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아는 것과 행하는 것 그리고 투자 성과

작성자
하상주
등록일
2007/06/08
조회수
7178

투자의 과정 또는 투자의 성과를 바라볼 때 다음 세 가지 단계로 나누어 보면 무엇인가 새로운 것이 보일지도 모른다. 우선은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의 차이다. 이는 다른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면 담배를 끊는다거나 체중을 줄이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렇게 하면 좋은 줄 잘 알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투자의 세계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투자를 할 때는 회사에 대해 약간이라도 공부를 하고 사거나 팔아야 하는데 그냥 사고 파는 경우가 가끔 있다. 그래서 누가 그 회사가 무엇을 하는 회사냐고 물으면 대답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냥 남이 좋다고 하고, 마침 주가가 막 올라가니까 그냥 산 것이다.

 

이는 바로 다음의 문제와 연결된다. 그럼 공부해서 하면 투자 성과가 더 좋아지는가? 만약 성과가 좋다는 대답이 나온다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열심히 회사를 조사할 것이다. 그러나 열심히 공부를 해서 결정을 내려도 투자 성과가 좋지 않은 경우가 자주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냥 느낌으로 또는 남의 이야기에 홀려서 편하게 투자 결정을 하고 만다.

 

대학에서 투자론을 가리키는 교수의 투자 성과가 평균보다 좋지 않다는 것을 보고 투자에 관한 공부를 할 필요가 없다고 결론을 내리면 이 결론은 나의 투자 성과를 올리는데 도움을 줄까? 혹시 대학에서 가르치는 일반적인 투자론에 무엇인가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워렌 버핏은 벤저민 그레이엄의 제자(?)들은 모두 평균보다 더 좋은 투자 성과를 내고 있다고 확신한다. 그렇다면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그래서 어떤 사람이 소위 가치 투자에 관한 책을 읽고 그 원리를 어느 정도 깨우쳤다고 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의 투자 성과는 여전히 평균 이상으로 올라가지 못했다. 무엇 때문일까? 아마도 이는 투자의 원리를 잘못 이해하고 있을 수도 있고, 비록 제대로 이해했다고 하더라도 무엇인가를 이해한다는 <머리>와 몸을 움직이게 하는 <마음>과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일 것이다.  

 

예를 들어 머리로는 갑이라는 회사를 이런 저런 기준으로 좋은 회사라고 판단했다. 그런데 주가가 떨어졌다. 5%, 10%, 15%, 20%... 견디지 못하고 팔아버렸다. 그리고는 그 회사를 두번 다시 보기 싫어서 쳐다보지 않았다. 그 후 얼마 지나서 우연히 그 회사 주가를 보니 자신이 산 가격보다 50%나 더 올라 있었다.

 

사람들은 손실을 보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심하면 두려워한다. 투자를 하려면 어느 정도의 위험(일시적인 주가 하락의 위험, 또는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었을 때 오는 손실의 위험)을 견디어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잘 알고 있다.  또는 단기적인 시장의 잡음에서 오는 주가 하락은 무시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주가 하락이 되풀이 되거나 그 금액이 커지면 <마음>에서 오는 두려움 앞에 <머리>에서 나오는 이해는 설 곳이 없다.

 

이렇게 보면 <머리>의 능력에도 한계가 있고, <마음>이 갖는 속성에도 투자 성과를 방해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그냥 <머리>를 따를 수도 없고, <마음>이 움직이는대로 따라가서도 안 된다.

  

투자 성과를 높이려면 <머리>를 잘 사용해야 한다. 잘 사용해야 한다는 말은 <머리>를 최대한 활용하되 <머리>의 한계를 인정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마음의 움직임>을 투자의 성과를 높이는 쪽으로 몰고 가야 한다. 예를 들면 게으름이나 두려움에 빠지지 말고, 독립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용기와 같은 것이다.

 

그런데 투자에 알맞는 <마음의 힘>은 타고난 것일까? 혹시 사후로 연습을 통해서 길러질 수 있는 것일까? 예를 들면 위험에 대한 민감한 반응은 어떨까?

 

보통 교과서에서는 투자가들이 위험한 곳에 가는 것은 그곳에 가면 다칠 위험도 있지만 큰 물고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위험과 수익은 위험이 크면 기대 수익률도 커지는 관계다. 그러나 위험과 수익의 관계를 이와 달리 볼 수도 있다. 위험은 낮으면서도 수익률은 높은 투자가 있을 수도 있다. 이런 투자 대상을 찾아야 평균 이상의 투자 성과를 낼 수 있다. <낮은 위험/ 높은 투자 수익>의 관계가 가능하다는 것은 다수의 사람들은 이를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나만 안다? 이것은 타고난 기질일까 아니면 사후로 열심히 연습을 하다 보면 그것이 쌓이고 쌓여서 저절로 보이게 되는 것일까?

 

결론이 어떻게 나오든 간에 그런 기질을 타고난 행운아가 아닌 나같은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그날이 오기를 바라면서 그냥 열심히 연습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글쓴이 : 하상주 투자교실 대표 하상주  l    http://www.hacla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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