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그녀의 외도는 지금도 그 흔적이 남아있다

작성자
정동희
등록일
2004/09/02
조회수
9514

일상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주식 및 부동산시장 등과 관련한 재테크 이슈에 관해 이제는 국내정치변수와 점점 밀접한 연관관계를 갖고 있다는 필자의 판단에 따라, 재테크의 큰 그림을 그리는 차원에서 국내 정치계의 핫 이슈를 살펴보기로 하자.

금일은 차기 대권주자의 꿈을 미리 꾸고 있는 박근혜 정치인에 대해 살펴보자.

 

▣ 박근혜의 외도는 지금도 그 흔적이 남아있다

 

지난 3월 탄핵 역풍이 거세게 불어 닥치며, 동시에 또 한편으로는 박근혜의 부상을 목격했었다.불과 몇 년전 이회창 구도 下에서 박근혜의「Anti 이회창」시도는 철저하게 관심의 대상에서 벗어나 있었다.

 

당시 이회창 주류에 속하지 않은 비주류를 나름대로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한 박근혜는 탈당이라는 강수를 선택하며, 미래연합을 창당했으나 막상 그녀를 따라간 동료 정치인은 사실상 없었다.

 

지금은 성공적으로 복당하여 이제 당권의 핵심을 쥐고 있는 주류의 한가운데에 있으나, 미래연합을 통한 그녀의 외도는 지금도 그 흔적이 뚜렷이 남아있다.

 

바로 박근혜 홈페이지 첫 화면에 가장 잘 보이는 곳에『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열어가겠습니다』라고 플래쉬로 제작된 문구가 반복되는데, 바로 이 카피 문구를 4자로 줄이면 ‘미래연합’인 것이다.

 

이 부분을 좀 더 음미해보면, 박근혜의 마음을 읽어볼 수 있다.

지금은 거대 야당의 당대표로 화려하게 컴백했으나, 그녀의 마음 속에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열어가겠습니다』라는 카피 문구를 통해 엿볼 수 있듯이, 그녀 혼자만의 정당이었던 미래연합에 대한 생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 원칙은 So-So, 그런데 구체적인 그림은 무엇인가?

 

그런데 어떻게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열어가느냐 하는 방법론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그림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그저 시장경제원리를 반복적으로 말할 뿐이다.

 

이 부분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고 하면, 그녀는 아마 “한국경제의 문제점은 시장경제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점이다.”고 패러프레이즈(말을 바꾸어서 다시 표현하는 것)'할 것 같다.

 

그렇다면 오늘날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주장하는 시장경제원리나 가격기능의 경제학설사적 의미는 무엇인가.

 

경제학의 역사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시장경제원리는 18세기 영국에서 아담 스미스에 의해 주창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아담스미스(1723-1790)는 시장경제원칙을『국부론 Wealth of Nations』(1776)을 통해 주장했었다.

 

스미스가 시장경제를 정당화한 것은 일부만이 아니라 모두를 부유하게 만들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상업의 도덕적 결과에 관계없이 사회의 행복은 무엇보다도 그 사회 노동자들의 삶의 조건이 얼마나 향상되느냐 여부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 아담 스미스가 주장한 국부론의 배경에 자리하고 있는 시장경제원리에 관한 그의 철학인 것이다.

 

▣ 실제로 現 경제구도에서 시장경제원리의 차별적인 처방책이 있는지 여부

 

오늘날 산업사회는 복잡다기(複雜多岐)할 뿐 아니라 흑백논리로 모든 것을 재단하기에는 논리적 함정이 따른다. 성장 없는 분배도 무모하기 짝이 없는 위험한 정책이지만 분배를 고려하지 않는 성장일변도의 정책도 유권자의 표를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정치환경에서는 마찬가지이다. 오늘날 우리 경제사회의 문제는 이념적 갈등 이외에도, 성장이냐 분배냐의 2분법적인 사고의 틀 속에서 고집을 피우는 고루한 학자들이 편 가르기를 하면서 시장경제원리조차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데 있다.

 

경제자유와 경제정의는 결코 배타적이지도 배타적일 수도 없는 상호보완적인 개념임을 경제학의 아버지인 아담 스미스는 물론이고 그 이후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이 기본공리로 천명하였다는 측면에서, 박근혜의 시장경제원리의 되뇌임은 기본 원칙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실제로 現 경제구도에서 시장경제원리의 차별적인 처방책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검증되지 못하고 있다. 교과서적으로 볼 때 시장원리에 반하는 분양원가 공개를 지지하는 당론 결정이나 살아있는 경제논리보다는 탁상공론 성격이나 경제원론적인 냄새를 풍기는 당 정책위의 경제관이 지속되는 점으로 봐서는, 과연 박근혜가 現 정권과 다르게 갖고 있는 시장경제원리의 차별적인 처방책이 있기는 있나 하는 의문점이 생긴다.

 

주식시장의 장기적인 발전을 바라는 증권쟁이 입장에서 볼 때, 박근혜가 놓치고 있다고 생각되는 부문을 다음과 같이 지적해보고자 한다.

 

▶ ① 시장경제원리를 인용하기 앞서 그 전제조건을 이해해주었으면…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자의적인 시장경제원리를 주장하면서 아담 스미스를 부적절하게 인용하는 예가 적지 않은데, 이러한 오류에 빠지지 말기를 감히 제언한다.

 

성장이냐 분배냐의 2분법적인 사고가 간과하고 있는 점은 시장경제원리가 가지고 있는 전제 요건이다.

 

아담스미스는 시장경제원칙을 천명한 명저『국부론 Wealth of Nations』(1776)을 저술하기 17년 전에 그의 최초 저서인『도덕적 감성론(Theory of Moral Sentiments)』(1759)을 통해, 이는 한 사회의 도덕적 및 정치적 조건은 경제적 조건과 직결되어 있다는 각성으로 이끌었다는 점을 먼저 인식했다.

 

결국 시장경제원리도 먼저 도덕성이 사회적으로 전제되고 난 이후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도덕성이 전제되지 않은 시장경제원리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시장경제원리 되뇌임은 자칫 자의성이 개입할 여지를 만들 수 있다.

 

▶ ② 먼저 한나라당을 시장경제원리로 체질 변경하고 난 이후, 시장경제원리를 이야기해주었으면…

 

정당운영도 시장경제원칙 下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소신이다.

박근혜 대표가 수장으로 있는 한나라당은 어떠한 원칙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가?

필자가 나름대로 열심히 이러한 질문에 대해 고찰해본 결과, 먼저 한나라당을 시장경제원리로 체질 변경하고 난 이후, 시장경제원리를 이야기해주었으면 하는 게 필자의 결론이다.

 

왜냐하면 한나라당 자신은 적지않게 反시장경제원리에 의해 내부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7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11명의 대구의원 중 특정한 한 개 고등학교 출신이 무려 8명이나 되고, 17대 공천심사위원장 자신이 바로 그 출신이고, 최근에 치러진 보선의 공천과정을 보아도 당원으로부터 여론이 올라가는 Bottom-Up시스템은 사실상 전무하고 낙화산 공천결정이 난무하는 내부 생리리듬이 과연 정당운영에 있어 과연 시장경제원리인가 하는 점을 묻고 싶다.

 

▣ 향후 검증기간에 위 2가지 숙제만 확실히 한다면…

 

그동안 정치인 박근혜와 관련하여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과 육영수(陸英修) 여사에 대한 향수가 오버랩된 감성적 측면이 강했지만, 국회의원이나 당대표가 아니라 대통령 선거를 3년이나 남겨놓은 현 시점에서 미리 대권에 도전하는 구도 하에서는 검증 받는 기간을 거칠 수 밖에 없는 게 정치 현실이다.

 

이런 점에서 위에서 제기한 두가지 측면, 첫번째는 시장경제원리도 먼저 도덕성이 사회적으로 전제되고 난 이후에 나오는 이야기라는 점과, 두 번째는 먼저 한나라당을 시장경제원리로 체질 변경하고 난 이후에야 시장경제원리에 대한 설득력이 파워펄(powerful)해 질 수 있다는 점을 박근혜 정치인이 얼마나 인식하고 보여주는 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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