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 -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권리나 자유를 빼앗겨 자기의사나 행동을 주장하지 못하고 남에게 사역되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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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맞아 이 노예라는 단어는 사실상 과거의 의미는 상실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는 ‘지배를 받는 사람들’의 힘이 세졌다기보다는 귀족, 부자, 기득권자로 불리는 소위 지배계층의 지식수준이 오르고 그에 따른 도덕적 규제를 스스로 내림으로서 인종차별등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직도 여러 종류의 ‘노예화’와 ‘차별’은 이 시대에 남아있지요. 그것은 아주 교묘하게, 드러내놓고 부릴 수는 없지만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여러 장치들을 통해서 말이에요. 그리고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오늘 여러분께 말해주려는 <금융을 통한 노예화>입니다.
이제 여러분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원하는 대학교에 응시하여 살아남게 되면, 그때부터 무지막지한 등록금폭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들 알고 계시죠? 20대의 절반을 공부에 매진하고, 나머지 절반을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이 학자금 대출을 갚는데 버는 돈을 다 내어주게 됩니다. 그렇게 30대가 되면 결혼해야죠. 가정을 꾸리려면 집이 있어야 하고 집을 사거나 세를 얻으려 해도 또 ‘대출’이 필요해질 겁니다. 폼 나게 연애하려면 차도 있어야겠죠? 차 할부금은 보통 사회초년생 월급의 1/3 정도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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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자신의 스펙을 쌓아가면서 직장을 찾게 되고 자신의 앞가림을 하게 되는 순간서부터 본격적인 금융의 마수가 뻗쳐오기 시작합니다. 여러분 중고등학교때는 단 한번도 들어볼 수 없었던 (마치 의도되기라도 한 것처럼) ‘신용’이란 단어가 나를 따라다니게 되고, 그 원초적 뜻이 <자격>이 아닌 <권한>으로 착각될 수 있도록 이 신용과 관련된 금융회사 (은행&카드사)들은 은은하게, 만면에 인자한 미소를 띄고 여러분 주위를 맴돌기 시작하지요.
아마 여러분들에게 신용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대다수의 분들이 <신용카드>정도만 떠올리실 거에요. 그런데 제가 여러분께 또 신용카드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할까요? 지불이 편리한 카드? 직업이 생겨서 돈을 벌면 만들 수 있는 카드? 현재 돈이 없더라도 내 신용을 믿고 미리 더 큰 돈을 쓰는게 가능한 카드..? 아마 이정도일 꺼에요. 더 있나요? …
근데 사실은 어른들도, 나름 직장생활 오래하고 재테크도 꽤 해본 사람들도 다 요정도만 생각하고 있는게 맞아요. 왜냐하면, 이미 그들은 <금융의 노예>이거든요. 여러분은 아직 몰라서, 경험이 없어서이지만 알아도, 경험이 생겨도 이 노예화에서 벗어나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 어른들도 다 딱 ‘그정도만’ 아는 상태에서 금융을 접했기 때문에 크게 달라지지 않은거죠. 그래서 이 수업을 듣는 여러분은 이제 아주 큰 선택을 할 수 있어요.
바로.
나는 금융의 노예로 살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인가!
여러분, 신용카드에서 말하는 ‘신용’이라는건 쉽게 말하면 <현대판 노예 등급>이에요. 카스트제도 아시죠? 인도의 세습적인 계급제도이죠. 뭐 우리나라도 옛날에 양반/중인/상인/하인/노비 등등 태어나면서 얻게 되는 신분이라는게 있었잖아요. 이 신용은 태어나면서 [돈이 있고 없고]에 따라 사람의 등급을 매겨요. 그것도 꽤나 당당하게 매겨버리죠. ‘당신은 몇등급!’ 하면서요. 그리고 이 등급은 물론 과거의 계급제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확정적으로 ‘한번 정해지고 나면’ 좀처럼 바뀌지 않습니다. 유일한 계급 상승의 방법은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을 가지고 있을 때에만> 가능해 집니다.
그리고 타고난 운으로 돈이 많은 집에서 태어나 좋은 ‘등급’의 신용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더라도 그 집의 운이 다해서 돈이 없어지고 나면 그 등급은 최저의 밑바닥까지도 여지없이 추락할 수 있어요. 옛날에는 ‘가난한 선비, 가난한 양반’이라는 말이 있었죠? 지금의 노예제도에서는 그런게 없어요. 돈이 없어지면, 설사 임금님일지라도 신용불량자가 되어 최하층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거에요. 머 간혹~ 전재산 29만원에 경호원까지 부리면서 대궐 같은 집에서 사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요.
이 신용이라는 말이 주는 어감이 [믿음], [신뢰], [능력] 같은 것들, 귀에 굉장히 부드럽게 들리잖아요? 절대 그런게 아니에요. 신용의 뜻은 계급장이구요. 꼬리표이구요. 중세시대 전쟁의 한복판에 서있는 여러분 손에 들려져 있는 칼이에요. 방패이구요.
네, 그래서 신용은 돈이에요. 천박하게도 돈이 있고 없고에 따라서 신분의 등급이 나뉘니까. 그래서 그걸 신용이라는 말처럼 부드럽게 순화해서 우리는 [자본주의]라고 부르니까. 여러분이 학교에서 배우는 금융에 대한 지식은 그 ‘자본주의’가 다예요. 이건 우리나라의 문제만이 아니구요. 일본도 미국도 여러분 같은 청소년들에게 절대로 금융에 대해서 교육시키지 않고 있어요.
왜냐하면 이게 말이죠.. 다른 도덕/윤리/사회/문화 등 수업시간에서는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둥, 차카게 살자는둥 했는데 실상은 [돈이 최고!]이래 버리면 말이 안되잖아요. 문제는 그래서 그 교육을 못하고 있는데, 이미 여러분 머리속에는 [돈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거지요. 그렇죠? 그게 이미 돈의 노예가 된거에요.
그런데 그렇다고 여러분이 이 금융의 속박에서 자유로울 수 있느냐 하면 그건 또 결코 아니에요. 이미 여러분은 부모님의 울타리에서 크고 있고 그러한 부모님들은 좋든 싫든, 자의든 타의든, 알든 모르든 간에 돈, 금융의 지배하에 놓여져 있어요. 그래서 여러분들 역시 그러한 부모님의 돈에 대한 눈높이를 옆에서 보고 배우고 자라왔어요. 그래서 지금 여러분 주머니를 뒤져서 나오는 돈 천원을 보더라도 여러분과 여러분 친구가 생각하는 천원에 대한 눈높이가 다 다르죠. 이제 그 천원에 대한 다른 눈높이들은 대학을 나오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또 다른 눈높이들로 발전할거에요. 누구는 그 천원을 더더욱 무겁게 혹은 무섭게 바라볼 수 있게 될것이고, 다른 누구는 지금보다 더 가볍게, 푼돈으로 생각하게 될거에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차이가 나게 되는건 이 천원짜리가 만원이 되고, 백만원이 되고, 천만원, 일억원이 되는 순간이에요. 똑같이 [달라진] 눈높이에서 결국 돈이 1억원이 되었을 때 누구는 그1억을 칼로 휘두르고 있을테고, 누구는 그 1억의 지배하에서 노예가 되어 있을 거에요. 10억이 되잖아요? 그럼 그 칼은 더 무서운 총이 되고 미사일이 되지요. 그리고 10억 아래에 놓인 노예들은.. 돈 때문에 아무것도 못한다는 자괴감에 빠져서 로또가 터지기만을 학수고대하면서 매주 1주일을 보내게 되지요..
그 시작이, 지금 여러분이 앉아있는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되는 거에요. 지금은 여러분 모두의 주머니에 천원. 많아봐야 만원짜리 밖엔 없지만. 금융의 지배는 이제 여러분이 대학생활을 하든 대학을 포기하고 사회생활을 바로 시작하든 이제부터 급속도로. 정신을 차릴 수조차 없는 속도로 여러분을 지배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노예에 대한 얘기를 좀 더 해볼께요. 노예하면 아무래도 미국! 양키들이 최고죠. 옛날 이 백인들은 노예가 없으면 아예 생활 자체를 못하는 애들이었어요. 그래서 심지어 영국에서 쫓겨난 백인들임에도 노예는 필요했기에 북미대륙을 침공한 이 청교도들은 처음엔 현지인인 인디언들을 노예화 시키려고 했지만 실패하죠. 그래서 아프리카에 가서 흑인들을 잡아오죠. 아, 진짜 아무리 생각해봐도 미국 애들이 과거 역사상에서 제일 나쁜 놈들 같아요. 독일나치보다 더해요. 암튼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사실 한가지를 볼 수 있어요. 바로 원주민인 인디언들은 백인들의 노예가 되지 않았다는 거죠. 그들은 백인과 타협하지 않았어요. 늑대같은거죠. 아무리 길들이려고 해도 개처럼 길들여지지가 않는거에요. 그래서 그들은 백인과 동등하게 살거나 아니면 싸웠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백인들은 말살정책을 씁니다. 싸그리 죽입니다. 불과 백년전의 이야기지만 그 넓은 대륙에 인디언은 무려 삼천만명정도가 살고 있었는데 싹다 죽이고 지금은 단지 몇만명만 살아남아 있습니다. 얘들만한 학살자가 또 어디있을까 싶어요. 근데 그랬던 백인들이, 자유와 인권을 설파하고 흑인 노예를 해방시키고 모든 사람들은 사람답게 살 권리가 있다고 이야기하기 시작했어요. 왜 그랬을까요? 그래요, 좀더 강력하게. 더많은 ‘노예’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았기 때문이에요!!!
어디에서?
바로 돈이죠. 인디언들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백인들조차도 노예로 만들 수 있는, 백인안에서도 우월한 몇몇만이 모든 이들을 발아래 두고 노예처럼 부려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죠. 그 방법이 바로 [금융]이에요. 자기들이 근거도 없는 돈을 막 찍어내요. 그리고 그 돈을 쓰라고 돈을 빌려줘요. 사람들은 그 돈을 받으면서 일을 해서 갚아나가요. 원금에 이자까지 더해서요. 이제 사람들은 집을 짓기 위해서, 밥을 먹기 위해서 뿐만이 아니라 굳이 경차를 타도 되는데 중형차를 사고, 저가의 단촐한 옷을 입어도 되지만 고가의 옷들을 사지요. 돈을 빌려서라도 말이죠. 그 바로 그 순간. 사람들은 금융의 노예가 되어버린답니다.
이제 여러분들이 내딛을 사회라는 곳은 이런 세계에요. 저는 여러분들이 저 북미대륙의 인디언들처럼 금융과 맞서 싸우다 장렬히 전사하거나 멸종당하라는 말을 하려는게 아니에요. 그렇다고 돈만이 최고라는 기치아래에 돈으로 다른 사람들을 짓밟고 그 정점에 서라는 것도 아니에요. 여러분이 지금껏 배워온 홍익인간, 착하게 살자라는 인간 본연의 선함을 실천하는데 있어 돈과 금융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은 겁니다.
아쉽지만 분명 현실엔 돈의 노예처럼 사는 걸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다른 무언가에게 복종하고 의존하고 명령받길 바라는 것. <이 또한 사람이 원하는 것은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자기 일을 하는 것보다 ‘그 일을 다른 누군가의 밑에서 일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라고까지 말하는 시대가 왔어요. 오히려 사람들은 편안한 마구간과 채찍을 바라게 되었어요. 성장가능성 있는 자기 일을 창조하는 것보다 ‘삼성맨’이라는 마크 하나가 주는 대외적 효과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되었어요. 명문대 출신도 그렇구요. 결국 ‘최고의 노예’중의 하나로 뽑힌 것이 가문의 영광이 된거에요. 돈의 노예, 금융의 노예가 되어 사는 것은 이제 [안정적인 삶]이 되었어요. 여러분이 내딛을 사회는 바로 그런 곳이에요.
저는 사회주의자도 아니고, 대학 때 운동권도 아니었어요. 그럼에도 이 얘기를 드리는건, 장담컨데 앞으로 어느누구도 여기에 대해서 여러분에게 말해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에요.
이제부터 중요해요. 이제 여러분은 수능을 치뤘고, 그 성적과 그간의 내신을 포함한 성적을 바탕으로 자기 점수에 맞는 대학이란 곳을 가게 될거에요. 이중에서 일부는 대학은 포기하고 자신만의 길을 찾는 사람도 생기겠죠. 즉, 여러분은 억울하건 그렇지 않건간에 이미 갈렸어요. 100%는 물론 아니지만 확률적으로 명문대에 진학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간에 이미 이 자본주의에서 성공할 확률. 즉, 돈을 가장 많이 벌수 있는 직업을 구할수 있는 티켓은 이미 갈려졌다고 봐도 무방해요.
그렇다고 이제 영원히 돈과 금융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없는가라고 한다면 그건 결코 아니에요. 즉, 지금 이순간, 여러분이 돈을 바라보는 자세에서 많은 것들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직까지도 현대사회에서의 신분의 차이는 학벌이 아니라 돈이기 때문이에요. 아직도 여러분들에게 돈에 있어서는 각자가 거의 동등한 위치입니다. 돈의 있고 없고의 문제는 부자부모님이란 행운을 쥐었는가 아닌가로 판명날 수는 있지만, 아직 ‘돈’을 바라보는 눈높이는 거의 비슷하다는 걸 알아 두세요.
지금부터 하는 레이스는 바로 ‘돈의 노예화에서 누가 먼저 해방될 수 있느냐’, ‘금융의 지배에서 누가 먼저 탈출할 수 있느냐’의 레이스에요. 단순히 부모님께서 용돈을 아껴쓰란 말을 잔소리라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제 여러분 스스로의 눈높이에서 [절약]에 대해서 직시해야 할 때입니다. 그러면 돈을 지출하는 내역 자체가 달라지게 됩니다. 이러면 돈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드라마를 보면 눈가에 주름하나없는 뽀송뽀송한 남자가 실장님 소리들어가며 외제차 몰고 하루종일 일은 안하고 연애질만 하고 있지요? 그런게 부럽죠? 현실의 실장님들은 대부분 40대이상이고 여러분 아버님만한 똥배에 머리는 죄다 벗겨져 있는게 실장이라는 직함입니다.
하얀 가운을 입은 여의사가 예쁘냐 안예쁘냐를 보기보다 그 의사가 사람 하나를 살리는데 있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행착오를 겪는지를 볼 수 있다면 여러분은 노예에서 해방될 수 있습니다.
돈의 노예는 억대연봉이 부러운게 아니라 그 억대의 돈으로 먹고 사고 입을수 있는것들이 부러운거에요. 이건희씨가 한국 최고의 부자라고 부러워해도 그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일에 투자하는지는 생각하지 않죠. 어떤 억대연봉자라 하더라도 빡세게 일하지 않는 직업이 없습니다. 적게 일하고 적게 벌더라도 행복할 수 있는 것도 중요해요. 이것을 이해하면 돈을 내 발아래 둘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도 정말 열심히들 노력해왔지만, 아쉽게도 그 티켓이 원하는 만큼의 결과로 이어지지 못하신 분들은 이제부터라도 죽을힘을 다해서 다시한번 이 <돈과 금융>에 대해서 공부하셔야 합니다. 아마 지금의 노력보다 몇배의 힘이 더 들어야 할거에요. 또 실제로 경험도 해봐야 하기 때문에 지금은 고작 얼굴이나 엉덩이에 여드름이나 났을테지만 앞으로는 가세가 기울만큼의 상처를 입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돈에 대해서, 금융에 대해서 공부를 해두시면.
이것은 곧바로 이 사회에서 나에게 <무기>가 됩니다. 돈에 대한 지식, 금융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해 가는 것은 여러분이 지금껏 십몇년을 공부해온 영어보다 강력하고, 현실적인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지 못한 대다수의 돈의 노예들이 얼마나 많이 이 금융이란 지배체제 아래 착취를 당하고 핍박받는지를 알 수 있게 됩니다. 반대로 대다수의 못배운 사람들은 염세주의자가 되어서 세상을 향해 욕을 하지요.
“보험회사는 못믿어.”
“은행은 사기꾼.”
“주식하면 패가망신.”
“부동산은 투기야.”
인터넷에서 금융관련 뉴스만 보면 댓글에 하나같이 써있는 내용들이죠. 이것은 제대로 공부한게 아니에요. 십몇년을 영어공부만 했으면서 외국인과 영어로 대화할 수 없는 것과 똑같습니다. 어른이 되어서 돈도 벌고 금융생활도 하고 했는데 정작 이 금융자체로는 대화가 안되는 겁니다. 같은 돈을 두고서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에요. 금융회사가 나쁘다기 보다 금융 자체가 잘못되어 있는거죠. 금융 자체가 잘못되었음에도 누구도 그 금융자체에 대들지 못해요. 이미 그 금융이 준 당근들. 깨끗한 집, 멋들어진 차, 화려한 외모와 맛있는 음식들 때문에요. 금융자체를 뒤집을수 없으니 그나마 나의 분노를 금융회사에 쏟아내는 거죠. 삿대질할 것은 정작 금융을 이용하는 나인데도 그 손가락은 항상 ‘남’에게만 겨눠져 있는거에요. 하지만 이건 백인 주인의 말을 거역한 흑인 아이의 반항에 불과합니다.
진정한 노예해방을 부르짖는 사람들은 글을 깨우치고, 글을 통해 백인들이 만들어 놓은 문화와 정보를 접하고 이해하고선 그제서야 자신들이 핍박받고 있었음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그 노예제도라는 억압과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유일한 탈출구는. 백인들이 만들어 놓은 법과 규제를 통해서였습니다. 힘 대 힘으로 부딪치거나 외면했을 경우 죄다 인디언들처럼 학살당했습니다.
지금의 금융지배체제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귀찮다면 그냥 노예처럼 사는 것이 좋습니다. 적당히 휘둘리면서 살수 있습니다. 그 어떤 시대에도 노예는 노예 나름대로 살만했습니다. 하지만 노예가 글을 읽게 되는 것처럼, 금융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면 이제 이것은 무기가 됩니다. 한번 손에 쥔 무기는 어설프게 사용법을 배운다면 틀림없이 칼끝이 자기 목을 찌르게 될것입니다. 즉, 이 지배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싫더라도 그들이 만들어 놓은 법과 규제에 대해서 먼저 이해해야만 합니다.
올바르게 무기를 손에 쥐게 되면 그 무기를 가지고 무리의 정점에 설지, 그 정점에 서려다 나락으로 떨어질지, 적당한 위치와 적당한 행복추구를 하면서 살지는 자신의 선택입니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건 이제 여러분이 사회에 나왔을 때 손에 쥘수 있는 무기는 이제 이것외에는 크게 없다는 것입니다. 이미 학벌은 갈렸구요. 일진이라고 하나요? 학교에서 힘좀 쓰거나 그런것들은 사회에서는 일절 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니 오히려 그들이 정말 잔인한 돈의 노예가 되어서 다른 노예들의 피가죽을 벗겨먹지요.
다시 말하지만 앞으로는. 어느 기관이나 어떤 곳에서도. 여러분에게 돈에 대해서, 금융에 대해서 공부하라고 더 이상 말하지 않을것입니다. [현명한 노예]는 필요없기 때문입니다. 그냥 간간히 “금융회사는 사기꾼~” 정도로만 불평불만할 정도면 노예로서 안성맞춤이기 때문입니다.
무기를 손에 드세요. 그러면 내 주변 사랑하는 사람들을 돈의 노예로부터 해방시킬 수 있습니다.
내키지 않는다면 냅두세요. 당신은 혁명가가 아닙니다. 금융의 노예로도 얼마든지 이 시대는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득권층의 소비생활이나 그러한 이끌림에 혹해서 투기를 하거나 일확천금을 노리게 된다면, 그 손에 쥘 수 있는 작은 행복마저도 한순간에 날려버릴 수 있습니다. 지금의 금융지배체제는 이렇습니다.
수능을 이제 막 끝낸 여러분들에게 정말 할소리는 아닙니다만,
이제부턴 공부하십시요. 돈에 대해서.
공부하세요. 금융에 대해서.
이젠 거의. 여러분이 미래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그렇게 많이 남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은 지금껏 여러분들끼리만 경쟁해왔지만, 그리고 그걸로도 지쳐 쓰러질 만큼 힘드셨겠지만, 지금부터 하는 경쟁은 모든 성인들이 다 적입니다. 20세부터 70세 이하 모든 대한민국 국민들이 여러분 금융의 적이 될 것입니다. 나의 돈으로 여러분의 돈을 뺐으려 할 것이고 또 여러분의 돈으로 다른 사람들의 돈을 뺐어와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지난 3년간 열심히 노력했지만 앞으로는 30년도 넘게 계속 노력해야 하는 게 이쪽 세계입니다. 그것이 좋은 집, 좋은 차, 예쁜 배우자, 명예와 권력을 선택한 우리 인간만이 만들어낸 세계에서 인간들이 떠안아야 할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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