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설계는 보험판매?
요즘은 재무 상담을 하다 보면 재무설계란 말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더 많은 것 같고 또 대부분의 사람이 한번쯤은 재무설계를 받아 보았다고 이야기를 하곤 한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재무설계를 받아 보았다는 사람들에게서 주로 듣는 말이 “재무설계 그거 보험 판매 아니에요?” 하시는 분들이 꽤 많은 것 같다는 것이다.
몇 년 전부터 보험회사들의 화두는 재무설계였다. 기존의 보험설계와 차별화 하기 위해 기존의 보험설계사 조직과는 별도의 조직을 만들기도 하고 명칭도 FP(financial planner), FC(financial consultant) 등의 명칭을 사용하며 재무설계를 표방해왔고 대중화 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보험설계사, 또는 재무설계사들의 경우 직접적인 수입이 발생할 수 있는 보험판매를 위한 위험 설계와 은퇴설계에만 집중하고 있어 재무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받은 재무설계가 오히려 재무적인 위험을 키우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결혼자금이나 그 외 단기적인 종자돈이 필요한 급여가 200만원도 채 안 되는 사회 초년생에게 노후자금으로 수십억의 자금이 필요하다면서 100만 이상의 연금상품이라던가 장기저축보험, 변액 보험 등을 가입시키거나 당장에 생활이 어려운 가장에게 공포감을 조성해 위험관리가 중요하다며 수십 만원의 종신보험을 판매한다거나 하는 등 여러 경우가 있다.
위의 경우를 보면 1~2년 뒤 납입하는 보험료가 부담스러워 고민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어쩔 수 없이 다른 목적자금을 위해 해약을 하거나 빚을 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일전에 어느 경제신문에 모 보험사의 보험 왕 두 분이 은퇴 설계사례를 기사로 작성하신걸 보았다. 10년 뒤 은퇴를 하고 싶어하는 두 자녀가 있는 50세의 가장의 예를 들어 지면을 한 면을 채운 것을 보았다. 간단하게 설명을 하면 주택이 마련되어있고 은퇴자산이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있고 대출이 2억원 정도 있으며, 저축여력으로 150여 만원 정도가 있으며 10년 뒤 퇴직을 하며 카페 창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분의 재무설계였다.대략적이 해법은 대출로 상환하던 150만원을 100만원으로 장기주택마련저축 100만원을 30만원으로 줄이고 은퇴 후 위험 보장을 위해 보험으로 50만원과 생활비로 적금 120만원 그리고 카페창업을 위해 150만원 정도의 변액 유니버셜 보험을 제안한 기사 내용이었다.
물론 재무설계라는 것은 상담사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답이 없지만 누가 봐도 이건 아닌 것 같은데 하는 내용도 분명히 있다. 은퇴 후 대출을 안고 간다는 것은 굉장한 위험이 따르는 일이다.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대출 상환이라는 부담은 재무적으로 큰 위험을 가져다 준다. 대출상환을 줄이는 것 보다는 좀더 빨리 대출을 상환하고 은퇴를 맞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지 않을 까 생각해본다. 또 10년 뒤 목적자금 마련을 위해 꼭 변액 유니버셜 보험을 활용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아직 고등학생인 자녀의 학자금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좀더 유동자금에 비중을 두고 10년 이상의 좀더 긴 기간이라면 모르겠지만 10년 동안의 기간이라면 변액 유니버셜 보험으로 목적자금을 준비하기엔 썩 적합하지 않은 상황인듯싶다.
이처럼 보험회사의 재무설계사들의 재무설계를 보면 변액 보험 등의 제안이 많은 것 같다. 이는 그 상품이 고객에게 적합해서라기 보다는 그 상품을 판매를 해야만 수입이 발생하고 먹고 살수 있다는 씁쓸한 현실 때문 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은 보험을 판매하기 위하여 재무설계란 것으로 포장을 할 수 밖에 없게 되고 그러다 보니 “재무설계는 보험 판매 아니에요?” 하는 말을 많이 듣게 되는 것 같다.
재무설계가 보험 판매처럼 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아마 상담만을 하면 아무런 수입이 발생하지 않는 분위기 때문은 아닌가 싶다. 상품판매에 대한 수수료보다 재무상담에 대한 수수료와 관리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 받는 여건이 된다면 상품판매 보다는 좀더 고객에게 적합한 서비스와 상담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필자의 경우도 상담을 하게 되면 상담료에 대해 고민을 하시는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또, 유료상담이라고 이야기를 드릴 경우에는 많은 분들이 상담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상담료를 지급하고 차라리 본인에게 적합한 객관적인 재무 설계를 해보는 것이 잘못된 상품가입으로 인한 손해보다 더 유리하진 않을까?
또 다른 이유는 보험회사들의 영업형태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재무설계를 표방하며 설계사를 모집하지만 실제 교육은 보험판매와 화법에 관련된 교육이 주를 이루게 되고 또 단순히 상담만을 해서는 보험회사나, 재무설계사나 수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는다. 이런 환경에서 진정한 재무상담사 보다는 상품 판매자로서의 역할에 충실 할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설계사들의 양심도 분명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있다. 단순히 수당이 높다고 하여 단기적인 목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노후의 공포심을 이야기 하며 고액 장기 보험상품을 권유하거나 사망보험금이 크게 필요 없는 사람에게도 사망보험금을 크게 설계하여 보험료 비싸게 만든다던가 하는 것은 설계하는 분명 설계사의 잘못 인 것이다. 이처럼 재무설계란 것이 처음의 취지와는 달리 좋지 않은 인식으로 보여지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재무설계란 것은 인생 전반에 걸친 재무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으로 보장설계, 투자설계, 은퇴설계, 이전(상속/증여)설계, 부동산설계, 세금설계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고 있다. 보험판매를 위한 하나의 수단이 아니라 각 개인의 인생전반에 걸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란 것을 명심하고 고객들은 좀더 나은 재무설계사를 만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하고 재무설계사들은 재무설계가 보험판매와 동일시 되지 않도록 좀더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또 당면한 재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좀더 노력하고 수당을 많이 받는 유능한 설계사 보다는 고객을 생각하는 좋은 설계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