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아파트에 수우미양가 투자등급을 매긴다면

작성자
안명숙
등록일
2004/08/30
조회수
9145

최근 초등학교 성적표에 수우미양가를 부활하겠다는 의견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수우미양가로 가르는 잣대는 직관적이지만 다양성은 인정되지 않는 단점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수우미양가 점수제를 선호하지는 않지만 단순하게 투자가치가 높은 아파트를 등급을 매겨보았습니다. 직관적 결론을 선호하는 분들을 위해…

 

집값이 하락한다는데 투자가치 높은 아파트는 무슨 X소리냐고 따져묻는 분도 계실테지만, 그래도 집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입니다. 집값이 올라도 사야하고 집값이 떨어져도 살집을 장만해야 하는 사람들은 있기 마련입니다. 결혼으로 세대를 분리하는 부부, 부모로부터 분가하는 세대, 아이가 성장하면서 집을 늘려가야 하는 가족, 회사나 학교 때문에 부모와 떨어져서 살아야 하는 1인가구 등….

 

이러저러한 이유로 집을 마련하거나 옮겨가야하는 경우 각자 목적에 따라 중요도를 두는 요건을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 손가락에 안에 드는 필요충분 조건으로 이왕이면 가격이 더 오를만한 곳을 찾게 됩니다. 그래서 집값이 하락하는 시기에도, 또는 오를 때도 자신이 투자할 수 있는 자금으로 더 높은 투자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곳을 놓고 고심하게 됩니다. 상담을 신청하시는 많은 분들도 여러가지 대안중에 전문가 입장에서 볼 때 투자가치가 높은 곳을 ‘꼭 집어달라’는 문의가 많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올해 투자위험과 수익을 고려한 아파트별 투자등급을 한번 제시해 드립니다. 우선 현재 가용자금과 상환이 가능한 대출자금 등을 고려하여 투자금이 얼마나 될지를 따져보는 것은 기본입니다. 따라서 자금에 대한 부분은 염두에 두지 않고 말씀을 드립니다.

 

마음에 두고 있는 아파트나 지역이 있다면 스피드뱅크 등 부동산 포털사이트에 들어가 시세정보를 확인합니다. 시세정보에서는 준공연도, 단지규모, 내부 평면, 인근 편의시설 및 교육시설 정보가 소개돼 있고 지도를 통해 위치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시세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세를 어떻게 확인하느냐 그 방법이 오늘 제시하는 투자원칙의 알맹이입니다.

 

일단 현재의 매매 상한가와 하한가를 살펴봅니다. 상한가와 하한가의 차이가 큰 단지는 한강조망권아파트와 같이 층이나 동에 따라 가치가 크게 달라지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반대로 재건축 추진 아파트는 상한가와 하한가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어차피 지분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므로 층이나 동보다는 지분의 크기에 따라 다소간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임대가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지요. 평균 전세가가 평균 매매가의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확인하여 너무 낮은 곳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세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곳은 전세 수요가 안정적이라 매매수요로 전환될 대기 수요도 꾸준하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40평형대 이상의 대형 평형은 전세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 대목은 넘어가도 좋습니다.

그 다음 과거시세를 보는 것입니다. 대개 과거 1~2년전의 시세는 무료로 열람이 가능하기 때문에 공짜로 좋은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Case1) 과거 시세가 2002년부터 최근까지 꾸준히 오른 경우-秀

 

이 경우는 특별한 호재가 있거나 지역적 우위가 있는, 수요가 상당히 안정적인 곳입니다. 물론 지금 투자도 OK입니다. 앞으로도 왠만해선 떨어질 가능성이 없는 곳이고 오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실례로 성동구 성수동 강변건영아파트의 경우 2005년까지 분당선이 연결되면 강남권으로 접근도 용이해지고 뚝섬 공원 조성 등의 겹호재로 소리없이 오르는 곳입니다. 2002년 8월 33A평형이 2억5,000만~3억2,000만원, 2003년 8월 3억2,000만~4억1,000만원, 2004년 8월 3억8,000만~4억7,000만원으로 상승 랠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강남 재건축아파트가 오르다 다시 떨어져 지난해 시세에 머물고 있는 상황과 비교할 때 성수동 강변 건영은 지난해 8월에 산 투자자자도 6,000만원의 이익은 남긴 셈입니다.

 

목동신시가지내에서도 노른자위로 꼽히는 목동 3단지로 오르는 곳의 대명사입니다. 35평 시세가 2002년8월  4억7,000만~5억2,000만원, 2003년 8월 5억7,000만~6억6,000만원, 2004년 8월 6억6,000만~7억5,000만원으로 껑충 뛰어올라 목동 3단지를 지난해 8월 뒤늦게 산 사람도 9,000만원은 이득을 본 것으로 계산이 됩니다.

 

Case2) 과거시세가 2002년 오른 후 2003년 10.29이후 보합세가 유지되는 곳- 優

 

비교적 수요도 안정적이고 향후 발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치도 높은 곳입니다. 정부의 잇따른 규제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하락하지 않고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면 정부의 규제 완화 등 시장 분위기에 따라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는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이때 2002년뿐만 아니라 2003년에도 10.29대책이전까지 소폭이나마 가격 상승세가 감지된 곳인지를 다시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2002에는 아파트값 상승이 대세였지만 2003년에는 지역에 따라 오르는 곳도 그렇지 않는 곳이 구분되는 흐름이었죠. 2003년에도 올랐다면 분명 투자자들의 관심지역에 포함되는 곳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매물이 있다면 투자를 고려해봐도 좋은 곳입니다.

 

잠실주공1단지의 경우 강남권 재건축 단지라도 이미 사업승인을 받고 사업추진이 막바지에 이른 곳이라 정부의 규제를 조금씩 비껴갈 수 있었죠.  13평의 경우 2002년 8월 3억4,000만~3억5,000만원, 2003년 8월 4억2,000만~4억3,000만원으로 급등했고 10.29대책 직전에는 4억6,000만~4억7,0000만원까지 올랐습니다. 이후 다소 부침은 있었지만 2004년 8월 현재 4억6,000만~4억7,000만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Case3) 과거시세가 2002년 오른 후 2003년부터 보합세가 유지되는 곳-美

 

2003년의 주택시장은 지역별 차별화가 노골적으로 진행된 시기입니다. 아파트 값이 오른다고 난리법석일 때 오르지 않는 곳에서는 짜증을 느끼던 때이지요. 이런 곳은 지역 거주 수요자들에 의해 안정적으로 가격이 형성되고 거래되는 곳입니다. 외부 수요자들이 투자 목적으로 사두는 곳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정부 정책의 타겟이 되지도 않고 영향도 적은 곳이라 가격이 크게 올라 수익이 높은 곳이 아니지만 가격 하락으로 불안해할 곳도 아닙니다.

도봉구 방학동 벽산33평의 경우 2002년 8월 1억6,000만~1억8,000만원, 2003년 8월 1억6,500만~1억9,000만원으로 소폭 올랐고 2004년 8월 현재도 지난해와 같은 금액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Case4) 과거시세가 2002년 크게 오른 후 2003년 10.29이후 하락한 곳- 良

이 경우는 정부 정책의 집중 포화 대상이 된 곳이다. 이를 테면 강남권 고층 재건축추진 아파트나 사업초기의 재건축 아파트 단지 등입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9.5대책이나 재건축개발이익환수 등으로 규제의 대상이 되고 있는 재건축단지로 주택거래신고제, 주택투기지역 등 거래세 부담도 동시에 커진 강남권은 안떨어릴래야 안떨어질 수 없겠죠?

이런 단지는 정책의 강도에 따라 부침이 심할 것으로 보여 투자시에도 시기선택이 중요합니다. 재건축 추진 가능 여부나 속도에 따라 향후 다시 오를 만한 곳도 있기 때문에 예의주시하며 저점에 투자하면 상승폭이 크지만, 고점에 들어가면 오히려 손해보는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강남구 은마 31평은 2002년 4억6,500만~5억원에서 2003년 6억1,000만~6억5,000만원으로 올랐고 10.29대책 직전에는 최고 7억2,000만원까지 올라갔습니다. 이후 정부의 잇따른 규제정책으로 2003년 8월 25일 현재 5억5,000만~6억원으로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이맘때 2002년에 투자하셨다면 아직 손해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2003년에 투자하셨다면 10월까지는 즐거우셨겠지만 그 이후로부터 우울하실 것 같습니다. 이미 손절매해야 하는 상황까지 내려갔으니까요.

 

올해 투자자를 위해 나름대로 4개 case에 대한 등급을 매겼습니다. 秀는 뛰어나고 優는 우수하고 美는 아름답고 良은 양호한 투자대안이라는 뜻입니다. 사람에 따라 수(秀)만 좋은 투자대안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고 우(優)까지는 용납되는 경우도 있겠고 미(美)나 양(良)도 경우에 따라서는 고려해볼 수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소시적을 생각해보면 저희 어머니는 우까지는 괜찮다고 하신 것 같네요. 만약 초등학교에 수우미양가 성적표가 부활된다면 저는 제 아들이 미나 양을 받아와도 아이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는 부모가 되려고 하는데, 잘 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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