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강남구 도곡동의 변천사를 통한 재테크 포커스

작성자
정동희
등록일
2004/08/26
조회수
9025

필자가 도곡동에 1996년부터 거주하여 현재까지 8년 정도 살면서, 나름대로 도곡동의 최근 변천사에 흥미를 가지고 가까이서 지켜보았다.

 

1996년 당시 결혼 3년차였던 필자는 ‘서초구 잠원동’ 내 한신아파트 17평형을 판 돈에 은행에서 돈을 더 빌려 압구정동 미성아파트를 사고, ‘지금은 재개발로 헐린 도곡동 서린아파트’에 전세로 도곡동에 이사를 왔었다.  아파트 바로 앞에 매봉산이 나지막이 있어 도심 속에서도 공기가 그런대로 좋다는 점이 당시 이사 오게 된 몇 가지 이유 중의 하나였는데, 도곡동에 이사 온 다음 해에 와이프는 딸을 낳았다.

 

▶ 당시 도곡동의 ‘웃지못할 해프닝’

 

당시만 해도 도곡동은 알려지지 않은 동네라서, 인접하고 있는 역삼동·대치동·개포동을 예시하면서 도곡동 위치를 가르쳐줘야 이해하는 경우가 많았었다.

 

그래서 그런지 엄연히 도곡동에 자리 잡은 아파트인데도 불구하고, 아파트 이름 앞에 도곡동이 붙지 않고 옆 동네인 역삼동·대치동·개포동 이름을 붙이는 ‘웃지못할 해프닝’도 발견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도곡동에 엄연히 위치한 삼익아파트 정문 앞에는 ‘역삼삼익아파트’라고 문패가 새겨져있고, 도곡동에 또한 엄연히 위치한 우성4차아파트 정문 앞에는 ‘개포우성아파트’라고 당시 새겨져 있었고, 지금도 그러하다. 다소 무리해서 싼 압구정동 미성아파트에 바로 들어가지 못하고, 예비단계로 도곡동에 이사 온 필자의 머리 속에는 ‘압구정동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하는 수준에서 도곡동 그림’을 그리려는 선입관이 당시 필자에게 있었다.

 

▶ 아줌마들 간의 정보교환시장이 핵심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2년전 도곡동 전세살이를 끝내고 압구정동 소유 아파트로 이사를 갈려고 한 필자에게 위에서 말한 선입관이 나름대로 심각하게 도전을 받게 된다.

 

압구정동에 위치한 소망교회에 출석하는 와이프는 딸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매주 일요일마다 각 동네 아줌마들간에 압구정동과 도곡동의 교육환경에 대해 교육환경 정보에 대해 본격적으로 정보를 교환한 끝에, 필자에게 폭탄선언을 하게 된다.

 

압구정동에 있는 모 초등학교에는 개그맨 이경규의 딸도 다니며 그 초등학교 운동장의 모래도 바꾸어주고 햇는데, 전반적으로 압구정동의 소비성향이 높고 로데오 거리 등 유흥가가 바로 옆에 즐비하게 있기 때문에, 교육환경이 차분한 도곡동 소재 초등학교에 딸을 입학시켜야 된다는 게 당시 와이프의 최종 결론이었다.

와이프는 도곡동에 눌러앉기로 하고, 아예 압구정동 아파트를 팔고 결국 도곡동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 도곡동에 대한 체험적 분석 작업을 통해 얻은 시사점

 

마침 필자가 당시 세간에 화제가 되었던 도곡2동 고층타운 지역에서 근무를 했기 때문에, 도곡동에 대해 한층 다각적인 체험과 분석 작업이 이루어졌는데, 그 중의 특이한 점을 소개드리면 다음과 같다.

 

첫째, 타워팰리스 등 장안의 화두가 되었던 곳에 사는 사람들의 직업은 대체로 삼성 등 대기업 임원· 의사· 변호사· 교수 ·사업가 등이 많은 게 사실인데, 의외로 주식투자를 통해 돈 번 사람도 심심찮게 있었다는 점이다.

 

우리는 각종 미디어를 통해서 뿐만 아니라 실제 생활현실에서도 주식투자를 통해 돈 잃은 실패담에서 심지어 패가망신 사례만 듣는데 익숙하다. 그런데 주식투자를 통해 돈을 번 사람들이 소수라도 현실적으로 분명히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정작 돈을 번 사람은 소문내지 않고 조용히 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둘째, 자녀 교육과 관련된 이슈는 남성보다는 여성의 의사결정 영역이 될 수 밖에 없고 이러한 교육 이슈가 부동산시장에 실질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거꾸로 해석하면, 어떤 특정 지역의 부동산시장을 단순히 지나가는 유행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심을 모으기 위해서는, 교육과 관련된 이슈에서 우월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 여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같다. 결국 교육도 재테크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도 있다고 판단된다.

 

셋째, 한때 도곡동 자신에 대한 인지도가 약해 인접하고 있는 역삼동·대치동·개포동을 예시해야지만 되던 시절에서 이제는 거꾸로 인접지역이 오히려 도곡동을 예시하는 역지사지 과정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움직이지 않는 동산이라는 부동산도 실제로는 움직이는 생물체처럼 움직인다는 점이다.

 

▶ 정부의 지원 없이 민간자본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낸 스토리

 

필자가 매일 생활 현장에서 체험하며 느낀 도곡동 변천기는, 특정지역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인 혜택이 사실상 전혀 없이 자발적으로 나타나는 민간자본이 만들어낸 스토리였다는 점에서『지역 內 정(正)의 외부효과를 자발적으로 창출『한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경제학에 정부의 시장개입에 반대하는 코즈(R.Coase) 정리가 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정부도 외부경제나 불경제 효과에 대한 정보가 완전할 수 없으므로 그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실시하는데 시장보다 오히려 많은 비용과 시간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결국 사회적 편익보다 사회적 비용이 클 수 있고 그러면 사회적 후생은 더욱 감소한다는 이론이다.

 

정부의 실패(Government Failure)가 특히 한국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믿는 필자는, 정부의 지원 없이 민간자본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낸 스토리라는 점에서 도곡동 스토리를 계속 주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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