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결혼자금을 마련할 방법을 찾는 젊은이에게 드리는 글

작성자
구재성
등록일
2011/04/21
조회수
17690

 상담 의뢰자는 세후 월 소득이 170만원인 29세의 젊은이입니다. 모아둔 돈은 630만원이고, 현재 저축가능액은 용돈과 생활비 80만원을 뺀 월 90만원이랍니다.  6개월 후인 올 10월에 갑자기 결혼을 하게 되어서 그에 필요한 최소한 2천만원을 마련해야 하는데, 어찌해야 할지, 대출로 해결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내용의 상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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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내용을 보면 사정이 꽤 딱해 보입니다만, 한편으로는 질문자가 헛된 욕심으로 가득 찬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상담 서두부터 이런 말로 시작되어 기분 나쁘다면 실컷 욕하셔도 좋습니다만, 처한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싶다면 찬찬히 제 의도를 짚어보시기 바랍니다.

 질문자의 핵심 요구사항은 대출 말고 가진 돈으로 결혼자금 2,000만원을 만들어줄 방법을 찾는 것이겠지요? 질문에 자세히 내역을 적지 않아서 구체적인 수입지출에 대해서 꼬집을 수는 없습니다만, 그냥 보이는 대로만 짐작하면 기존의 모아둔 돈은 630만원이고, 매월 저축가능액은 90만원인데, 이대로만 모으자면 올 10월까지 도무지 2,000만원에는 한참 못 미칠 것이라서 기존의 적금 말고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리라 봅니다. 맞지요?

 먼저 이런 문제에 닥칠 때 해결할 방법은 2가지가 있습니다. 물론 질문자가 원하는 기발한 방식도 알고 있긴 합니다만, 그 방법에 대해서 전혀 책임을 질 수가 없으니 알려고도 하지 마시고요.

 첫째 방법은 필요하다는 2,000만원을 낮추는 것입니다. 그 돈이 통상적으로 신랑측이 마련하는 신혼방 보증금인지, 아니면 결혼비용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낮춘다고 해서 결혼이 안 된다거나 누가 죽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다만 낮췄을 경우 발생하는 모종의 책임을 지기가 싫은 것이지요. 필요자금을 낮출 때의 문제를 감당할 수 있다면 지금 적금붓던 방식으로 돈을 모으는 정도로 해결이 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이 방법이 질문자의 마음에 썩 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럴 때 왜 이 방법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마음에 들지 않은 그것의 정체가 욕심이라는 것을 꿰뚫어 보라는 것입니다. 이곳 상담코너에서 늘 강조하는 바입니다만, 이루어 지기 힘든 것을 바라면 욕심이고, 그것이 어리석음에서 비롯된 줄을 모르는 것이 무지입니다. 무지에서 벗어나 그 욕심이 헛된 망상이라는 것을 알아버리면 들고 있던 문제거리를 쉽게 놓아버릴 수 있습니다. 그래도 놓지 못하겠다는 것은 놓기 싫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자신의 마음을 잘 살피라는 것입니다.  

둘째 방법은 앞으로 남은 6개월 기간 동안 필요한 1,400만원을 만들면 됩니다. 월급을 전혀 안 쓰고 모으더라도 남은 기간에 모을 수 있는 돈이 최대 1천만원 남짓인데 어떻게 1,400만원이나 모으냐고요? 남에게 빚을 지는 방법도 그 중 하나겠지만, 그것은 최하책이고, 주말이나 퇴근 후 대리운전이나 편의점 알바나 유흥업 서빙 등의 부업을 해서라도 최대한 벌고, 생활비는 최소한으로만 줄이면 됩니다. 보험, 통신, 교통비, 점심값 등으로 넉넉하게 40만원을 쓰면서 또 별도로 개인용돈을 40만원을 쓴다고 하니, 그러면서 돈 못 모은 것을 한탄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아요. 한편으로는 젊어서 한 때 이렇게 치열한 생활을 해본 것이 인생 전체측면에서 보면 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제안과 제 질책이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지만 질문자보다도 훨씬 악조건에 처해서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도 많습니다. 죽어도 그렇게는 못살겠다면 역시 왜 그렇게는 못하겠는지 자기 마음을 살피세요.

10월에 결혼은 꼭 해야겠는데, 부업도 싫고, 결혼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2천만원도 낮추기 싫다… 도대체 결혼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면서 그 중요한 것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들은 왜 싫다는 것일까요? 그것은 곧 결혼이 사실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일이거나, 아니면 결혼도 하고 싶지만 결혼하기 위해 필요한 그런 힘든 방법은 하기 싫고~ 하는 것이 서로 모순된 탐욕이라는 것을 몰라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기껏 생각해 낸 것이 이런 재테크사이트에서 어떻게 하면 기발한 투자방법으로 단숨에 2천만원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망상을 하게 된 것입니다. 물론 재수가 좋으면 단기 투자에 성공을 해서 2천만원을 만들 수도 있겠습니다만, 반대로 빈털터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세상 그 어떤 귀신 같은 전문가라 할지라도 잃을 위험 없이 벌기만 할 투자방법을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런 요행을 바라는 것이 또한 질문자의 욕심이었습니다. 그래서 서두에 질문자가 대단한 욕심꾸러기라고 말한 것입니다.

 사실 질문자 외에도 이런 앞뒤가 맞지 않은 욕심으로 상담을 의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재테크 전혀 모르는 사회초년생인데 매월 100만원으로 5년에 1억 모으고 싶다는 둥, 대출이 남았지만 갚지 않고 대신 잘 굴려서 돈을 벌어보겠다거나, 자가용도 굴리고 아이들 사교육도 남들만큼 시키고, 남들 쓰는 만큼은 다 쓰고 있으면서 빨리 전세를 탈출하는 방법이 궁금하다는 경우 등이 그렇습니다.

저도 한 때 그랬었지만, 그것이 뜬구름 잡으려는 허망한 짓이라는 것을 알아버리니 모순된 어느 하나를 가볍게 놓아버리는 힘과 지혜가 생깁디다.

오래 전 제 칼럼에서도 언급한 바 있습니다만, 요즘의 우리 국민들 대부분이 갈수록 살기 어렵다고는 하지만 정작 절대적 빈곤자는 0.01%도 안됩니다. 절대다수가 상대적 빈곤입니다. 그래서 더욱 그 해결방법이 없습니다. 해결하기가 힘드니까 더욱 불행해질 수 밖에요. 절대적 빈곤은 우리나라의 복지 수준으로도 어느 정도는 먹여주고 입혀주고 치료해주면서 해결됩니다만, 더 입고 싶고 더 좋은 것 더 많이 먹고 싶고, 더 넓은 집에서 살고, 더 좋은 차로, 남들보다, 그전보다 더.더.더 하는 욕심으로 인하여 자꾸 뭔가가 부족하고 필요하게 되므로 해결하기 힘듭니다.

이런 욕심으로 가득 찬 인간들이 만들어 낸 부산물들이 기후변화로 인한 각종 재해, 구제역, 광우병, 4대강, 가족간의 갈등, 범죄, 각종 비리와 특혜 등의 사건사고와 연결됩니다. 이런 식으로만 치달으면 언젠가는 그 끝이 보이지 않겠습니까? 여러분들은 자기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그 끝을 보진 않을 것이라고 믿으니까 굳이 변화할 필요를 못느끼는 것이겠지요? 여러분들과는 달리 저는 그 끝이 그리 멀지는 않았다고 봅니다만, 어쩌면 우리의 획기적인 노력으로 그 끝을 얼마든지 늦출 수도 있다고 봅니다.

질문자는 자신의 욕심을 정확히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아직 20대이므로 자신과 세상을 위해 이롭게 변화할만한 기회가 많습니다. 그전보다, 남들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욕심보다는 스스로의 힘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많은 젊음을 활용해 보세요.

참된 자아(眞我)를 발견한다는 것은 자신의 마음을 공부해서 자기도 모르게 일어나는 온갖 무지와 나태, 욕심을 제어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런 능력이 생길 때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는 것입니다. 세상이 요구하는대로 이끌려 가는 사람은 자기 삶의 주인이 아닙니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길러온 무의식적 습관(까르마)이 시키는 대로 먹고 자고 일하고 생각하고 화내고 탐내는 것도 자기도 모르는 채 까르마의 노예가 된 것입니다.

자기 인생의 주인인 사람은 순간순간에 깨어서 자기 성찰과 마음을 살피고 있고, 겸손하고 당당함, 청빈함으로 무장되어 돈과 지위와 명예 등 세상의 명령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되면 과거야 어쨌든 앞으로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더라도 마음에 거칠 것이 없게 됩니다. 세상의 그 무엇이 나를 움직일 수 있단 말입니까? 나를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 뿐입니다. 자기 자신을 이겨낸 사람, 이런 사람을 두고 큰영웅(大雄)이라고도 하고 자유인이라고 하며, 종교적으로는 득도, 해탈, 구원 이라고도 합니다.

상대적으로 젊은 분들에게만큼은 본 질문 외의 이런 잔소리도 자주 하게 됩니다. 그만큼 젊은이들이 이 세상을 더 좋게 바꿀 힘이 있기에 그런 소망으로 잔소리 같은 당부도 드리는 것입니다. 널리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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