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야구경제학

작성자
손기혁
등록일
2013/10/25
조회수
6859

 2013년 10월 23일. 메이저리그 플레이오프 내셔널리그 챔피언전 시즌 6차전. 세인트루이스와 LA다저스의 숨막히는 경쟁이 계속되고 있었고 전적 3승2패에 구석에 몰릴대로 몰린 다저스는 팀의 에이스이자 올 시즌 사이영상 수상이 확실한 리그 방어율 1점대의 커쇼를 마운드에 올린다.

 


상대 세이트루이스는 아직 신예이나 최근 물오른 방어율을 기록중인 와카를 그의 상대로 내정했고, 경기 시작 전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높은 확률로 LA다저스의 승리를 점쳤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게임은 싱거우리만큼 큰 점수차로 (9-0) 세인트루이스의 승리로 끝났고 LA다저스는 월드시리즈의 꿈을 접어야만 했다. 이날 에이스 커쇼의 성적은 4이닝 10피안타 5탈삼진 2볼넷 7실점이었다.

하지만 CBS 스포츠는 다저스의 패착으로 '다저스' 그 자체를 꼽았다. 커쇼의 부진도 그렇지만 단 두개의 안타만을 때려낸 타자진의 부진 역시 커쇼가 제 기량을 발휘했다 하더라도 이길 수 없는 전력이었음을 부정할수는 없을 것이다.

이번 챔피언쉽에서 15타수 1안타에 그친 피트 코즈마를 무려 두번이나 고의사구로 내보내 다음 투수와의 결착을 꾀할 수 밖에 없게 만든 감독진의 결정도, 커쇼를 결정적으로 흔들리게 한 몇번의 애매한 심판 판정도, 2차전 정통으로 옆구리를 맞아 갈비뼈에 금이간 채로 뛸수밖에 없었던 주포 라미레스의 부진도, 다른 스타급 플레이어의 부재도, 시즌초반 신선한 에너지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신예 푸이그의 거친 수비력도 다저스의 패인의 원인이었다.

하지만 누가뭐라 해도 오늘 승리의 주역은 세인트루이스이며 오늘의 MVP는 신예투수 와카이다. 야구에 그다지 많은 관심이 있던 사람이 아니라면 그날은 단지 'LA가 지고 세인트루이스가 이긴 경기'이며, 류현진이 나오지 않았던 게임에서의 승패는 크게 관심이 가지 않는 경기일수도 있을것이다.

 


사람들이 재테크나 투자의 성공을 논할때, 그러면서 결정적으로 행복추구의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끼거나 결과적인 실패를 거론할때, 어떤 하나의 기재나 결정적 실수를 그 성공과 실패의 원인으로 거론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투자에서 성공한다는 것. 나아가 부자가 되는 것. 그보다 더한 '행복한 부자'가 되는 것은 결코 하나의 올바른 선택이나 현명한 결정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실패나 '행복하지 못한 일상'을 겪고 있는 대다수 이유 역시 위 다저스의 6차전 패배원인보다 몇배 몇십배는 많은 작은 원인들. 평소에는 눈에 띄지 않았던 수많은 악재들이 뭉치고 모여 결국 실패라는 결과를 도출해내는 것이다.

 


돈을 많이 벌어도 가족과 화목하지 못하는 것에는 셀수도 없을만큼 많은 '시간속에 묻힌 사소한 악재'들이 누적되어 왔을 것이고, 동양사태로 불거진 채권투자 피해자들 역시 그 손가락질을 단지 담당창구 직원의 감언이설탓으로만 돌릴수는 없는 법이다.
배당주를 사서 배당금을 받는 것은 위험한 투자이지만 집을 사서 그 세를 주는 것은 안전한 임대수익이라 생각하고 있던 수많은 사람들의 욕심은 결국 경제력 대비 형편없는 주식시장과 부동산의 거품을 하늘끝까지 치솟게 만들지 않았던가. 이것은 내집마련만이 지상 최고의 재테크 수단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세대들의 승리인가 패배인가?

 


'
어떻게 해야 돈관리를 잘할수 있을까요?' 단 하나의 질문에 단답형으로 이렇게만 하면 된다고 대답해 줄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 대답하나를 위해 그사람의 성향과 과거 투자경력, 돈에 대한 눈높이를 전부 이해해야 그나마 근접한 여러 방법들을 제시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의 그 과정은 그렇게 녹록치가 않다.

야구팬들이 감독에게 바라는 것은 '승리'이기 때문이고, 개인투자자들이 자신의 돈을 내어 바라는 것은 오로지 '수익'이기 때문이다.

허나 여기서 아주 중요한 차이가 발생이 된다. -결국 이것이 이렇게 긴 글을 써내려간 가장 하고싶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정말로 야구가 좋아지고 그 팀에 대한 애정이 생기기 시작하면 정작 팀의 승패는 중요해지지 않게 된다. 잘해서 이기면 기분이 좋지만 못해도 열심히만 했다면 크게 실망하지 않게 된다. 팀의 우승보다 덕아웃에서 선수들끼리 장난치고 있는 사진에 더 정감이 가기도 하고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은 커쇼의 부진이었음에도 그가 평소에 보여준 팀을 위한 헌신이나 공헌은 그를 사람들의 도마위로 올려놓고 난도질 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푸이그의 악송구가 분위기를 망쳤다 하더라도 그가 들어옴으로 인해 바뀐 다저스 초반 부진때를 기억하고 있던 사람들은 오늘 그의 실수조차 '악동스런 실책'정도로 봐줄뿐이다.

 


돈이 없다고(실패했다고 혹은 빼았겼다고)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세상에는 그보다 더한 악조건에서 얼마든지 큰 행복을 찾아 일궈내는 사람들이 많다. 돈을 더 벌기 위해 투자를 하는것이 아니라 투자 자체에 재미를 느끼거나 자산관리를 통한 더큰 행복을 찾기위한 '제대로 된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 더 작은 수익에서 기뻐하며 더 큰 실패에도 흔들리지 않는 법이다.

 

피땀흘려 모은 5백만원을 어떤 예금이 단 1%라도 더 이득을 주느냐에 굉장히 많은 노력을 경주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아쉽지만 그 노력은 [1년에 5만원짜리 이득]에 지나지 않는다. 5천이면 50만원이고 5억이면 5백만원짜리 이득이 될수도 있겠으나 결국 쓸데없는 노력임은 사실 매한가지이다. 정말로 중요한 재테크는 이돈을 얼마로 불릴것인가가 아니다. 5백이든 5천이든 5억이든 "그돈을 <어떻게> 활용하기 위해 지금의 금융수단을 이용하고 있는가"이다. 그 활용을 위한 피땀이 가치있던 것이지, 피땀어렸기 때문에 역시 한푼이라도 더 벌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건 아집이고 이기일 뿐이다.

 


한때 국민영웅이었던 박찬호에게도 그의 부진시 악플러들이 따라붙었고 박지성에게도, 김연아에게도 언젠가는 류현진에게도 그의 부진에 악랄한 감정을 표출하는 이들이 따라붙을 것이다. 그들의 인성이나 정신상태를 의심하기에 앞서, 그렇게 그들의 역사적 행보를 같이 즐기지 못하고 결과에만 집착하는 그들은 그 경기를 보면서 '과연 행복한가?' 라고 반문하고 싶다.

 


정말로 재테크나 투자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그것을 제대로 즐길줄 알아야 한다. 단 1%의 높은 수익률보다 정말로 재미있는 투자대상은 무엇인지, 같은 돈을 지출하더라도 더 가치가 높은 지출은 무엇일지를 고민하는 것이 좋다.
'(
앞으로)얼마가 필요하냐(그래야 행복해질테니)?'는 것은 금융회사가 당신에게 던지는 말일뿐이다. 그 얼마를 만들기 위한 방법에 우리가 제안하는 수단을 이용하고 비용을 지불하라는 뜻이다. 정작 생각해야 할 것은 [어떻게 행복할것이냐?]라는 점이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나면, 새로운 시즌은 다시 시작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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