종신보험 가입을 고려해보자. 하지만 10년간 재테크 컨설팅을 해온 바에 따르면 사망보험금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사실상 별로 없다. 고객이 필요하다기 보다는 설계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뇌질환, 심장질환을 비롯해서 보장 측면에서도 종신보험보다는 전반적으로 손해보험사의 질병/상해보험이 더 경쟁력이 있다. 입원일당 측면에서도 생명보험사는 주로 4일째부터 일당을 주지만 손해보험사는 1일째부터 일당을 지급한다. 종신보험에는 연금전환 기능이 있지만 사실 연금으로 전환되는 적립금이 많지 않다. 종신보험은 보통 15~20년 후에 해지환급금이 원금에 도달하기 때문에 연금 개시할 시점의 적립금은 별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종신보험의 주요 보장은 사망보험금과 특약이지만 ‘연금 전환 기능도 있다’ 정도로만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몇 년 전부터는 연금 받는 종신보험도 출시됐지만 기본적으로 종신보험은 사업비가 높기에 연금 측면에서는 그리 유익한 상품은 아니라는 것이 필자의 견해다.
필자는 종신보험에 가입할 바에야 손해보험사의 실손의료보험에다 3대질병보험을 곁들여서 보장 플랜을 가져갈 것을 권한다. 실손보험에 3대질병이나 1편에서 열거한 필요 보장을 최대한도로 넣어도 되고, 아니면 실손보험에 필요보장의 일부분을 넣고 3대질병보험을 따로 들어 10만원 안팎으로 가져가는 것이 더 낫다고 본다. 이렇게 할 경우 종신보험보다 보험료도 더 싸고, 사망보험금을 제외하면 보장도 더 좋기 때문이다.
기존에 종신보험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사망보험금이 필요한지, 보유한 특약이 경쟁력이 있는지 살펴본 후 그렇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해지 후 손해보험사 상품으로 갈아타길 권한다. 종신보험 해지 후 생기는 해지환급금은 연 4~8% 정도의 수익이 기대되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채권혼합형펀드 등)에 중장기 투자해서 해약으로 인해 잃어버린 손해분에 대해 수년 후 만회해보자. 특히 미혼여성의 경우 사망보험금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은 사실상 거의 없으니 지인의 소개로 종신보험에 가입했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싸고 유용한 상품으로 갈아타길 권한다.
단, 소위 ‘임플란트보험’이라 불리는 종신보험은 유지를 권한다. 2000년대 중반까지 판매된 생명보험사의 몇몇 보험들 중에는 수술 특약에 치조골이식수술이 있어 임플란트 수술 시 보험금을 1개당 150만원에서 2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임플란트에 대한 손해율이 높아지자 지금은 이들 생명보험사에서 해당특약을 판매하고 있지 않은데 치아가 약한 사람은 이 보험은 꼭 유지하자.
또한 1998~2000년 사이에 삼성생명에서 판매했던 소위 ‘요실금보험’은 요실금에 걸릴 경우 500만원을 받을 수 있어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판매고가 치솟자 상품을 개발했던 직원에게 포상했던 삼성생명은 이후 요실금에 대한 손해율이 높아지자 해당 임직원 2명을 사임했었다. 현재는 일부 보험사에서 50만원만 보장해주는 정도이니 이 보험을 보유한 여성 고객은 유지하길 권한다.
사망보험금이 필요하다면 종신보험 대신 정기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보험료 측면에서는 유리하다. 정기보험은 정해진 기간 내에 사망하면 보험금을 받지만 기간이 지나면 적립금은 전부 소멸, 또는 50% 소멸되는 보험이다. 따라서 같은 사망보험금 보장금액과 만기에 대해 보험료가 종신보험보다 절반 이하로 싼 편이다.
상속세 절감을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종신보험이 제격이다. 보험료 대비 2배 이상의 사망보험금을 받을 수도 있고, 부동산자산이 많을 경우 사망 후 발생되는 상속세를 내기 위한 현금이 부족하다면 사망보험금으로 상속세를 낼 수 있다. 본인이, 또는 부모님이 상속세로 고민한다면 종신보험을 권해보자. 이 경우 특약 없이 사망보험금만 넣어서 가입하자.
2. CI보험
보험금 수령 관련해서 민원이 가장 많은 보험 중 하나가 CI보험이다. CI란 Critical Illness의 약자로 중대한 질병(Critical Illness)에 걸릴 경우 주계약인 사망보험금의 50~80%를 선(先)지급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은 죽어야 받을 수 있지만 CI보험은 중대 질병에 걸릴 경우 사망보험금의 50~80%를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출시 당시 많은 인기를 누렸었다. 만약 사망보험금이 1억원일 경우 중대 질병에 걸려서 5천만원을 선지급 받는다면 5천만원의 사망보험금을 피보험자 사망 후에 수익자가 받을 수 있다.
그러나 CI보험은 ‘중대한’이란 표현이 문제다. 암의 경우 1기 때도 보험금을 받지만 뇌졸중과 급성심근경색증은 ‘중대한 뇌졸중’ ‘중대한 급성심근경색증’일 때만 보험금을 지급한다. 뇌졸중에 걸린 후 영구적인 신경학적 결손, 영구적 언어장해나 마비 등이 동반돼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급성심근경색증도 병이 꽤 많이 진행된 경우에나 가능하다. 더욱이 CI보험에는 ‘중대한 뇌졸중’보다 보장범위가 더 적은 ‘중대한 뇌출혈’도 많다. 이외에 3대 중대 질병은 주로 말기신부전증, 말기간질환, 말기폐질환 등 모두 말기에 보장해준다. 보험료는 비싼데 반해 다른 보험들에 비해 보험금 타기 어려운 보험이 바로 CI보험이다.
뇌와 심장에 대해 보험금이 잘 나오지 않는데도 CI보험을 권하는 이유는 해당보험을 잘 모르거나 아니면 실적 욕심 때문에 무리수를 두는 경우라고 보면 된다. 또한 종신보험의 판매가 지지부진하자 수당이 종신보험만큼이나 높은 CI보험으로 판매 활로를 찾기도 했다. 물론 설계사마다 해석과 관점이 다르겠지만 필자는 CI보험은 권하지 않는다. 따라서 뇌와 심장에 대해 제대로 보장 받고 싶다면 CI보험은 가입하지 말고 손해보험사의 뇌졸중이나 뇌혈관질환, 허혈성심장질환 담보가 있는 보험에 가입할 것을 권한다. 암에 대해 보장받고 싶다면 CI보험보다는 전용 암보험을 권한다.
현재 CI보험에 가입돼있고 뇌와 심장에 대해 제대로 보장받고 싶다면 CI보험을 과감히 정리하고 3대질병으로 갈아타길 권한다. 해지에 따른 해지환급금은 종신보험의 경우처럼 중위험 중수익 상품에 장기투자해보자. 단, 암 보장에 대한 필요성을 느낀다면 CI보험은 유지해보자.
3. 갱신형보험
보험은 크게 갱신형과 비갱신형으로 나뉜다. 갱신형은 1~15년 단위로 보험료가 변동되는 형태이고, 비갱신형은 보험만기까지 보험료가 변동되지 않는 형태다. 갱신형이 비갱신형에 비해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싼 편이다.
하지만 싼 갱신형에는 함정이 있다. 바로 갱신주기마다 주로 보험료가 오른다는 것이다. 미래의 손해율을 예상하기 힘들어 나중에 얼마나 오를지 모르기에 처음에는 싸게 했다가 추후 손해율이 오르면 그 만큼을 갱신형에 적용한다. 필자의 고객 중에는 수년 전에 갱신형 담보가 대부분인 암보험, 종합보험에 가입했다가 최근 갱신돼서 보험료 30~40% 인상의 폭탄을 맞은 사람이 적지 않다. 6만원인 보험이 30% 올랐다면 거의 8만원에 가까운 돈이 된다. 특히 손해율이 점점 올라가는 3대 질병(암/뇌/심장) 관련 담보들의 보험료 인상 비율이 높다. 처음에는 싸지만 갱신될 때마다 점점 보험료가 올라가 어느 순간에는 비갱신형으로 가입했을 때보다 훨씬 더 비싸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갱신형은 ‘전기납’인데 이는 납입기간이 보장기간과 일치하는 형태다. 예를 들어 30세인 고객이 보장만기 100세, 5년 갱신형, 전기납, 월납 5만원인 암보험에 가입했다고 하면 5년마다 보험료가 오를 가능성이 높고, 이 5년마다 오르는 것을 암에 걸리지 않는다면 보장만기인 100세까지 내야 한다. 처음에는 5만원으로 시작된 보험료가 30~40년 후에는 수십만원이 될 수도 있다.
갱신형이 보험료가 싸기 때문에 일부 설계사들은 갱신형을 권하기도 하고 특정회사는 담보나 특약이 주로 갱신형으로 구성되거나 됐었던 곳도 있다. 만약 월 10만원짜리 암보험을 20년납 100세만기의 비갱신형으로 가입하면 20년 동안 보험료는 오르지 않는다. 또한 현재 10만원은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10~15년 뒤의 10만원은 물가가치 하락으로 상대적으로 싸게 느껴지게 된다. 보험은 장기 상품이니 추후 보험료 인상 폭탄을 맞지 않기 위해 길게 봐서는 갱신형으로 가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단, 실손 담보는 모든 회사가 갱신형이다. 예를 들어 실손담보 + 비갱신담보로 구성돼 합계보험료가 8만원인 경우 간혹 실손 갱신될 때마다 8만원의 보험료가 오르지 않나 물어보는 고객도 있지만 비갱신담보는 보험료가 전혀 오르지 않고, 실손담보에 해당되는 보험료(1~2만원)만 갱신될 때마다 보험료가 변동된다. 따라서 이에 대해 10% 오른다해도 1~2천원만 올라 8만1천원~8만2천원이 되는 것이니 나머지 비갱신형 담보에 대해서는 보험료 인상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필자의 경우 2009년에 가입한 실손보험의 보험료가 오히려 더 인하되고 주변에도 인하된 사람이 적지 않지만 정부에서 올해부터는 보험사에게 보험료 자율화 권한을 줘서 실손담보가 적지 않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러다가 보험료 좀 오르면 정부에서 또 국민보험인 실손보험의 보험료 인상을 억제할 가능성이 높다) 실손담보의 보험료가 오른다해도 보장이 워낙 막강하니 실손은 꼭 유지하고, 없으면 꼭 가입하길 권한다.
실손 외의 담보나 특약은 (손해보험사에서는 담보, 생명보험사에서는 특약이라고 부른다) 가급적 비갱신형을 권한다. 현재 갱신형 보험에 가입돼 있다면 보험료를 더 들여서라도 비갱신형으로 갈아타길 권한다, 단, 최근 5년 이내 병 치료 경력이나 병을 진단받은 적이 있고, 보험금 수령 경력이 있다면 해지 후 새로 가입할 경우 보험 가입이 거절되거나 특정 부위에 대해 보험금을 못받을 수 있으니 현재의 보험은 절대 깨지 말자.
우체국에서 보장성보험을 가입한 사람도 많은데 보험사의 상위기관은 금융감독원인 반면 우체국의 상위기관은 우정사업부, 미래창조과학부이다. 이 기관들은 보험금 심사의 경험이 적기 때문에 추후 가입자가 큰 병에 걸려 보험금을 제대로 수령하지 못할 경우 금감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험금 민원 해결이 어렵지 않을까 싶다.
보험에 가입할 때는 가급적이면 한 보험사에서 근무하는 사람보다는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 설계해주는 사람에게 의뢰를 해보자. 상품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이다. 또한 1년 이내의 설계사는 이직이나 영업에 어려움을 느껴 다른 업종으로 옮길 가능성이 3년 이상된 설계사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으니 가급적 3년 이상 보험 설계 일을 한 사람을 찾아보자. 지인들이 새롭게 설계사 일을 시작할 때마다 들어주면 나중에 본인만 힘들어진다. 쉽게 하는 얘기로 인정(人情)이 밥 먹여주는 것 아니니 현명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법인의 경우 1인당 보장성보험료 70만원 한도 내에서 경비처리가 되니 직원 복지 차원에서 보장성보험 가입을 고려해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