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라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합법적으로 자산을 증식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이고 누구나 관심을 갖는 단어일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쩌면 투자와 투기를 혼동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가 무슨 아파트를 샀는데 일년 만에 2배가 됐다더라’, ‘누가 어떤 주식을 샀는데 한달 만에 50% 올랐다더라’ 하는 말을 주변에서 흔히 듣는데요… 과연 ‘누가’는 투자를 한 걸까요, 아니면 투기를 한 걸까요? 그의 머리 속에 들어가 보지 않는 이상 그건 알 수가 없습니다. 사실 투자와 투기는 명확히 구분하기가 어렵고, 구분의 기준도 각자 다를 것입니다. 나름대로의 구분법이 있다면 그대로 따르면 되겠고, 구분법이 없다면 필자의 구분법을 소개할 테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간단합니다. 기간의 장단(長短)과 분산의 유무(有無)입니다. 즉, 기간이 충분히 길면 투자, 그렇지 않으면 투기로… 분산이 충분히 되어 있으면 투자, 그렇지 않으면 투기로 구분하는 것입니다. 물론 ‘충분히’라는 단어가 절대적인 기준(예를 들어 1년 이상, 3군데 이상 분산 등)을 제시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여전히 모호한 의미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개략적인 개념은 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투자의 세계에서 이름을 알린 분들이 많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사람이 워렌 버핏이라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을 걸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사람에 대한 내용을 여러분에게 좀 자세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워렌 버핏(Warren Edward Buffett).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라는 지주회사의 회장입니다. 워렌 버핏(이하 버핏)에 대한 설명은 사족이라 생각되므로 생략하고 그가 버크셔를 인수했던 1965년부터 2009년 말까지의 성과를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009년 말에 버크셔가 내놓은 리포트에 의하면, 45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20.3%이고 누적수익률은 434,057%라고 합니다. 434,057%... 4,340배가 증가했다는 말이죠. 믿을 수 있겠습니까? 단순히 45년으로 나누면 1년에 100배 가까이 자산이 증가했다는 말인데 정말 이것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이것은 사실입니다. 재무계산기로 연수익률 20.3%, 기간 45년으로 계산하면 4092배 정도로 실제와 비슷한 결과가 나옵니다. 맨하탄 인디언들의 이야기는 더욱 극적입니다. 1626년에 맨하탄섬에 살던 인디언들은 네덜란드의 서인도총독에게 24달러어치의 보석과 장신구를 받고 맨하탄섬을 팔았다고 합니다. 384년이 지난 지금 맨하탄섬의 부동산 가치를 생각한다면 24달러는 얼토당토않은 금액이지요. 그런데 만약 당시 인디언들이 24달러를 연 8%의 정기예금에 가입하고 그것이 복리로 2010년 현재까지 불려졌다면 과연 얼마나 될까요? 필자가 직접 계산해 보았습니다. 놀라지 마세요. 무려 164조 달러라는 결과가 나옵니다. 1달러에 1,100원으로 환산하면 우리 돈으로 18경 400조원입니다. 경(京)이라는 단위가 익숙하지 않아서 감이 잘 안 올 수도 있겠네요. 2008년 미국 연방정부의 1년 예산이 약 3,600조원이니까 단순히 생각해서 미국을 50년간 먹여 살릴 수 있는 돈입니다. 천문학적이라는 표현은 이럴 때 하나 봅니다. 그렇다면 이런 엄청난 결과가 나온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요? 그 원인은 원금 24달러도 아니고, 연 8%도 아니고, 복리도 아니고, 384년이라는 긴 시간도 아닙니다.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복리와 시간의 상승효과(Synergy)입니다. 복리와 시간이 독립적일 때는 이런 상승효과가 없습니다. 복리가 아닌 단리였다면 24달러는 384년 후에 760달러에 불과하고, 복리라도 384년이 아닌 30년이었다면 24달러는 30년 후에 242달러에 지나지 않습니다. 요(要)는 복리와 장기(長期)가 함께 작용해야만 이런 엄청난 상승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가 성서에 나오는 므두셀라도 아닌데 384년이라는 장기투자를 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버핏처럼은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는 버크셔의 자산을 연 복리 20.3%로 45년간 투자해서 4,340배로 불렸습니다. 384년은 몰라도 45년은 불가능한 시간이 아닙니다. 여기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은 복리투자와 장기투자입니다. 이 두 가지를 반드시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또 한 가지, 버핏을 주식투자의 귀재라고만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버크셔는 주식만으로 구성된 투자회사가 아니라 주식, 채권, 부동산, 파생상품 등 다양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80여 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지주회사입니다. 45년간 434,057%도 주식만의 누적수익률이 아니라 버크셔 전체자산의 누적수익률이지요. 즉, 자산을 분산하여 포트폴리오 투자를 해서 얻은 수익률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포트폴리오 투자를 하는 이유는 보다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고, 위험을 분산해서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버크셔의 성적표를 보면 45년간 단 두 해(2001년 -6.2%, 2008년 -9.6%)를 제외하고는 모두 플러스 수익률이었고, 그 두 해도 시장평균(S&P 500지수)보다는 손실이 훨씬 적었습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원인은 자산의 적절한 분산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여기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은 분산투자입니다. 이것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투기와 구분되는 버핏의 투자방식들을 짚어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투기란 장기(長期)가 아닌 단기(短期)에 수익을 내려고, 분산하지 않고 전문용어로 ‘몰빵’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첫 판은 만원인데 판수가 늘어날 때마다 판돈이 2배로 증가하는 가위바위보 게임을 한다고 생각해 볼까요? 그리고 여러분은 이미 아홉 판을 연속으로 이겨서 수중에 512만원이 있다고 칩시다. 자, 열 번째 판을 할 것인가요, 말 것인가요? 십중팔구는 계속 하게 됩니다. 왜냐면 연속 아홉 번의 승리가 이미 이성을 마비시켰고, 이번에도 이길 거라는 자만심이 생겼고, 이번 판을 이기면 1,024만원이 된다는 사행심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실 이길 확률은 항상 50%입니다. 만약 열 번째 판에서 졌다면 지금까지 딴 돈을 모두 잃고, 연속 아홉 번의 승리는 처음부터 없었던 거나 마찬가지가 됩니다. 그리고는 자위를 하겠지요. 원래 내 밑천은 만원이었으니까 만원 밖에 안 잃은 거라고… 이게 투기입니다.
마지막으로 워렌 버핏의 투자원칙 2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그의 제 1원칙은 ‘절대 돈을 잃지 않는다’이고, 제 2원칙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제 1원칙을 지킨다’라고 합니다. 어찌 보면 말장난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가 한 말들(‘내가 모르는 회사의 주식은 단 1주도 사지 않는다’, ‘10년을 투자할 기업이 아니면 단 10분도 투자하지 않는다’)과 조합해 보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워렌 버핏처럼 투자합시다. 워렌 버핏처럼 복리투자, 장기투자, 분산투자를 합시다. 누구나 알고 있는 원론적인 이야기라고요? 맞습니다. 하지만 아는 것에 그치지 말고 실천을 해 봅시다. 워렌 버핏을 따라 해서 실패할 확률보다는 성공할 확률이 더 높을 것입니다. 왜냐면 워렌 버핏은 필자가 아는 한 지구에서, 아니 전 우주에서 투자로는 가장 돈을 많이 번 사람입니다. 외계인이 없다면 말이죠,,.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 이 말의 의미가 새삼 새롭게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