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SPAC에 주목해 볼까요?

작성자
강준현
등록일
2010/06/21
조회수
7234

 요즘 SPAC이라는 말을 주위에서 자주 듣게 되었죠. SPAC이 과연 무엇인지, 어떻게 투자하는 것인지, 얼마나 수익을 가져다 줄 것인지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SPAC의 개요

SPAC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SPC를 알아야 합니다. SPC(Special Purpose Company)란 해석 그대로 ‘특수목적회사’라고 부르는데요, 주로 ABS, CLN 등의 발행이라는 ‘특수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가상으로 설립하는 명목회사, 즉 페이퍼 컴퍼니(Paper Company)입니다. 서류상에서만 회사가 존재하고 실제로는 사무실도, 직원도, 책상도, 커피 자판기도 없는 유령회사죠. 특이한 형태의 회사지만 필요한 경우에는 이런 방법으로도 회사를 설립한다는 정도만 알고 계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럼 SPAC은 뭘까요? SPAC은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의 약자입니다. SPC와 똑 같은데 Acquisition이 추가되었죠?. Acquisition이라는 단어는 M&A(Merger and Acquisition)에서 빌려 온 것입니다. 즉, ‘특수목적’이 ‘인수합병’인 페이퍼 컴퍼니인 거죠. 그래서 SPAC을 우리 말로는 ‘기업인수목적회사’라고 합니다. 이 SPAC은 미국의 EarlyBird Capital(EBC)의 회장인 데이빗 누스바움(David Nussbaum)이라는 사람에 의해서 최초로 고안되었습니다. 미국에서는 2003년에 시작되어서 그 규모가 계속 성장하고 있는 추세이고,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 3월부터 주식시장에 상장되기 시작했습니다.

 

SPAC의 특징은 기존의 SPC(대부분 유한회사)나 PEF(사모펀드)와 달리 주식회사의 형태이기 때문에 소액주주가 주주의 형태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것과, 증시에 상장이 되어 있기 때문에 유동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D증권, M증권, H증권, T증권의 SPAC이 차례대로 올 3월에 상장되었고, 5~6월 중에 6~7군데의 증권사가 상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M증권의 SPAC을(이하 M-SPAC) 자세하게 살펴보면서 SPAC에 대한 개념을 잡아보도록 하겠습니다.

 

  SPAC의 진행과정

M-SPAC은 대표발기인 M증권(4.9%)과 기타발기인 안ㅇㅇ외 1인(95.1%)이 주식회사의 형태로 2009년 12월에 설립하였습니다. 금융투자업자인 M증권이 5% 이상의 지분을 가지려면 금융위원회의 승인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보통 이런 비율로 설립이 됩니다. 그 후 2010년 2월에 IR을 하였고 3월 초에 공모주 청약을 받아서 3월 12일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이 되었습니다. 공모금액은 200억원, 청약경쟁률은 163.68 : 1, 주당공모가격은 1,500원이었습니다.

 

M-SPAC의 유일한 목적은 공모자금 납입 후 3년 이내에 녹색기술산업 등 성장성이 기대되는 신성장동력산업군에 속하는 기업과의 합병입니다. 합병 이외의 다른 방법은 허용되지 않고, 오로지 합병만이 목적입니다. 그리고 3년 내에 합병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자동으로 해산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합병대상 기업을 미리 선정해두지 못하도록 되어 있고, M-SPAC의 상장 이후에 M-SPAC의 경영진(발기인)이 대상 산업군에서 합병대상 기업을 물색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상장기업보다는 비상장기업과의 합병을 도모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비상장기업과의 합병이 주가상승효과가 더 크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공모자금 200억원 중 95%인 190억원을 K은행에 신탁으로 예치하여 주주총회의 승인 없이는 인출을 못하게 되어 있고, 이 자금은 대출을 해줄 수도, 대출을 받을 수도 없게 되어 있습니다. 나머지 5%를 가지고 M-SPAC의 경영진들이 3년 동안 합병대상기업을 찾는 과정에서 비용으로 쓰게 되는 것입니다. 경영진과 이해관계가 있는 기업은 합병대상기업이 될 수 없고, 합병대상기업이 선정된 이후에는 주주총회를 통해서 합병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데 단, 경영진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경영진이 스스로 선택한 회사니까 당연히 찬성표를 던질 것이고, 그러면 일반주주의 의결권이 희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M-SPAC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즉, ‘나는 합병에 반대하니까 M-SPAC 니가 내 주식 도로 사가라’고 할 권리가 있다는 말입니다.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을 때의 가격은 정확하게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처음에 공모했던 가격 수준으로 산정할 예정입니다. 그러니까 M-SPAC이 A라는 기업과의 합병 건으로 주주총회를 열었을 때, 주주의 반대가 많으면 합병이 무산되는 것이고, 찬성이 많으면 합병이 결의되는 것이고, 합병이 결의되더라도 반대주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서 원금 정도의 수준으로 M-SPAC과 작별할 수 있다고 정리하면 될 것 같습니다. 만약 주주총회에서 합병이 무산되면 M-SPAC은 계속 상장회사의 지위를 가진 상태에서 또 다른 합병대상기업을 찾아야 하는 것이고, 합병이 결의되면 찬성주주는 시세차익을 노려볼 수 있고, 반대주주는 원금 정도 회복하고 빠져나갈 수 있다는 말입니다. 또 하나, M-SPAC의 경영진들이 적당한 합병대상을 찾지 못한 채 3년이라는 기한이 임박해서 대충 아무 기업과의 합병을 추진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합병 이후 6개월간 경영진은 주식을 매각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나름의 안전장치인 거죠. 이상의 내용을 그림으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미국의 SPAC

미국의 경우 2003년부터 2009년 11월 현재까지 총 161개의 SPAC이 탄생하였고, 이 중 52%의 SPAC이 합병에 성공하였으며, 34%는 청산되었고, 나머지 14%는 합병을 발표하였거나 합병대상기업을 탐색중입니다. 미국 IPO시장에서 SPAC의 규모와 단계별 현황은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그 중에서 Endeavor사의 주가추이를 살펴보면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상장 이후 약 1년 간은 주가가 횡보하다가, 1년쯤 지난 시점부터 상승추세를 보이더니 합병주총일 즈음에 가장 높은 주가를 형성하고, 재상장된 이후에는 해당기업의 실적에 따라 주가의 등락을 보이고 있습니다. 필자의 견해로는 이런 모습이 가장 이상적인 추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M-SPAC의 경우에 상장 후 3년 이내에 합병을 해야 한다고 되어 있는데, 상장 후 1년 이내에 합병을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입니다. 1년 이내에 마땅한 합병대상기업을 선택하는 것도 쉽지 않고, 무엇보다도 회사설립 후 1년 이내에 합병을 하는 경우에는 합병차익에 대한 법인세 과세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리고, SPAC은 매출도, 영업이익도, 부채도, 고정자산도 전혀 없는 오로지 현금만 보유한 회사이기 때문에 합병에 관한 소식이 들리기 전까지는 공모금액 주변에서 주가가 형성되는 게 논리적으로 맞습니다.

 

최근에는 미국의 SPAC들이 중국기업에 대해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글로벌 SPAC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 아래 그림은 2004년부터 지금까지 S&P 500지수와 SPAC지수를 비교해 놓은 것입니다. 전세계적으로 경기가 침체되었던 시기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고 대체로 양호한 성과를 거둬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다른 자산들과의 상관계수가 낮으니 분산투자 또는 대안투자의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SPAC에 투자하는 방법

그렇다면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SPAC을 어떻게 바라보는 것이 좋을까요? 먼저, 투자하는 방법은 일반주식과 동일합니다. SPAC을 공모할 때 청약하거나, 상장 이후에 SPAC 주식을 매수하면 됩니다.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방법은 모두 네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상장 이후, 시장에서 주식을 매각할 수 있습니다.

 

둘째, 합병주총 때 반대표 던지고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셋째, 합병주총 때 찬성표 던지고 합병된 기업의 주식을 시장에서 매각할 수 있습니다.

 

넷째, 이도 저도 안된 경우에는 SPAC 청산시 분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단, 주식매수청구권이나 청산시 분배금은 아마도 원금 수준에 머물게 될 겁니다. 물론 이것은 공모주를 계속 가지고 있는 경우이고, 시장에서 SPAC 주식을 매수한 사람은 매수가격에 따라 손실폭이 클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M-SPAC의 경우 상장후 8거래일 중 7거래일이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공모가가 1,500원이었는데 8일째 최고가가 3,810원까지 올랐다가 그 후로 꾸준히 하락추세를 이어와서 5월 14일 현재 1,900원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만약에 3,000원에 M-SPAC 주식을 매수했다가 매도타이밍을 못 잡고 주식매수청구권이나 청산시 분배금을 받게 된다면 수익률은 -50% 정도가 되는 거죠. M-SPAC만 그런 게 아니라 3월에 상장된 SPAC들의 주가추세가 거의 비슷한 모습이었습니다. SPAC이 우리나라에선 도입초기이기 때문에 기대심리가 크게 작용해서 시장이 과열된 느낌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최근(5월 11일)에 상장한 W증권의 SPAC은 이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상장 초기에 주가폭등현상도 없었고 오히려 4거래일만에 공모가보다도 낮은 가격대에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를 들 수 있겠으나 과열이 식은 건 맞는 것 같습니다.

 

  투자자의 관점

우선 SPAC의 장점과 단점을 하나하나 짚어본 다음에 투자자의 입장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SPAC은 주로 사모펀드와 비교를 하는데 그것은 SPAC 이전에는 사모펀드가 주로 M&A 방식을 통해서 수익을 내 왔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사모펀드와 비교했을 때 중요한 장점만 체크하자면,

 

첫째, 안전성이 높습니다. 3년간 합병을 하든 못하든 에스크로(Escrow)계좌에 들어있는 95%의 공모자금은 3년간 이자가 붙습니다. 이자율이 3%라고만 해도 3년 뒤에 원금은 넘어있겠지요. 이 자금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나 청산시 분배금의 재원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최소한 원금 수준 정도는 건질 수 있다고 하는 겁니다. 사모펀드는 이런 시스템이 없거든요. 아, 물론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시장에서 매수한 사람의 경우는 원금 수준과 상관없습니다. 본인의 매수가격에 따라서 입장이 다를테니까요.

 

둘째, 유동성이 높습니다. 원래는 유동성이 있다고 표현해야 하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상장 초기에 하루에 상장 주식수의 2배 가까운 거래량이 터지기도 했습니다. 하향안정화가 된 지금도 하루 거래량이 일반주식과 비교해서 결코 적지는 않기 때문에 유동성이 높다고 표현해도 될 것 같습니다. 이에 반해 사모펀드는 한번 발을 들이면 분배금을 받을 때까지 계속 묶여 있어야 하지요.

 

셋째, 소액투자가 가능합니다. 개인이 사모펀드에 투자하기란 자금의 압박 때문에 불가능에 가깝죠. 하지만 SPAC에서는 개인도 얼마든지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합니다. 공모주는 청약경쟁률이 얼마냐에 따라 배정받을 수 있는 주식수가 달라지겠지만, 마음만 먹으면 상장된 후에 시장에서도 매수가 가능하니까 충분히 소액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넷째, 상승잠재력(Upside Potential)이 높습니다. 좋은 상황이 이어지면 몇 배의 수익을 낼 수도 있습니다. 위에 Endeaver사의 경우에는 2년 만에 200% 이상의 수익이 났지요. 물론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M&A가 호재로 작용하는 경우에는 큰 수익이 났던 것을 과거의 경험에서 알 수 있습니다. 뭐, 아무리 잘못돼도 본전 정도는 건지니까 크게 밑지는 장사는 아니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엔 단점을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정보가 부족합니다. 합병을 위한 자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과 어떤 산업군이 대상이라는 것만 알지 실제 어떤 기업과 합병을 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투자자로서는 답답할 수 있습니다.

 

둘째, 부실기업과의 합병가능성이 있습니다. 청산기한이 다가오면 경영진의 입장에서는 합병을 서두르게 되고 그러다 보면 무리한 합병시도를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합병후 6개월간 경영진 지분매각금지라는 단서가 있지만 부실기업과의 합병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셋째,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검증이 되지 않았습니다. SPAC의 특성상 단기간에 어떤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가 힘듭니다. 아마도 최소 1년은 기다려야 합병 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겠지요. 해외에서는 검증이 되었더라도 SPAC이 우리나라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할 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넷째, 세법 적용이 미지수입니다. 말씀 드렸다시피 SPAC은 우리나라에 처음 등장한 주식회사형태입니다. 법인세법을 어떻게 적용할 지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어떤 세금을 어떻게 맞게 될지를 모른다는 말입니다. 며칠 전 상장한 W증권의 SPAC이 3월에 상장한 SPAC과 다른 행보를 보인 게 세법과 관련이 크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현재 기획재정부에서 상반기 중에 법인세법 시행령 개정을 완료하고 7월부터 적용하는 걸로 예정되어 있으니 SPAC에 투자하려면 법인세법이 어떻게 개정될 것인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종합적으로, SPAC에 투자하려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좋아 보입니다. 장점이 참 많은 상품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만큼 단점도 많으니 말입니다. 특히, 아직 검증이 안되었다는 것과 세법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는 상당히 부담이 됩니다. 그러니 SPAC에 대한 투자를 결심하더라도 분산투자나 대안투자의 개념으로 접근하고 투자비중을 너무 높지 않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단기적인 투기의 마인드보다는 원래 목적인 우량기업과의 합병을 기대하면서 길게는 3년까지 기다린다는 장기투자 마인드로 접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3월에 상장한 SPAC들이 특이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로는 합병이슈나 세법개정 이슈 말고는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사안이 별로 없습니다. 아마도 상장후 1년까지는 지루한 행보가 이어질 공산이 큽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칼럼을 위해 방대한 자료를 수집했는데, 줄이고 줄인 게 이만큼입니다. 이 정도는 알고 있어야 SPAC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여러분의 성공적인 투자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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