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 노예 -2

작성자
손기혁
등록일
2012/10/11
조회수
23831

(선략)

 

돈에 대한 잘못된 눈높이로 소위 ‘돈을 잘 벌 수 있는’ 대학과 학과를 지망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솔직히 이중에 꽤 많은 학생들이 그런 선택을 했을거라 생각해요.

 

제 친구의 얘기를 해드릴께요. 이 친구는 공부를 잘했습니다. 그때 당시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 치과대학을 갔습니다. 물론 나와서 개원을 했지요. 그리고는 그때는 미처 몰랐던, 자신이 피를 두려워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병원은 은행에서 빌려준 ‘남의 돈’으로 열어서, 거기에서 수입이 발생하지 않으면 모든게 끝이니까.

 

아직도 이 친구는 그렇게 ‘피’를 두려워하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잊기 위해서 퇴근하자마자 집에 들어갈 때까지 술독에 빠져 삽니다. 그래야 그 다음날 출근을 할 수 있다고 하네요. 치과였으니 그나마 망정이지 외과 갔으면 뭐… 더 웃긴건 이러한 그 친구의 고충을 다른 사람들은 '행복한 고민'이라고 치부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케이스가 드문 케이스일 것 같죠? 천만에요. 사회란건 그렇게 만만하지 않습니다.

 

돈. 이 ‘돈’ 때문에 하루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직장]을 자신의 적성과는 전혀 상관없이 <다녀주고 있는 사람>들이 어른들 중에는 못해도 열에 다섯은 넘습니다. 그게 이 시대에 돈이 가진 지배력입니다. 여러분이 공부하기 싫은데 억지로 공부했던 것보다 백배, 천배는 더한 고통입니다. 그 고통을 무려 60살까지. 여러분 부모님의 나이가 될때까지도 일해야 합니다. 그 고통을 감내하면서 가져다 주는게 여러분 부모님이 벌어오는 ‘돈’입니다.

 

돈은 절대로 그냥 불어나지 않습니다. 은행에 넣어두면 이자를 알아서 막 주는 것 같죠? 천만에요. 은행은 그 돈으로 ‘돈이 필요한’ 기업이나 사람에게 그보단 더한 고통을 안겨주며 숨통을 조입니다. 여러분이 맡긴 돈을 무기로 해서요. 은행이 받는 수수료는 여러분 대신 뛰어준 대금업의 수고비입니다.

 

주식이 오르는건 그냥 오를까요? 회사가 일을 잘하면? 천만에요. 이 주식이 앞으로 더 오를거라고 생각하는 다른 욕심쟁이의 <욕심을 잡아먹는 것>이 주식투자입니다.

 

이런 세상에서 ‘은행은 이자를 주니까 안정적이고 주식투자는 장기투자나 가치투자를 해서 우량한 회사에 투자하면 좋다’라는 어디 정말 교과서에나 나올법한 눈높이를 갖게 된다면 금융의 지배에선 절대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모든 투자, 모든 돈과 연관된 것들은 치열한 경쟁이고 전쟁입니다. 그것이 자본주의 사회의 본질적 모습입니다. 저는 지금껏 수 천명의 사람들과 이 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본질을 꿰뚫는 사람은 정말 손에 꼽을만큼 적었습니다.

 

자기가 착하게 돈을 벌면 된다고 생각하고, 욕심내지 않고 차근차근 모으면 된다고, 은행 이자 일람표나 펀드 수수료 비교표나 놓고서 어디 수수료가 제일 저렴하니 따위의 것들이 소위 [금융지식]이라고 믿습니다. 착하게 돈을 벌 수 있을까요? 욕망이 없는 동물이 과연 ‘인간’이라는 동물이긴 할까요?

 

 

그런데요. 놀랍게도.

세상이 이런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있음에도,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금융의 지배에서 완벽하게 벗어난 사람들이. 정말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까 그런 사람들이 있었더란 말이죠.

 

유감스럽게도, 그들은 이러한 돈이나 금융의 본질에서부터 꿰뚫어보고 교육이나 경험축적을 통해 그러한 지배를 벗어났다기 보다는 정말로 우연하게도, 아주 자연스럽게 돈의 지배를 벗어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 중에 첫번째는요.

바로 일을 즐기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자기가 하는 일이, 자신에게 부여된 직업이 남을 이롭게 하는데 희열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었고 (의사 같은) 반면에 자신의 일자체가 너무 재미있고 좋아서 돈 따위 모으는 것 아무 의미도 없는 사람들이(디자이너) 있었단 말이에요. 이들은 돈을 잘벌고 말고를 떠나 일 자체에 삶의 의미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일에 너무 파묻혀 살다보니까, 돈을 쓸일이 없던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돈이 막 쌓이고 어느새 자본주의내에서 내 계급이 상승되어 있더란 거죠.

 

두번째는요. ‘좋아하는 것’을 발전시킨 사람들입니다.

애완견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개와 함께 산책을 하고 있었는데 목에 두르고 있던 끈이 풀려서 개가 통제에서 벗어나게 되고, 안타깝게도 지나가는 차와 부딪혀 개가 그만 죽고맙니다. 한동안을 슬픔에 빠져있던 이 사람은 자기와 같은 아픔을 겪지 않도록 연구를 거듭해 절대로 풀리지 않는 애완견 목줄을 개발해 냅니다. 이 상품은 당시 초대박히트를 내며 그를 돈방석에 앉게 해 줍니다.

무슨 성공스토리에 나오는 이야기같죠? 하지만 거의 대다수의 인류 문화에 이바지한 [발명품]들은 위와 같은 스토리에서 출발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계산을 좋아하는 사람이 인류과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공식을 만들어내고, 세계 1위 반도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어렸을 때 장난감은 회로판이었다고 합니다.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해 내기까지 수천번의 실수를 거듭할 수 있었던 것은 그러한 <뚝딱거림>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세번째로는, 스스로 해탈의 경지에 이른 사람들입니다.

80평짜리 주상복합 아파트에 외제고급차를 두대를 끌고 다니면서도 항상 ‘돈’때문에 목마르고 초조해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방두개짜리 다세대에 4명의 가족이 살면서도 웃음이 끊이질 않는 사람도 있다는 겁니다.

현대자동차 대졸 초봉이 5900만원으로 우리나라 탑을 지키고 있지만 이중에는 이 돈으로도 생활하기에(자신의 격에 맞는 생활을 하기에) 버거워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120만원을 받으면서 이중에 반이상을 저축하면서 사는 사람들도 엄청 많다는 거지요.

내가 돈을 벌면 우선 멋드러진 차를 한대 사야지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여러분 중에 있을것이고, 중고경차라도 일단 사서 망가질때까지 타야지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또한 이중에 있을것이란 겁니다.

 

<행복한 나의 모습>이 햇살이 잘 비치는 킹사이즈 침대에서 개운하게 일어나 루왁커피 한잔과 브런치, 경제신문을 읽고, 뱅앤올롭슨의 헤드폰에서 나오는 음악과 함께 런닝머신에서 운동을 하고 부드러운 배기음의 자가용에 시동을 걸어 출근한 후, 미라지에쉴리 책상에 앉아 일을 보는 모습. 퇴근후엔 연예인 못지 않은 애인과 함께 고급 레스토랑에서 와인과 함께 식사를 하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면 그 <행복의 문턱>에 이르기까지 노력해야 할 ‘그 이전의 나’는 얼마나 행복할 것인가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물론 위와 같은 원대한 이상을 품는 것이 결코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러한 ‘이상향’이 자신의 고뇌와 번민, 자아성찰과 노력을 통한 경험의 축적에 의해 탄생한 이상향이 아닌, 그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할만한 뻔한 이상향이라면 이것은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수많은 기회를 스스로 차버리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집이 잘사는 친구들은 전부 다 스마트폰을 써서 게임도 하고 자기들끼리 카톡도 하고 그러는데 우리집은 그럴 형편이 못돼 아버지가 쓰시던 핸드폰을 물려받아서 창피하다고 생각한다면! 남들 다 입고 다니는 노스페이스 패딩 한벌을 살 수 없어서 티 안나는 짝퉁이라도 어떻게든 구해 입어야 면이 선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안타깝게도 그런 학생은 여기에 해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오히려 핸드폰을 물려줄 수밖에 없고, 옷한벌을 마음대로 못사줘서 속으로 피눈물을 흘리고 계실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 학생이 여기에 있다면, 당장 자신은 행복할 수 없더라도 그 학생의 부모님은 <행복의 문턱>에 근접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략)

 

마칠 시간이 되었네요.

 

이렇듯 세상에는 의외로 돈과 금융이 교묘하게 쳐놓은 조종의 사슬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가 여러분들에게 ‘이런 사람이 되어라’라고 말한다면 저는 선생님이 되어야 했을거에요. 하지만 저는 교사도 아니고 학자도 아니며, 여러분들과 똑같이 고3시절을 겪고 대학을 나와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돈을 벌었으며 사랑도 하고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그렇게 지금까지 이른 사람일 뿐입니다. 여러분들과 똑같이 앞으로도 나는 더 <행복해지고 싶은 사람>일 뿐이지요.

 

세상은. 현실은. 이상과 이론하고는 또 다릅니다. 제가 속한 현실에서 여전히 저는 돈이 모자르고, 하고 싶은 것들은 많지만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것들이 많고, 해야만 하는 것들에 지치고 피곤합니다.

그렇지만 저에겐 여러분 보다는 아직 많이 어린 자식들이 있고, 그 존재하는 것만으로 웃음이 날때도 눈물이 날때도 있습니다. 연애할때처럼 뜨겁게 타오를만큼의 사랑은 이제 아니어도 여전히 믿음이 가고 편안하며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아내도 있지요. 매주마다 기다리며 즐겨보는 TV프로그램도 있구요, 여러분 못지않게 게임중독자이기도 합니다. 누군가 제게 ‘당신은 부자냐’라고 묻는다면 제 욕심상 ‘아직 그렇지 못하다’라고 말할것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행복한가?’라고 묻는다면 조심스럽게 ‘그렇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저와 이제 사회에 나올 여러분이 다른 점은 딱 하나입니다. 그게 뭘까요? 보유한 ‘돈’의 차이? 하하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건 바로 앞으로 남은 <시간>이지요. 네. 시간입니다. 그것만큼은 이건희씨도 여러분보다 가진게 적습니다. 그러한 강력한 무기를 지닌 여러분께 당부드리고 싶은건 이겁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꽤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성공]과 [부]에 대해서 참을수 없는 성취욕과 열정을 느꼈다면, 부디 각고의 시간을 투자해서 노예가 아닌 <지배자>가 된 후, 이 돈과 금융의 정점에 서서 우리 노예들이 그래도 좀더 쉽게 행복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꿔주세요. 돈이 없을수록 더 많은 이자를 물어야만 돈을 빌릴 수 있고, 돈 때문에 다른 모든 행복조차 손에 쥘 수 없는 사회. 위험을 담보한다는 명분하에 소수의 피눈물을 제물 삼아야만 하는 구조적 모순을 바꿀 수 있는 그런 지배자가 되어 주었으면 합니다.

 

그럴만큼의 엘리트가 되기 어려울 것 같으면 앞서 말한 ‘좋아하는 일’을 찾아보세요. 그 좋아하는 일을 하려고 하는데도 수많은 경쟁이 필요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자격의 문턱은 매우 높습니다.

 

이 강연을 듣고 지금 머리속에 가장 강렬히 남는것이 ‘우와~ 현대자동차 초봉이 5900이나 하네!! 대박~!’이라면 그런 사람은 저랑 똑같은 노예입니다. 하하하 대게가 그래요. 그냥 이런것이 지금 이 시대에선 [일반적인]것입니다.

 

적응하세요. 이런분들은. 자신이 노예인걸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가 행복해 지기 위해 앞서 말했듯이 부의 축적이나 성공만이 정답은 아니니까요. 지배자가 될 필요도 없고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할 자신이 없어도 적어도 최소한!

 

돈이란 무기를 휘두를 줄은 알아야만 합니다. 그리고 할 수 있다면. 적정한 행복의 눈높이를 찾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경쟁에서 도태되거나 주변상황이 여의치 않거나, 기타 이 세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만가지의 이유를 근거로, 금융의 지배의 맨 끝자리. 상상하기 조차 싫은 나락을 경험하시게 될 분들도 여러분들 중에선 분명히 나올것입니다.

 

돈 때문에 살아야 하고,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렇게 나에겐 없는 돈이 다른 놈들에겐 넘쳐 흐르는 이 세상이 밉기만한 때가 올지도 모릅니다. 돈을 지배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돈에 휘둘리고 금융회사 배만 불리고 있는 한심한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렇게 무참히 살육당한 인디언 같은 분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반면 피가 터지고 고름이 흘러나와도 끝끝내 싸워 이겨내 자유를 쟁취한 사람들도 보았습니다. 혹은 보이지 않는 곳으로 숨어들어 백인들의 머리가죽을 벗겨내거나, 다른 노예들의 피가죽을 벗겨내는 사람들도 보았습니다.

 

그렇게 <지배자처럼 보이려 발악하는 사람들>이거나 <지배에 의해 도륙이 난 사람들> 어느 누구도 분명한건. 행복하지 않다는 겁니다. 행복해 보이는 것처럼 위장할 수 있거나 행복추구조차 사치일 만큼 피폐해 질 순 있어도, 본능적 욕구인 행복추구에 있어선 점점 더 멀어지게 되는 것을 너무나도 많이 보아왔습니다.

 

어떤 어려움에 봉착하더라도 행복하기 위한 노력을 잊어선 안됩니다.

 

그것을 잊으면,

노예를 떠나 그때부턴 인간이 아닌 [괴물]이 되어버리니까요.

 

 

하루30분행복재테크 - http://cafe.daum.net/woantjf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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