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金融[경제]
금전을 융통하는 일. 특히 이자를 붙여서 자금을 대차하는 일과 그 수급 관계를 이른다.
금융의 사전적 의미는 위와 같지만, 제가 보통 강연회 등에서 일반분들에게 이 금융에 대한 이해를 돕기위해 가장 많이 쓰는 표현은 <금융은 필요에 의해 발생되고, 발전한다> 입니다.
먼 옛날, 쌀과 소금을 각각 생산하던 사람들이 그 부피와 무게의 현격한 차에 대한 ‘균등한 가치’를 보전키 위해 화폐의 [필요]를 느끼게 됩니다. 그러한 가치의 척도인 화폐가 널리 이용되면서부터 경제는 폭발적으로 발전되기 시작합니다. 화폐는 역시 [필요]에 의해 ‘단위’를 지니게 되고, 가장 낮은 단위의 화폐에 비해 10만배(특정국가의 경우 조단위의 화폐가 나올정도로)에 달하는 고액의 화폐까지 등장하게 됩니다.
농사를 하던 개인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재화의 양을, 개인들이 모여 집단을 이루고 그 집단의 총합이 하나의 단위가 되면서부터, 인간은 높은 집을 짓기 시작하고, 길을 닦아내며, 지구밖의 세상을 직접 경험하고, 좀더 오래 살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루 벌어 하루를 날수 있던 시절에서, 오래 살아 더 이상 소득이 불분명해질지도 모를 미래를 위해 소득의 일부를 모아두기도 합니다. 그 [필요]에 의해 이른바 수많은 ‘금융회사’들이 탄생하게 됩니다.
금융회사들의 역할은 수많은 개인들의 남은 돈, 이것들을 모아 그 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원활히 수급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은행에 모인 돈들은 지금당장 급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자금을 융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증권에 모인 돈들은 그 자금을 바탕으로 더 큰 이득을 꾀할 수 있는 기업의 영리활동에 밑거름이 되어줍니다. 보험에 모인 돈들은 수많은 ‘무탈한 사람들’ 중 지독히 불행히도 아프거나 다친 ‘위험에 닥친 사람’들에게 금전적 위로가 되어줍니다.
금융이란 이런 것입니다.
‘공통적인 [필요]’.
수많은 시간이 흐르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좀더 편리하고자, 좀더 간절하게, 좀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흐르는 <열망>입니다. 열망이기도 하면서 <욕심>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필요의 욕구]는 매우 안 좋은 부작용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필자에게 전자제품 중 <제1의 보물>은 단연코 네비게이션입니다. 서울의 길은 너무나도 복잡하고, 체계도 상당히 불규칙적이며, 무엇보다 저는 지하보도로만 내려가도 나와야 할 방향을 잡지 못하는 방향치에 길치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먼길을 가야하는 와중에 혹시 네비가 고장이라도 났다 치면 이에 대한 불안감은 심지어 자가운전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커지게 됩니다.
나의 욕구는 어느 순간 그것을 충족시켜주는 대상에 노예가 되어버리곤 합니다. 설사 알고 있는 길이라도 네비가 다른 길을 알려주면 ‘그 길을 갔어야 하지 않을까?’ ‘여기가 이렇게 막히니까 네비가 알려준 게 아닐까?’라는 후회 섞인 자조를 하게도 됩니다.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의 금융이 바로 이렇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우리는 ‘금융의 노예’라는 것을 인정하며 살고 있습니다. 자본주의의 사회에서, 성년 이후로 신용카드의 사용이나 대출을 한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리 찾기 쉽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편리에 의한 개인들의 이러한 욕심은 폭발적인 금융의 성장을 이룩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거대금융에 속한 개인들은 이제 단 1분 1초도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금융에 속한 ‘개인’들 역시 욕심이 존재합니다. 그러한 특정 개인들의 욕심이 [필요]를 부르고, 그들은 ‘생존’이라는 대명제의 위시하에 자신들이 감당해야 할 리스크를 개인에게 전가하게 됩니다. 이미 금융이라는 편리하고도 필수불가결한 매체의 노예가 된 개인들이 이러한 다소의 불편함이나 불합리함이 존재하더라도 그것 자체를 멀리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어느 날 한 통의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M사의 통합보험에 가입된 부모님의 계약자 자녀분으로부터 실손보험의 자동갱신과 관련된 비상식적인 인상건에 대한 문의 내용이었습니다.
53년 여성의 일반상해의료실비의 5년만의 갱신율이 197%로 인상되었습니다. 4140원이었던 보험료가 무려 12,305원으로 3배 가량이 인상되었습니다. 똑같은 시기 판매되었던 다른 손해보험사의 특약이 기존 보험료의 10~20%가량 인상된 것과는 매우 큰 격차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I사의 생명보험은 작년 7월 자동갱신특약들의 보험료를 일제히 인상했습니다. 그 중 가장 많이 오른 특약은 수술특약. 5년전 40세 때 수술특약에 가입한 남성이라면 그간 월 2900원씩 내던 보험료가 오는 7월부터는 1만3860원으로 4배 이상 올라갔습니다. 인상률이 무려 378%에 달합니다. 암진단특약 보험료는 남성, 여성 모두 180% 이상 3배 가까이 인상되었으며 암수술입원특약도 2배 이상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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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의 자동갱신은 의료실비(위 M사의 특약같은)와 정액보상(아래 I사의 특약같은)이 보험료를 계산해내는 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의료실비는 정액보상의 계산에 ‘의료수가(물가)의 상승분’이 반영되어 손해율에 계산이 됩니다.
(의료실비갱신에 대한 좀더 자세한 설명은 http://cafe.daum.net/woantjfrp/7DfK/44 )
하지만 결국 <보험연령>=나이에 따라 발생될 위험을 통계화한 것,
<경험위험률>=각 보험사마다 이미 발생된 위험에 대한 손해(직업별 연령별 망라)를 통계화 것,
<보험료율> = 위 것들을 전부 합쳐 결국 소비자가 내야 할 보험료를 책정하는 기준율.
이 세가지가 보험료를 새로 결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번 M사의 보험료 인상은 굉장히 고개를 갸웃거리게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상해란 ‘다치는 것’을 의미하고 이 불시에 닥치는 상해의 위험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기보험의 ‘상해’나 65세 남성의 ‘상해’나 위험률의 차이는 크게 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보험료가 이렇게밖에 오르게 된 이유는 <유독 M사의 상해실비특약을 가입했던 고객들이 상해사고를 많이 일으켰다>라는 것밖에는 마땅히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M사의 수술특약 역시 마찬가지이구요.
하지만 일이 여기까지 오기에는 우리가 간과한 아주 중요한 한가지가 있습니다.
4년전, 금감원은 07년 연말까지 보험개발원 및 보험사로 하여금 경험위험률 산출 및 적용에 모범규준안을 마련, 08년부터 본격적인 경험위험률 적용을 위한 자율규제를 유도하기로 합니다.
금감원의 이러한 ‘의도’는 각 보험사별로 보험료를 결정할 수 있게끔 하여 자연스러운 [시장경제체제]를 만들어 내기 위함이었습니다.
허나 이러한 금감원의 의도는 무참히 깨지고 맙니다.
http://fn.segye.com/articles/article.asp?aid=20111018000564&cid=0504010000000
자유로운 시장경쟁은커녕 이들은 담합을 통해 안정적인 보험료(자신들이 호위호식할 수 있는)의 수위를 위 통계 나부랭이와는 별개로 만들어내기 시작합니다.
무엇보다 금융감독원의 결정적 실수는, 이렇게 보험소비자에게 가장 중요한 ‘보험료를 결정하게 만드는 요인’을 [감독]이 아니라 [보고]만 하면 되도록 두었다는 것입니다. 자기들이 손을 놓아버렸으니 금감원도 아닌 공정위에서 이번일을 터트리게 된 것이죠.
여기에 ‘나꼼수’처럼 그냥 <의.혹.>을 추가해 보자면, 일반상해의료실비라는 특약은 이제 더 이상 판매가 되지 않는 특약입니다. M사의 수술특약 역시 과거에 비해 보장력이 형편없이 줄어들었습니다.
‘보상금이 나갈 가능성이 높은 특약’들은 보험사로선 앞으로도 골칫거리일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비싸게 만들어서 해지시킨다. 바로 이점을 보험사들은 이용하는 것입니다.
현재 판매되는 일반상해입통원의료비는 위 M사 가입여성의 경우에도 지금 가입한다면 거의 동일한 보장에(혹은 한도는 더 높은)도 불구하고 3천원선으로 계산이 됩니다.
3000원과 12000원
새로 가입하는 사람(보험사 입장에선 팔아야 할)에겐 3천원이고 이미 가입한 사람에겐 12천원을 받습니다. 2011년 10월을 살아가는 똑같은 사람들에게 말이죠.
이는 곧 5%대 고금리를 약속해서 20년납입 연금을 팔아먹고서는 [변동금리]라는 기준을 내세워 그 이후엔 2%대 상품으로 이자를 쳐주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그 변경의 키는 보험사들이 쥐고 있고, 이를 관리감독하는 기관은 없습니다.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