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위험관리와 수익률추구 - 재정컨설턴트의 딜레마

작성자
이광렬
등록일
2007/11/22
조회수
5486

재정상담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갈등을 꼽으라면 무엇을 들 수 있을까.

 

필자의 경우는 위험관리와 수익률추구 가운데서 벌어지는 갈등이 바로 그 것이다. 아마도 다른 많은 재정 컨설턴트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 같은 문제에 대한 생각은 한두 번은 했을 것이라  여겨진다. 이 갈등은 작년 한 해 동안 줄곧 계속된 주식시장의 조정과, 올  3월부터 전개되는 상승장, 특히나 7월과 같은 급등 장을 겪으면서 다시 한 번 느끼고 있는 문제이다.

 

 

재정상담을 하게 되면 대개 마지막 과정으로 고객의 성향을 고려한 포트폴리오를 제안하게 되는데, 이는 적절한 위험관리와 함께 가급적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내용으로 꾸며지게 된다. 하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항상 중립적일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고, 제안서를 만드는  당시의 시장을 보는 시각이 무게 중심에 놓일 수밖에 없게 된다. 즉 시장이 보다 긍정적으로 보이면 적극적인 상품 비중이 높아지고, 반대의 시장 상황에서는 안정적인 상품추천이 늘게 마련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시장 상황이 달라지면서 고객의 마음도 바뀌고, 바뀐 마음에서 아쉬움을 토로하기 마련이며 그에 따라 컨설턴트의 마음도 흔들리게 되기 때문이다. 

 

 

하긴 증권사를 비롯한 전문기관의 전망도 그때그때 시장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것을 보면, 시장에 따라 마음이 흔들리는 고객이나 컨설턴트를 크게 탓할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전문기관의 예측이라는 것이 대개는 시장이 좋을 때는 장밋빛 전망 일색이고, 시장이 그렇지 않을 때는 정반대의 전망 이 두드러지는 것을 보면, 시장 변화에 대해 중심을 잡지 못하는 개인의 마음이야 당연하지 않은가 라고 위로도 해본다.

 

 

올해 들어 주식시장이 작년의 조정을 한꺼번에 만회라도 하듯이 지치지 않는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 급기야 며칠 전에는 증권사 사장단이 모여 급등 장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고 한다. 증권사야 반갑기 그지없을 텐데 이 같은 생색내기 모임을 갖는 진짜 이유는 표정관리 잘하자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당분간은 잠잠할지 모르지만 아마도 또다시 장밋빛 전망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하지만 장미꽃에도 가시가 있듯이 급상승 뒤에는 반드시 쉬어가는 과정이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작년처럼 시장이 지루한 횡보를 보일 때는 높은 수익률을 위해 추천한 주식형 펀드의 마이너스 수익률(작년 일반적인 주식형 펀드의 평균수익률은 -3% 정도였다)을 보면서 “왜 이 상품을 편입하여 손해를 보게 했느냐” 등의 비난을 종종 받는다. 반면에 요즘과 같은 급등 시장에는 위험관리를 위한 안정적인 자산에 대해 저수익 상품 추천이었다는 비난을 받게 된다. 물론 제안할 때 충분한 설명과 함께 고객의 동의도 이미 받은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장의 변화에 따라 생기는 고객 마음의 변화와 그와 함께하는 비난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컨설턴트 마음도 흔들리는데, 고객의 마음이 흔들리는 것은 당연한 현상일 것이다.

 

 

위험관리와 수익률추구는 서로 반대 방향으로 뛰어가는 두 마리의 토끼와도 같다. 최소비용과 최대효용을 강조하는 경제학의 논리대로라면 최소위험과 최대수익률 추구가 당연하겠지만, 둘 다 만족할 만큼 동시에 이룬다는 것은 두 마리 토끼를 쫓다가 한 마리 잡기도 힘들다는 옛말처럼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이 같은 딜레마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컨설턴트마다 다양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신과 그 소신의 논리적 근거일 것이다. 필자의 경우는 장기 전망을 수시로 점검하고 관련 된 자료를 검토하면서 소신을 유지해 가고, 확률에 따라 행동하면서 그 논리적 근거를 세우곤 한다.

 

 

주식시장의 박스장세가 계속되었던 작년에 고객에게 줄곧 해왔던 말도 장기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말과 비관적인 경우보다는 낙관적인 경우가 더 확률적으로 높다는 이야기였다. 물론 이러한 논리적 근거를 제공하는 객관적인 자료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찾아보면 눈에 띄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작년 봄에 모 경제잡지에 실렸던 향후 주식시장에 대한 금융공학을 활용한 시뮬레이션 결과는 필자의 견해를 뒷받침해 주는 자료였기에 무척이나 반갑게 보았던 기억이 있다. 낙관적인 전망의 자료가 적었던 상황이었기에 더더욱 귀하게 느껴졌다. 그 자료에는 향후 수익률 전망과 함께, 주가지수의 달성 확률도 밝혀주어서 논리적 근거를 확실히 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었다. 이를테면 주가지수 2000을 넘을 확률 16%, 1000이하로 떨어질 확률 1% 이하 등이다. 물론 이러한 자료도 역시 예측자료이기는 하다. 하지만 객관적인 분석에 의한 자료였기에 그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앞으로 우리 주식시장은 이제까지의 분석 틀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해석하고 전망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접근한다면 주가지수 2,000, 3,000 시대가 부담스럽지 않을 것이며, 이는 곧 장기 소신을 확실하게 받쳐줄 것이다. 논리적 근거가 확실한 소신이라면 시장이 일시적으로 흔들리더라도 언젠가는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도 놓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장기 시장 전망을 하면서 그 논리적 근거를 제공하는 객관적 이론과 자료를 찾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인다면, 재정 컨설턴트가 겪게 되는 위험관리와 수익률 추구라는 딜레마에서 벋어나기가 조금은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렇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벗어나기 어려운 것이 위험관리와 수익률 사이의 선택이고, 이는 투자라는 과제를 앞에 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딜레마일 것이다.  하루보다 한 달을, 한 달보다 일 년을, 일 년보다 10년을 내다보는 데 익숙해진다면 이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한 달이고 일 년인데.....  

 

다시금 딜레마에 빠져드는 느낌이다.

 

MFC 위너스지점 지점장 이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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