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재테크는 왜 했어?

작성자
최성환
등록일
2005/11/20
조회수
14456

화창한 가을하늘 아래에서 예비군 훈련을 다녀왔습니다. 예비군 제도가 시작된 이래로 대한민국 예비군(특히 군대 다녀오신 남자 분들이라면)의 훈련과정을 대부분 알고 있으시리라 믿습니다.

 

정신교육과 안보교육, 그리고 이어지는 병과교육 등등.. 대부분의 예비군 선배님들이 예비군 교육시간에 인생을 고민하면서(졸면서), 쉬면서 예비군 훈련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제가 받은 정신교육과 안보교육은 특이했습니다. 예상대로라면 예비군 대대장님이 나오셔서 국방의 의무와 안보의 현실, 그리고 예비군의 중요성 등등 비슷한 교육이 진행되어야 하는데, 대대장님이 나오시자마자 본인의 재테크 강의를 해주시는 것입니다.   

 

함께 훈련 받던 주변 예비군들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인생을 고민(?)하던 필자의 머리에도 ‘재테크’라는 말이 들려온 그 순간, 감겨있던 두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아!! 드디어 예비군의 교육에서도 “재테크”가 필요한 세상이 되었구나..

필요가 아닌 필수적인 재테크

 

과거에는 “재테크”란 단어조차 생소했었습니다. 그저 월급을 받으면 저축하고 종자돈을 모아 부동산을 사거나 주식을 샀습니다. 재테크인지도 모르고 재테크를 해왔었습니다.

 

예금금리가 높던 시절엔 누구나 재테크를 예금, 적금으로 시작했고, 대부분 비슷한 상품에 가입해서 비슷비슷하게 재테크 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청약 상품에 가입을 하고, 근로자우대저축을 이용하고 잘 아는 분이 와서 좋은 상품이라고 보험을 소개하면 얼굴을 봐서 하나쯤 가입해 주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자녀 교육을 위한 교육보험, 그리고 내 노후를 위한 연금보험도 하나 정도 가입하고, 소 팔고 논 팔아 주식에 투자하던 시대도 있었습니다. 주변 사람과 비슷하게 투자하고 비슷하게 묻어가는 재테크를 해왔습니다.

 

누구는 손해를 종종 보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사는 것이구나 하면서  서로에게 묻어서 살아왔습니다. 재테크에 대해서 특별히 고민할 필요 없이 비슷하게 살아왔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누구나 평범하게 살아가는 게 아니라, 누구나 준비해야 하는 거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테크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이제는 필수가 되어버린 재테크식 삶이 시작되었구나. 예비군 훈련에 가서도 재테크 얘기, 시장을 보러 가도 재테크 얘기, 친구들을 만나도 재테크 얘기, 신문기사에 단골손님이 된 국민연금 얘기, 고령화 사회 얘기, 재테크를 해야 한다는 얘기, 자산관리를 해야 한다는 얘기,.....

 

그렇다면 당신은 왜 재테크를 하고 있습니까?  왜 재테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김대리가 펀드를 가입해서 따라서 가입하셨습니까? 옆집 사람이 재테크해서 따라하십니까? 왠지 재테크를 안 하면 부자가 안 될 것 같습니까? 불안한 내 노후를 위해 재테크를 하십니까? 왜 자신의 목적이나 자신의 경제 환경은 고민하지 않고 재테크하십니까?

 

필자와 가깝게 지내는 은행 PB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아직 우리나라의 재테크에 대한 개념이 확고하게 자리 잡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고객 대부분이 자신의 경제상황과 가정상황을 무시한 채 각종 매스컴에 나오는 유명 상품이나 자산 포트폴리오를 무작정 따라 한다는 것입니다.

당장 모네타에서만 재테크 상담내용을 보더라도 비슷비슷한 내용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축과 투자에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추고 내 집 마련을 위해선 이렇게 재테크 하라는 상담 내용이 많이 있습니다.

 

필자는 주말에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주부님들과 함께 금융과 재테크에 대해서 솔직하게 의견을 나누고 공부해 보는 시간입니다. 최근 인기상품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 필자도 가입하고 있는 ‘펀드’상품에 대해서 강의를 하던 도중 한 주부님이 ‘나도 당장 가입해야겠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필자가 왜 가입하려고 하십니까? 질문을 해 보았더니, 필자도 가입하고 매스컴에서도 펀드가 좋다, 누구나 펀드가 좋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펀드가 안 좋은 상품이거나 그 주부님의 펀드 가입하려는 말씀이 잘못되었다는 점은 아닙니다. 옆 사람을 그대로 따라하는 식의 재테크가 문제인 것입니다. 본인의 가정환경, 자산구조, 미래 목적자금에 대한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고민 없이 따라하는 재테크에 우리 사회는 너무 물들어 있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묻어가려는 재테크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기 주관 없이 친구가 간다니까 덩달아 아무데나 자기도 따라 나선다는 뜻입니다. 필자가 보아온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친구 따라 강남 가는’ 재테크를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친구따라 강남가는 재테크가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자신만의 재테크를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최근 취업전문 포털에서 재테크에 대한 설문을 진행하였는데, 재테크 수단으로는 은행을 가장 많이 선호하였고, 재테크의 주목적은 내 집 마련, 노후대비, 결혼자금, 자녀교육비 순으로 나타났다. 이런 설문 조사를 보면서 내가 하고 있는 재테크와 비교하게 마련입니다.

물론 대중적인 재테크 방법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누구나 하는 재테크를 그냥 따라한다는 것은 결국 누구나 부자가 되는 재테크가 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사람들의 특징이 있습니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재테크에 있어서는 “누구나 함께”라는 생각에 젖어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누구나 함께, 묻어가려는 재테크를 버리고 이제는 자기만의 재테크를 시작합시다. 필수적인 재테크 시대에 개인 재무현황 분석을 통해 재무목표를 수립하고 자기 자신만의 재테크 전략을 세워서 시작합시다. 스스로에 대한 고민이 없는 재테크는 무의미합니다. 무한 경쟁의 시대에서 차별화를 부르짖듯이 재테크에서도 나만의 차별화된 재무관리를 통한 재테크 포트폴리오를 고민해봅시다.

 

개인 재무관리를 통한 재테크에 성공한 친절한 재테크씨가 많아지는 미래를 상상해 봅니다.

“재테크는 왜 했어?”             “응?  친절해 보일까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