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와타나베 준이치라고 하는 유명한 연애소설 작가가 있다. 원래 정신과 의사였다고 하는데 소설가로 변신하여 크게 성공을 한 사람이다. 지금도 일본경제신문에 소설을 연재하고 있는데 이 사람의 소설이 연재되기 시작하면 신문판매부수가 크게 늘어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런데 이 사람이 지난해 재미있는 책을 한 권 냈다. 제목은 「남편이라고 하는 것」. 젊은 남녀가 만나서 연애를 하다가 어떻게 결혼에 골인을 하는가, 첫번째 부부싸움은 왜 시작이 되는가, 왜 남편은 처가집에 가면 마음이 편한데 부인은 시댁에 가면 마음이 불편한가, 중년이 되어 남편이 외도를 하는 눈치가 보이는데 이때 윽박지르면 어떻게 되고 부인도 맞대응 외도를 하면 어떻게 되는가, 그러다가 남편이 60세가 되어 정년퇴직을 하고, 퇴직금을 부인에게 가져다 주는 순간, 남편은 젖은 낙엽으로 전락을 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등등 결혼해서 젖은 낙엽으로 전락해갈 때까지의 남편의 행로에 대해 재미있게 쓴 책이다.
작가가 정신과 의사 출신이어서인지 부부간의 갈등이라든지 외도하는 남자의 심리 등을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다.
내용 중에는 부부가 노년이 되어 어느 한쪽이 먼저 세상을 떠났을 경우 남아있는 배우자가 받는 심리적쇼크에 대해 언급한 부분도 있다. 즉, 남편은 부인이 먼저 세상을 떠나면 갑자기 심약해져서 3년 이내에 세상을 뜰 확률이 매우 높다고 한다. 부인 잃고도 10년 이상 사는 남자는 독한(?) 남자에 속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났을 경우 남아있는 부인은, 귀찮은 존재(?)가 없어져서, 평균 15년은 더 산다는 것이다. 어떤 계산법에 의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남자가 여자에 비해 적응력이 약한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통계청의 발표에 의하면, 200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남성의 평균수명은 73.4세, 여성은 80.4세라고 한다.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 7년 이상을 더 산다는 계산이다. 우리나라 여성도 일본 여성 못지않게 강인하다고 할까, 적응력이 강하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런데 오래 사는 것은 좋지만, 문제는 혼자 살아야 하는 기간이다. 남녀 평균수명의 차이가 7세이고, 보통 남편이 부인보다 서너살은 위라는 점을 감안하면 평균 10년 이상은 여성 홀로 살아야 한다는 계산이 되는 것이다. 이 기간동안의 생활비는 어떻게 할 것이며, 또 무슨 일을 하면서 보낼 것인가를 심각하게 생각해보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선진국의 여성들은, 「왜 투자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대부분 「노후대비」 또는 「혼자 살아야 하는 10년에 대비하기 위해」라고 대답한다고 한다.
우리보다 일찍 저금리·고령화 시대를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투자를 하는 목적이 뚜렷하고 그 목적에 맞는 장기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철저하게 자신의 생애설계에 맞는 자산 포트폴리오를 짜고 시황에 관계없이 이를 관리해나감으로써 노후에 대비한 자산형성을 해나간다.
반면에 필자가 투자교육활동을 하면서 만나본 국내 투자자들은, 막연히 돈을 벌어보려고, OO종목을 사면 돈을 번다니까, 등과 같이 무목적·충동 투자를 하는 투자자의 비율이 매우 높다.
특히 우리나라의 가정주부들은 복부인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재테크에 적극적이고 지식수준도 높다. 강의 중에는 중국 위안화의 환율전망, 선물·옵션투자의 기법 등에 대해 전문가도 깜짝 놀랄만한 질문까지 나올 정도이다.
그런데도 정작 투자에서 성공하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은 것일까? 바로 무목적·충동 투자를 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최근에 주가가 오르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자주 전화를 받는다. 주가는 더 오를까요? 어떤 종목을 사야 좋을까요? 등등의 질문이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필자는 꼭 반문을 한다. 투자는 왜 하려고 하시는데요? 그 투자목적을 위해 어떤 계획을 세우고 계신데요?
자신의 생애설계에 맞는 투자목표와 장기계획을 갖는 것, 이것이 바로 투자에 성공하는 필수요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장 강 창 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