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나 기타 자본시장 등의 변동성을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굉장히 어렵다.
경제학을 잘 모르는 일반 사람들 조차도 한번쯤은 이름을 들어봤을 ‘애덤 스미스’의 시장의 안정성과 수요-공급의 안정성은 수요와 공급의 실체 파악조차 힘들고 변동성이 난무하고, 불균형으로 기울어져 있는 현시대의 금융시장에는 ‘멀게만 느껴지는 당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세계 증권시장은 1602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증권거래소를 시작으로 400년이 훌쩍 넘어버린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런 긴 역사만큼이나 우리 인류는 증권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에 대해 경제학적, 수학적, 물리학적, 생물학적, 심지어는 동양의 음양오행설까지 도입하여 지금 이 시간까지도 끊임 없이 하고 있다.
주식시장에 대한 최초의 연구는 1900년에 프랑스 수학자가 ‘브라우니언 모션(Brownian Motion)’을 통해서 주가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다고 하는 데서 시작한다. 브라우니언 모션이란 얇은 접시 위에 물을 담은 뒤, 꽃 가루 입자를 떨어뜨렸을 때 물 분자와 농도 그리고 표면 마찰력 등에 의해 꽃 가루 입자가 불규칙한 궤적을 그리며 움직이는 운동을 말하는 것으로 흔히들 알고 있는 대표적인 랜덤워크(Random-Walk) 문제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 이후에 1870년대 노벨 경제학 수상자이자 훗날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으로 월 가를 떠들썩하게 했던 마이런 숄즈와 아쉽게도 자동차 사고로 그보다 세상을 먼저 등진 블랙 숄즈의 유럽식 옵션의 가격을 계산해 내는 블랙-숄즈 모형, 그리고 물리학자들이 가격 결정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회사인 Santa Fe 까지 기초자산의 가격을 예측하기 위해 끊임 없는 연구가 계속 되고 있지만, 금융시장의 기초자산의 가격 예측과 변동성 측정은 아직까지는 먼산 바라보기 수준일 뿐이다.
얼마 전에 60대의 나이로 짐작되시는 어르신 한 분이 점심시간에 방문을 하셔서 상담을 해드린 적 있다. 그 분이 상담을 위해서 안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시는데, 무언가를 빼곡하게 적어 놓으신 수첩이었다. 그 안에는 각 은행들의 대표전화뿐 아니라, 담당자 직통번호 그리고 판매 예금 상품의 정보 등이 잘 정리 되어 있었다.
그 어르신께서 수첩을 잠시 보시더니, 짧고도 굵은 질문을 하나 하셨다.
“증권사에서 파는 펀드 말이죠. 수익률이 얼마나 나오죠?”
자주 듣는 질문이기에, 자연스럽게 펀드는 실적배당 상품이기에 구체적인 수익률을 제시할 수 없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그 분은 약간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며, 이유를 물어보셨다. 그 모습을 보고, 펀드에 관해서 잘 모르시겠다는 느낌이 들어서 정중하게 여쭈어 보았더니, 역시 짐작이 맞았었다.
그 분께서는 여태까지 주로 은행과 거래를 하며 확정금리에 매우 익숙하신 분이셨고, 지금도 여러 은행에 나누어서 자산을 관리하고 계신데, 금년 들어 주변에서 ‘적립식 펀드’니 ‘주식형 펀드’니 이야기를 하면서 은행금리하고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의 금리 혜택을 누렸다고 자꾸 이야기를 하시니까, 점심 약속이 마침 역삼동 근처에 있어서 길을 가다가 방문을 하신 거라고 말씀을 하셨다.
그래서, 빠듯한 약속시간에 맞추어서 은행 등의 일반 예금상품들과 증권사의 펀드의 차이점을 설명 드리고, 장단점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을 드렸다. 특히 원금손실의 위험에 대해서 시간을 조금 더 할애하여 설명을 드렸다.
그 분이 상담이 끝나실 때쯤에 하신 말씀이 모 은행에 친한 차장님이 한 분 계신데, 은행에 방문 할 때 마다 펀드를 권유하시곤 했답니다. 그 은행 차장님이라는 분의 말씀을 그대로 옮겨서 적자면, 아래와 같이 말했다고 한다.
“최근에 저금리 시대의 대안으로 괜찮은 상품이 나왔습니다. 05년 들어 수익률도 굉장히 좋고, 인기가 매우 많은 상품입니다”
위의 말을 보자면, 틀린 말은 하나도 없다, 저금리 시대의 대안의 하나이고, 05년 수익률은 세계 시장의 그 어떤 자산 부럽지 않게 높은 수익률을 고객들에게 안겨주었으며, 일간지와 경제신문에 헤드라인은 아니더라도, 반드시 한구석에서 기사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모 펀드의 경우는 개별 주식형 펀드가 1조를 넘어섰을 정도다.
하지만, 위의 말은 펀드를 잘 모르거나 전혀 모르는 분들께 해서는 안 되는 얄밉게도 달콤한 말이다. 펀드의 가장 큰 장점이 탁월한 수익률의 가능성이라면, 가장 큰 단점은 원금손실이다.
특히, 모 은행의 그 차장님은 2~3년간 투자를 하시면 XX% 정도의 수익률이 날 것이라고 까지 이야기를 하셨다고 하는데,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아찔했다.
자본시장의 미래 가격을 계산해 내시는 분이 같은 금융 제도권 하에서 일을 한다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 해야 할지, 부끄러워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인 것 같았다.
소위 말하는 국내 3대 펀드 평가 사이트를 가보면, 샤프지수니, 젠센 알파니 하는 일반인이 이해하기 다소 어려운 펀드 평가지표들이 있다. 이들 지표는 마치 펀드가 좋은 것이냐 나쁜 것이냐를 명확히 구분 지어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 지표 자체가 내부적 취약점이 있다. 바로, 자산가격의 변동성 측정 부분이다. 즉, 자산가격의 변동성을 추정하여 수식에 대입하여 결론지은 수치일 뿐이지, 결코 미래의 펀드 성과를 설명해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 은행과 그 차장님을 탓하는 것은 아니지만, 펀드 가입에 대해 상담을 하시는 분들 중, 특히 펀드에 대해 거의 모르시는 그 어르신과 같은 분께는 이 점에 대해서 더욱 더 자세히 설명을 드려야 하는 것이다. 그 어르신은 몇 십 년간을 은행을 통해 안정적이고 확정금리를 받는 상품에 익숙해져 있는 분이시기에, 펀드의 위험 노출에 어쩌면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되는 분이 되실 수 도 있을뿐더러, 극단적일 경우, 그 은행 자체에 대한 신뢰를 져버릴 수 있는 일까지도 생길 수 있다.
최근 들어 금융감독원과 같은 감시기관에서 펀드 판매에 대해 금융기관 재직자들에 대해 주의사항을 숙지시키고 있다. 이는 어느덧 유용한 재테크 수단의 하나로 자리잡은 펀드 투자에 대한 올바른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이자, 펀드투자자들을 보호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이라 생각된다.
05년 대한민국에 펀드 열풍이 불어 닥치면서, 연일 외국인이 주식을 팔아도, 펀드 자금으로 인한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은 끊임 없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판매자의 입장에서, 투자자의 입장에서 더욱 주의하지 않는다면, 이런 펀드 투자 열풍은 ‘재테크의 좋은 수단’이 아닌 한때의 ‘투기 붐’으로 오명을 남길 수 도 있다.
자본시장의 정확한 미래의 예측은 그 어느 전문가에게도 힘든 일이다. 400년 전 네덜란드의 증권시장이 열린 이래 수 많은 학자들과 전문가들이 자산의 미래가격과 변동성 예측을 위해 노력을 해왔듯이, 지금도 신의 영역이라 일컬어지는 부분을 조금 더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한 노력만이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