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박근혜 대통령의 코스피 3000 공약, 과연 실현 가능성은?

작성자
김동현
등록일
2013/03/06
조회수
8071

드디어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면서 정치 내외적으로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경제 분야에서는 비록 정식공약은 아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선거 전 한국거래소에 방문해 임기 내에 코스피 3000시대를 열겠다고 한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전임 대통령에게 한번 속으신 분들은 이번에도 허황된 공약이 아니냐는 의심의 시선을 보내고 계신데요, 말로만 코스피 2000, 3000을 비교하면 잘 와닿지 않으실 듯하여 구체적인 수치를 통해 비교해드리겠습니다.

 

우선 2012년 마지막날 코스피 종가는 1997.05포인트였으며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11543000억 원에 달합니다.  코스피(KOSPI)는 종합주가지수 산정방식을 따르기 때문에 코스피지수 3000을 넘어설 때의 시가총액은 1700조원 가량이 되어야 합니다. 이는 지금보다 약 550조원의 자금이 더 국내증시로 유입되어야 코스피지수 3000에 도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사실 550조원이라고 하면 5000만 대한민국 인구가 1000만원이 넘게 주식을 사야 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입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의 시각과는 달리 국내외적인 여건은 코스피 3000 달성에 긍정적인 요소가 많습니다.

 

그 중 첫 번째는 장기화된 저금리 기조입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08875.25%로 최고점을 찍은 뒤 20081211일부터 4년 넘게 3% 이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기준금리는 20121011일에 결정된 2.75%이며 이에 따라 시중은행 금리는 3%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일반적으로 저금리 기조는 주가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보는데요,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기업 입장에서는 이자부담의 압박을 덜 받게 되므로 자금조달이 용이해지고, 그에 따라 설비투자로 인한 기업의 수익성이 높아지며 그 결과 주식의 가격이 상승하게 됩니다. 다음으로 개인 입장에서는 이자율이 낮기 때문에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져 주식시장으로 투자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실제로 이번에 부활하는 재형저축의 경우에도 예전처럼 10%가 넘는 고금리 대신 4% 내외 금리가 주어지기 때문에 보다 기대수익률이 높은 재형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주식투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는 국민연금의 존재입니다. 국민연금은 작년말 390조원의 기금을 넘어서면서 세계 3대 연기금 반열에 올라섰습니다.

이중 현재 약 70조원이 국내주식으로 운용되고 있는데요, 올해 말까지 86조원,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말인 2017년에는 1246000억 원까지 그 투자금액을 늘릴 계획입니다. 이대로라면 자산규모가 1000조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2022년에는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자금이 200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갈수록 심화되는 저출산 고령화 현상 속에서 국민연금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 3%대의 채권금리로는 역부족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국민연금의 주식비중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리고 국민연금에 비해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점차 늘어나고 있는 퇴직연금의 경우도 국내증시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됩니다.

 

마지막으로 외국인 투자자금도 더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201212월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가운데 외국인 보유액 비중은 34%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였으며 투자금액은 약 400조에 달했습니다.

이 중 2012년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 금액은 16조에 달했으며 예상대로 올해 경제상황이 호전된다면 외국인의 투자자금도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물론, 자본 유출입이 자유롭고 자본이득세 등이 없어 한국증시가 외국인의 ATM이 될 수 있다는 약점도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한국증시의 외국인 투자비중은 28%를 유지하였고 1년만에 다시 32%대로 증가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공약대로 박근혜 대통령 임기내 코스피 지수가 3000에 도달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10년 내에는 도달을 기대해봐도 좋겠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코스피가 2000선까지 올라와 고점이라고 판단하시기보다 코스피 3000 달성을 위한 출발선이라고 보시는게 현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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