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성공의 비밀

작성자
김현정
등록일
2005/06/01
조회수
19622

유학 컨설팅을 받은 한 학생이 이번에 하버드 대학 박사과정에 학비에 생활비까지 모두 지원받는 장학금을 받고 합격했습니다. 돈으로 치면 연 5,000만원에 달합니다.  개인의 영광이고, 가문의 영광이 아닐 수 없지요. 제가 다 기뻐서 눈물이 나려고 하더군요.

 

그녀는 서울에 있는 명문 사립대 출신으로, 그녀가 속한 학과 최초의 하버드 합격생이 되었습니다. 이쯤 되면, 그녀가 도대체 어떻게 그런 학교에 최고로 영예로운 장학금을 받으며 합격하게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녀는 3년 반 만에 조기졸업을 하면서, 부전공을 하나 했습니다. 그리고 학점은 거의 만점에 가까웠으며, 대학원 학점은 만점이었습니다. 장학금도 많이 탔고, 교수님들도 인정하는 성실한 학생이었습니다.  원서쓰기와 자기소개서는 프로페셔널에게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게 다일까요?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을 해보면, 이런 학생은 우리가 대학 다니던 시절 어느 학과에나 한두 명 이상씩은 있었습니다. 학부 학점이 만점에 가깝고, 대학원 만점을 받는 학생이라고 해서 굉장한 천재급은 아니지요. 시험 점수도 보통보다 조금 좋은 수준이고, 이 학생은 해외 경시대회에서 금메달 같은 것을 받은 적도 없고, 수석 입학, 수석 졸업 등의 화려한 수식어도 없습니다.  자기 소개서에도 그저 어릴 때부터 특정 과목을 좋아해서 열심히 했다, 그리고 어떻게 준비했고, 앞으로는 뭘 하겠다 하는 이야기들 뿐이지, 과거에 모든 경시대회를 휩쓸었다던가, 앞으로 노벨상을 타겠다던가 하는 거창한 이야기들은 없습니다.

 

그녀의 선배들도 무수히 유학을 떠났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 선배들 중에 그녀보다 못한 조건이나, 학력을 가진 사람들은 별로 없었을 것입니다.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훌륭한 전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겠죠. 

 

하지만 어떻게 그녀가 100년 전통을 가진 학교에서 그 과 수십 년 역사에 최초의 하버드 합격생이 되었을까요?

대답은 의외로 아주 간단합니다. 그녀는 최초의 하버드 지원자였습니다.  그녀가 대학원 지원서를 쓸 때, 하버드 원서를 들고 가자 교수님들은 “우리 과에서 하버드 쓰는 애는 니가 처음이다”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그에 의기소침한 그녀가 그냥 관둘까 했을 때, 아버지는 “기왕 미국 유학 가는 거, 원서라도 한번 써봐야 하지 않느냐”고 하시며 그녀를 지원해주셨고, 결국 원서를 쓰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사실 그녀도 처음부터 하버드를 가려고 쓰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정작 가고 싶어하는 학교는 따로 있었거든요. 그녀는 하버드를 제외하고도 10학교 정도를 더 지원했습니다.  그런데, 하버드보다 더 지명도가 떨어지는 학교에 떨어지기도 하고, 장학금을 지원 받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그녀의 실력만이 그녀를 그곳에 합격시켰다고는 볼 수 없죠. 운도 작용했을 것이고, 학교와 궁합도 맞았을 것이고요. 

 

그녀는 처음에 저에게 말했던 가고 싶다는 학교에도 합격을 했습니다. 하지만 하버드를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녀도 내심은 하버드를 꿈꾸었지만, 나중에 안되었을 때, 상심하지 않기 위해, 또 망신당하지 않기 위해 욕심을 몰래 감춰왔던 것이죠.

 

어쨌건 그의 선배들이 하버드에 합격하지 못한 첫 번째 이유는 원서를 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즉, 도전하지 않고, 지레 물러나서 적당 선에서 타협했습니다.  실력은 둘째 치고라도 학비 비싸고, 물가 비싸기로 유명한 곳에서 공부할 엄두도 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후배가 전면 지원을 받고 박사공부를 시작한다고 하면 후회를 할지 모릅니다.

 

물론 합격했다고 모든 것이 끝이 나는 건 아니죠.  어려운 공부, 세계에서 한 잘남 하는 아이들과 경쟁하며 해내려면 보통 일이 아닐 거예요.  박사만 한다고 바로 교수가 되는 것도 아닐 테니, 벌써 그녀의 하버드입학만으로 입 방정을 떨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선배들이 갖지 못했던 도전정신 ? 떨어질 것이라고 확신하면서도 포기 하지 않았던 자세 등은 그녀의 앞길에 계속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또 어떤 클라이언트는 자신이 너무나도 가고 싶어하던 학교에서 꿈 같은 합격 통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장학금과 일자리를 보장 받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덜 원하지만 돈을 주는 곳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돈은 안주더라도 원하는 곳을 갈 것인가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가정 형편상 도저히 돈을 받지 않고는 유학을 떠날 수가 없습니다.

 

이런 고민도 도전을 한 후에 할 수 있습니다. 아직도 학교에서 실수한 것이 아니냐고 할 정도로 자신 없어 하면서 원서를 썼습니다.  되겠나? 싶어서 원서를 쓰지 않았다면 이런 고민을 할 필요도 없고, 계속 그 학교는 그녀의 마음속에 ‘꿈’으로 남아 있어야 했겠지요.  그녀가 어떤 선택을 내리던 간에 그녀의 마음속에는 자신감이 하나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저는 안 될 거라도 정말 가고 싶은 학교가 있으면 지원이라도 꼭 해보라고 합니다.  그러고 안되면 깨끗이 포기하거나, 다음에 더 준비해서 도전하면 되는 것이고, 그리고 될 확률도 생각보다 높기 때문입니다.  그 확률이 아무리 작아도 0보다는 클테니까요. 그리고 정말 원한다면 해보고 후회하는 것이 안 해보고 후회하는 것보다 났지 않을까요?

 

그들을 도우면서 저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가지고 싶은 것에 도전하지 않고, 혹은 온전히 최선을 다하지 않고, 그것은 내 몫이 아니라고 미리 포기하고 선을 그어놓은 일은 없는가… 하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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