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투자 마인드 바로 잡기- 군중 심리의 법칙 -

작성자
박병찬
등록일
2009/11/09
조회수
6048

군중심리의 법칙을 잊지 마라

  "지금 내부에서 오늘 밤을 새워서라도 청약을 받아주실 거랍니다. 그러니까 이러지 마세요. 이러면 청약 자체가 안돼잖아요."

 

  오피스텔 123가구의 청약 현장인 모델하우스 앞에는 청약 신청을 기다린 계약 희망자 등 약 15,000여 명이 6차선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 수 천명이 일시에 휴대전화를 사용한 결과 불통상태가 되어 휴대폰도 터지지 않는다.

 

  경찰이 출동시킨 전경 3개 중대 300여 명은 청약 희망자들과 한데 엉켜 누가 누군인지 조차 구분이 가질 않는다. 모델하우스에 입장하지 못한 사람들이 몸으로 밀면서 유리문은 깨지기 일보직전이고 유리문을 마구 두드리며 "문을 열지 않으면 질식해 죽을거다." 라고 외치는 등 고성과 욕설이 난무하는 아비규환 그 자체인 이 곳은 2007년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코오롱 건설의 '송도 더 프라우' 오피스텔 청약 현장이다.

 

  지옥의 모습을 상상케 한 이 사태는, 청약 접수를 단 하루 동안 모델하우스에서만 받기로 한데서 비롯되었다. 상황이 이러하여 현장 접수를 포기하고 인터넷 청약을 받겠다는 코오롱 건설의 입장 발표 후 현지에서 사흘밤을 새고도 접수를 못했다며 울부짖는 아주머니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각종 언론은 이 사태를 대대적으로 보도한다. 부동산에 '부' 자도 모르는 사람, 송도가 어디에 붙어있는지도 모르는 사람, 너나 할 것 없이 신문과 방송을 통해 송도 청약 현장을 본 사람들은 "아.. 이거 나만 모르고 있던거구나. 500만원만 있으면 된다는데 나도 해볼까." 라는 허황된 꿈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렇듯 언론의 보도는 건설사 쪽엔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성공적인 홍보 효과를 거두게 하고, 사람들의 투기 심리도 모락모락 샘솟게 해 상품으로써의 가치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된다.

  결국 오피스텔 123가구의 청약 경쟁률은 4,855 대 1로서 지난 2004년 용산 시티파크의 216 대 1을 무려 22배나 앞질렀고, 모인 청약금만 해도 5조 2천 여억 원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수립했다.

 

 

  멀쩡한 사람도 바보로 만드는 군중심리

  '더 프라우 사태' 는 어찌 보면 사람들의 군중심리를 교모히 이용한 기획 상품이 아닐까 싶다. 군중이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한 자리에 모인 개인들의 집단이라고 통용된다. 군중을 형성하게 되면 모든 개인의 감정과 생각은 단일하고 동일한 방향으로 집중돼

구성원 각자의 개성은 소멸한다. 이처럼 군중심리란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경우에 집단적으로 공통된 행동을 하는 심리 상태이다.

 

  군중심리로 인해서 우리는 집단적 패닉 상태에 빠지기도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군중심리에 의해서 강한 공격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집단에 속하게 됨으로써 이성적 판단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인데 이 또한 군중심리에 의한 것이라 하겠다.

 

  군중의 모든 감정과 행동은 강한 감염력을 지니고 있다. 나이, 성별, 직업을 무시하고 단지 그들이 군중에 속하게 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집합체적인 영혼을 갖게 되며, 이로 인해 개인으로 머물 때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한다.

 

  지난 2002년 월드컵 때도 우리는 군중 심리의 엄청난 위력을 실감한 바 있다. 왠지 붉은색 티셔츠를 사서 입어야 할 것 같고 사람들이 몰려있는 광화문 광장으로 나가 축구 경기를 봐야할 것만 같은 충동이 그것이다. 이처럼 군중에 휩쓸리면 이성적인 판단능력과 자기만의 색깔을 분명히 갖고 있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판단을 그르치게 되고 군중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게 된다.

 

 '더 프라우 사태' 도 마찬가지이다. 정확히 '더 프라우' 가 무엇인지도 몰랐고 관심도 없었지만 TV를 통해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어 난장판이 된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본인도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틈에 끼는게 옳다고 인지하게 되는 것이다.

 

 

  군중을 따라가면 쪽박 찬다

  군중에서 나와 본연의 나를 봐야한다. 나를 따르라고 외치지 못 할 지언정 군중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

 

  백화점 특별 할인코너에서 아글바글대는 사람들에 이끌려 구입한 싸이즈도 안 맞는 티셔츠는 아직 한 번도 입지 않은 채 옷장 속에 있지 않는가.

  또한 군중은 그 구성원을 희생양으로 버릴 수 도 있음을 기억하라. 계약 직후인 2007년 4월 '더 프라우' 분양권은 최고 7,500만 원 내외의 웃돈이 붙었지만 1년이 지나면서 평균 웃돈이 3,500만 원 내외로 반 토막 났다.

 

그리고 그 마저 매수세가 뚝 끊겨 추가적인 하락이 예상되는 상태이다. 맹목적으로 투자하고자 덤비던 군중을 믿고 비싼 값 치뤄가며 분양권을 매입한 구성원들은 결국, 군중에게 버림받아 희생양이 된 것이다.

 

  투자라는 심리게임에서 누군가가 이용하기 쉬운 뻔한 심리를 띄지 마라. 그 순간 우리는 우리들의 이성과 의지와는 상관없이 짜여진 각본대로 흘러갈 뿐이다.

 

 

(주)리얼피에셋 대표 박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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