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노동으로 승부하지 말아야 되는 이유?

작성자
정동희
등록일
2004/11/24
조회수
8117

경제력의 무게중심은 아시아 내부에서 이전되고 있다. 새로운 아시아가 웅비하고 있다. 이런 세대교체는 역내는 물론이고 글로벌 경제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 경제력의 무게중심은 아시아 내부에서 이전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면, 아시아 역내 경제의 중요한 전환점의 연장선 상에서 경제 흐름을 바라볼 수 있다. 중국 경제 비상은 시대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인도 경제의 부상도 막대한 함의를 내포하고 있다. 한국, 싱가포르, 대만, 홍콩 등 소위 아시아 신흥공업국의 성장 속도는 이전과 달리 그 속도가 한템포 느려졌다.

 

新舊 아시아간 상대적 성장률 격차는 역내 경제성장 동력의 전환을 보여주고 있다. 1990년 이후 중국 및 인도 경제의 규모는 각각 3배, 2배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인 1990∼2003년 일본 경제는 고작 15% 성장에 그쳤다. 물론 경제발전 산식에 따르면 빈국은 부국에 비해 쉽게 고도성장을 기록할 수 있다.

 

물론 中印 양국이 일본을 따라잡으려면 아직 한참 멀다고 할 수 있다. GDP 규모에서 역전은 향후 20∼30년 안에 발생할 수 있으나 생활수준의 보다 적절한 비교 지표인 1인당 소득에서 추월하는 데엔 더욱 오랜 기간이 소요될 것이다. 2002년 실질 1인당 소득 면에서 일본은 중국과 인도에 대해 각각 40배, 100배나 높다. 역사적 가정이 그렇듯이 최근 추세를 연장할 경우 1인당 소득 면에서 중국이 일본을 추월하려면 40∼50년 이상이 소요될 것이고 인도의 경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 글로벌 노동조정(labor arbitrage)에 따른 아웃소싱 기지화 경향

 

IT 활용 글로벌 노동조정(labor arbitrage)이란 새롭고 강력한 힘이 이런 경제수렴의 역동성에 지대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새로운 아웃소싱 선택이 주어지면서 新아시아의 양대 성장 엔진인 中印 양국이 비상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조정은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의 규모와 범위를 갖는 低비용 양질의 제조업 아웃소싱 기지로 등장하는데 주역이 되고 있다.

 

아웃소싱 자체는 획기적인 것이 아니다. 정상적 교역 경로를 통한 역외 생산 방식은 수십 년 전부터 존재해왔다. 새로운 것은 이런 기지의 폭과 넓이이다. 또한 새롭게 출현한 인터넷에 의해 이들 기지들은 이제 글로벌 유통 시스템에 접속될 수 있다. 더욱이 강화되는 비용통제의 불가피성은 이런 아웃소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노동 조정은 가격결정력 부재와 과잉 설비 등에 직면한 고임금 기업들에게 생존 경쟁의 관건이 된다.

 

제조업의 경우 이런 추세는 막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의 중국 유입으로 반영되고 있다. 서비스의 경우 인터넷은 기술 확산 및 지식 기반 산출의 통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저임금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이 풍부한 국가들에게 글로벌 아웃소싱 기지가 될 수 있는 여지가 마련되고 있다. 글로벌 노동 조정에 힘입어 中印 양국의 경제적 역할이 공감대를 형성하는 가운데 그 비중이 제고되고 있다.

 

▶ 무한 노동 공급과 저임 비교우위

 

실제로 中印 양국이 고임금 선진국에 대해 비용 효과적인 대안이 되고 있는 것을 막을 효과적인 장치는 없다. 세계 인구의 40%를 차지하는 양국은 무한 노동 공급 기지가 되고 있다. 중국은 4억 명의 도시 노동력을 갖고 있고 인도의 非농업 노동력은 1억 6,700만 명으로 추산된다.

 

물론 양국은 전통적인 농업의 경제적 비중이 높다. 가령 부가가치 면에서 中印 양국의 농업 비중은 각각 15%, 25%나 되고 있다. 동시에 양국의 농업생산성이 부진한 편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가령 미국 농업 노동자의 생산성은 중국과 인도에 대해 각각 150배, 125배나 높은 편이다. 그러나 이는 글로벌 노동 조정의 잠재력을 반증하는 것이다. 농업 생산성 향상으로 농업 노동력이 해방되면 아웃소싱에 필요한 저임 노동력의 팽창은 끝이 없게 될 것이다.

 

임금 비교는 글로벌 노동 조정에서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세계은행 자료에 의하면 1995∼99년 중국 제조업의 1인당 노동 비용은 미국과 일본의 2.5%에 지나지 않고, 인도의 경우 同비율은 4%에 불과하다. 또한 중국의 노동비용은 아시아 신흥공업국에 비해서도 매우 저렴한데, 가령 싱가포르, 한국과 홍콩에 비해 각각 3.5%, 7%에 지나지 않는다. 외국기업들은 현재 중국에서 350만 명의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 10년 동안 3.5배나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홍콩, 대만, 마카오 등 大중화권 자회사들을 포함할 경우 이들 수치는 배가된다.

 

▶ 일본과 동아시아 신흥공업국의 퇴조

 

무역 자유화와 세계화의 선봉인 이들 공장들은 아시아 지도를 급속하게 재편하고 있다. 장기간 역내 성장 및 富 창출의 엔진이었던 일본은 그 지위를 다른 국가에게 넘겨주고 있다. 일본의 개인 저축률은 1990년대 초 평균 12%, 1998년 9.5%에서 2003년 2%로 급감하고 있다고 한다. GDP 對比 9%에 육박하는 일본 재정적자도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결국 일본은 역내 경제 패권을 점차 포기하게 될 가능성이 있으며, 길게 보면 급진적 개혁만이 해법이 될 수 있는 구조이다. 이런 개혁은 지난 14년 동안의 방황을 청산할 뿐만 아니라 일본경제에 시장 메카니즘에 의한 새로운 경제성장 원천을 제공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정도 차이는 있으나 한국 등 기존 아시아 신흥공업국 경우에도 사정은 동일하다. 경제계와 금융시장에 특별한 매력을 끌었던 '아시아적 가치(Asian values)'는 중국 등에 의해 도전받고 있다. 후속하는 5년 동안 이들 위기 경제들은 외환보유액 비축, 난타 당한 금융제도 정비, 국내 非금융기업의 구조조정 등 재건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러나 결과는 기껏해야 반쪽의 성공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은 한 때 역내 다른 지역으로 향했던 외국인 투자들을 흡수하고 있다. 이제 중국이 세계 최대 FDI 유치국이며, 한국, 태국, 싱가포르의 FDI 유치는 종전 최고액에 한참 미달하고 있다. 동시에 국제통화기금(IMF)에 의하면 아시아 신흥공업국의 GDP 對比 민간저축도 1989∼96년 평균 27.5%에서 2000년대 들어 22% 내외로 축소되었다고 한다. 일본처럼 아시아 신흥공업국들도 그동안 비축해왔던 저축 자금을 소진하고 있다. 불행히도 이는 중국이 역내 나머지 경제들을 驅逐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면서 아시아 신흥공업국들의 개발 자금 조달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 中印 발전, 그 경제적 함의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요컨대 새로운 아시아는 성장 지향적이고 풍부한 잉여노동을 구비하고 있는데, 이는 신기술 채택 의지로 표출된다. 전통적으로 아시아는 민간소비와 같은 수요보다 생산과 수출 등 공급에 역점을 두어왔다. 中印 양국은 재화와 서비스에서 세계 공급자로서 아시아 역할을 통합하는데 앞장을 서고 있다. 이것은 일본은 물론이고 한국, 싱가포르,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신흥공업국과 같은 낡은 아시아의 고임금 노력을 반감시키고 있다. 글로벌 노동 조정에 힘입어 中印 양국은 다른 국가들의 고임금 공급 모델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이것은 현대 글로벌 경제가 전에 결코 본 적이 없었던 도전이다. 선택은 자명하다. 우리가 정치적인 동기의 보호주의를 채택할 것인지 아니면 이를 변화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인지 하는 것이다. 새로운 아시아가 성공할수록 나머지 세계는 이런 도전을 수용하면서 노력을 새로운 경제성장의 원천을 개척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며, 그 방향성은 노동력이 아니라 ① 아이디어·② 기술력 그리고 ③ 브랜드化이며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수준에서도 동일한 논리가 적용될 것이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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