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하루에 50건 이상 무료상담을 하고 있는데 요즘 상담내용을 보면 너무 가슴이 답답합니다. 3년 전 고점에 구입하여 손해가 많은데 팔아야 하나, 6개월 동안 집 보러 오는 사람이 없다. 분양을 받았는데 기존 집이 팔리지 않아 입주할 수 없는데 분양권 전매도 안된다, 계약금 포기에 추가로 더 손해를 봐야 겨우 거래가 될 수 있다. 정말 뾰족한 답도 없고 도움을 주고 싶어도 매수자에게 급매물 시세보다 돈을 더 주고 구입하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전문가라도 방법이 없는 상황입니다
8.29 대책이 나온 지 한 달이 지났지만 부동산시장은 여전히 조용합니다. 문의는 소폭 늘어나고 호가는 일부 상승하면서 매물 회수도 조금 되었지만 거래가 크게 늘지 않기 때문에 큰 변화를 감지하기는 어렵습니다.
침체의 주 원인은 최근 몇 년 간 소득은 늘지 않았지만 부동산가격은 꾸준히 상승했기 때문에 너무 많이 상승했다는 인식이 크고 강남불패신화가 깨지면서 매수에 부정적인 심리가 확산되었으며, 2007년까지 많이 분양했던 입주물량이 나오고 있으며 2006-2007년 분양 받으시거나 구입하신 분들의 손실이 크기 때문에 투자여력이 있는 투자자들이 많지 않습니다.
정책이야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이고, 2008년부터 신규주택공급이 큰 폭으로 줄고 있기 때문에 추가하락은 막을 수 있고 주택공급이 줄어드는 내년 2011년이 되면 올해2010년 보다는 나은 상황이 되겠지만 본격적인 회복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결국에는 실물경기회복에 따른 실질소득증가가 뒷받침이 되어야 하며 정부도 시장상황에 필요한 대책뿐 만 아니라 근본원인을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아무튼 2006-2008년 당시 주택구입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건 정부, 건설사, 부동산전문가, 부동산중개사, 자금여유가 있는 투자자, 불법으로 한탕을 하고 빠지는 투기꾼, 돈 벌어보자고 뛰어든 서민들 모두가 당사자들이지만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들은 역시나 서민들입니다. 있는 돈, 없는 돈 다 모아서 내 집 하나 산 것이 무슨 그리 큰 죄 인가요?
내 집 마련을 하지 않고 전세로 계속 살고 있는 사람들은 정말 다행이다, 내 집 마련 하지 않길 잘 했다 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요? 물론 2006-2007년 고분양가로 대형평형 분양 받았거나 기존주택 고가로 매입하신 분들보다는 다행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지금 전세난이 속된말로 장난이 아닙니다. 계약기간 남았다고 별 생각 없었던 세입자분들, 지금 전세시세 확인하면 깜짝 놀랄 것이고 전세물건 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서울 서초 반포R아파트 113㎡ 전세가격이 2009년 9월 5억5천 만원이던 것이 올해 2010년 3월 7억3천 만원이었는데 9월 8억 정도 합니다.
하락폭이 가장 크고 입주물량이 많아서 최약세를 보이는 용인 한번 볼까요? 용인 동천R아파트 109㎡ 올 3월 1억8천 만원이던 것이 9월 현재 2억1천 만원입니다. 남양주 한번 보면 입지가 좋지 않은 진접지구 S아파트는 113㎡ 올해 3월 6천 만원이던 것이 9월 현재 1억5천 만원 입니다. 대규모 입주물량이 쏟아지는 고양, 김포, 파주 등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그렇습니다. 화성 병점 S아파트의 경우 올 초 1억1천 만원이던 전세가격이 최근 1억5천 만원으로 급등하면서 매매가 차이가 줄어들자 차라리 대출 조금 받아서 급매물을 사는 경우도 나오고 있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전세난이 쉽게 해결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건설사들이 신규분양을 거의 올 스톱한 상태고, 분양이 불투명하면서 2기신도시, 택지지구가 줄줄이 연기, 포기되고 있고 LH공사 부실문제까지 겹치면서 각종 재개발, 신도시, 보금자리까지 계획 수정하여 공급을 줄이고 있습니다.
반면, 부동산시장의 불안이 커지면서 내 집 마련을 늦추거나 포기하는 세대가 늘어나면서 결국 전세수요증가로 이어지면서 전세시장은 공급부족, 수요증가라는 전형적인 상승곡선을 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서울 입주물량은 2010년 34,472가구에서 2011년 19, 796가구, 경기도는 2010년 123,010가구에서 2011년 20,247가구, 특히 강남권은 2010년 4,145가구에서 2011년 1,100가구로 줄어듭니다.
더이상 가능성이 없다고 이야기했던 지방부동산이 최근 상승한 가장 큰 이유는 공급부족입니다. 실제로 8월말 기준 지방 미분양 아파트는 총 8만1752가구로 15개월 연속 감소했고 아파트값은 작년 말 대비 지방은 2.53%가 상승했고 특히 전북(6.22%), 부산(5.29%), 경남(4.33%), 대전(2.88%), 제주(2.65%), 전남(2.13%) 등이 상대적으로 많이 상승했습니다.
돈은 있지만 다른 사정으로 전세 거주하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세사는 분들 대부분은 서민들입니다. 갑자기 전세가격이 20%이상, 많게는 40-50%까지 상승하면서 전세가격 인상을 따라가지 못하는 세입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궁지에 몰리는 세입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있는 돈 모으고 대출받아서 전세금 올려주거나, 이 기회에 급매물 잡거나 그것도 아니면 월세로 돌리고 그마저도 안되면 더 저렴한 곳을 찾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대형입주물량이 있는 고양, 김포, 파주는 상황이 낫지만 이 역시 2년 후 입주물량이 소화된 후 전세만기가 되면 큰 폭의 인상 불가피하며 2년 동안 불안한 행복을 누릴 뿐입니다.
부동산시장 침체가 매매수요감소, 전세수요증가로 이어지고 건설경기침체, 신규분양감소, 건설사/LH공사 부실, 서민주택감소의 공급부족의 악순환 부메랑이 되면서 집 가진 자뿐만 아니라 집 없는 자까지 피해를 보는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결국 서민들이 큰 피해를 보게 된 것인데 비단 서민들이 피해를 보는 것이 현재의 문제만은 아니겠지요? 집값하락이 가진 자들만의 일이라고 마냥 강 건너 불구경하면서 즐거워하다가 더 큰 불이 옮겨 붙고 있습니다.
서민용 임대아파트나 장기전세라도 늘려야 하지만 주택특성상 갑자기 늘어나기도 어렵고 SH공사, LH공사 부실까지 겹치면서 계획된 물량도 채우지 못할 상황이니 매매가 상승이야 정부가 대출규제, 세금규제, 거래규제를 하면 막을 수 있지만 전세가 상승은 빚내서 집사거나 전세금 올려주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습니다. 그리고 전세가상승의 문제는 단순 전세가상승에만 그치지 않고 더 큰 문제를 불러오는데 바로 전세의 종말, 월세시대의 도래입니다.
전세라는 것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도로 5억 집을 2-3억에 취등록세, 재산세 등 세금 없이 2년 동안 편안히 살 수 있는 정말 좋은 제도입니다. 이런 전세제도는 지속적으로 집값상승이 되고,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수요자들이 주택공급을 소화시켜준다는 전제조건이 있어야 하는데 부동산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상승한다는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전세 끼고 구입하려는 수요자가 줄어들고 있고, 더 이상 집값이 상승하지 않으면 결국에는 집주인이 전세라는 제도를 유지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결국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계속 지속된다면 전세시장의 존재의 이유가 없어지며 외국과 같이 월세제도로 변환을 될 것입니다. 지금도 인상된 전세금을 따라가지 못해서 부분 월세로 전환하는 분들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세라는 너무나 좋은 제도가 없어진다면 그 피해는 집 없는 서민들이 더 많이 받겠지요. 6.25전쟁, 일제시대, 조선시대 항상 배고프고, 힘들고, 고달픈 사람들은 서민들이었고, 세계경제10 대국이 된 현재도 서민들은 여전히 고달픈 삶을 살고 있습니다. 부자들과 더불어 서민들도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세상을 꿈꾸는 것이 잘못된 바램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장기플랜을 가지고 근본문제부터 하나씩 짚어가는 정부의 정책과 대책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