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실비보험 자동갱신, 그 민영화의 불안한 전조 (2)

작성자
손기혁
등록일
2011/11/04
조회수
8654

4140원의 보험료가 앞으로 위 여성이 80세까지 살아간다고 가정하면 앞으로 7번의 갱신을 더 해야만 합니다.

현재

1회갱신

2회갱신

3회갱신

4회갱신

5회갱신

6회갱신

7회갱신

4,140

12,295

36,516

108,452

322,102

956,642

2,362,905

7,017,827

 

기가막히지 않습니까? 같은 이유로 5년마다 위험률이 급중해서(위험이 그렇게 자주 발생해서 보상이 잘나가는 상품을 고객들이 해지할리 없겠죠) 같은 위험률(197%)이 계속 갱신마다 적용이 된다면 해당 보험료는 무려 매월 7백만원이 될수도 있습니다.

 

자 그럼 다시 보아야겠죠.

 

신규 가입자 3000원 vs 기존 가입자 7,000,000

 

갱신할때마다 연령은 증가해 있을테니 197%중 일부였던 연령증감률 36%는 더 증가해 있을테니 7백만원으로도 어림없을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지금, 이러한 말도 안되는 계산식이 단지 ‘보고’만 하면 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대로 의료보험시장이 ‘민영화’가 된다면, 그 결말은 능히 짐작하고도 남을만큼 끔찍할 것입니다.

 

앞서 ‘금융’에 대해 장황하게 말씀드린 것은 보험회사를 포함한 금융회사는 이제 단지 누군가 영리추구를 위해 설립해서 재화와 용역을 제공하는 수준이 아닌 의식주와도 같은 필수기업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처음 보험회사에 입사하였을때도, 그래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이야기는 ‘보험회사 제1의 목적은 생존이다’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보험회사의 운영의 제 1원칙은 생존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 생존은 다른 기업과 달리 보험회사를 운영하는 임원이나 직원들의 안위나 안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생존은 바로 이미 몇억건의 보험계약을 넣어버린, 그 회사를 믿고 자신의 돈을 넣어준 수많은 보험가입자들을 위한 생존입니다.

 

대다수의. 위험을 당하지 않고 돈을 낭비(?)해버린 사람들이 모여서, 그래서 그 중 아주 소수의 불행한 일을 겪은 누군가에게 그 한명한명의 보험료가 모여서 지급되기 위해서 보험사는 어떻게든 살아있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다른 또 뜻하지 않을 비극을 겪게 될 누군가를 위해서라도 보험사는 생존해 있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판단컨대 로또보다도 낮을 확률일 것같은 ‘우리 회사에 가입한 사람들만 이렇게 많이 보상이 나갔다’라는 통계를 가지고 기존 가입자들에게 말도 안되는 보험료를 징수하겠다고 단지 ‘통고’하는 것은 결코 나라에서, 혹은 보험을 필요로 했던 사람들이, 그 회사와 담당 설계사를 믿고 돈을 넣었던 사람들이 바라는 [생존방식]이 결단코 아닙니다.

아니, 그 과금방식 자체가 보험이라는 금융 자체를 우롱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의료보험제도는 1977년 처음으로 시작되어 2000년 7월 마침내 국민건강 보험공단이 창설되어 전 국민 대상자 전체를 관리하는 조직으로 현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미국은 공보험이 보조역할만 하는 세계적으로 독특한 제도를 갖고 있는 나라입니다. 저소득층 및 고령자를 제외한 74%의 국민이 공보험제도 없이 민영보험 가입으로 의료보장을 받아야 합니다.  ‘식코’라는 미국사회를 통렬히 비판하는 영화에서 그 시작은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못해 작업 중 잘린 2개의 손가락 중 하나를 포기하는 사람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중지접합에는 6만 달러, 약지 접합에는 1만2천 달러가 들기 때문에 돈이 부족해서 약지 접합만 받습니다. 21세의 자궁경부암에 걸린 여성이 보험료를 청구하자 “젊은 여성은 자궁경부암에 걸릴 수 없다”고 거절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안 아프길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 민간보험이 국영보험을 먹어버린, 선진국 중 으뜸이라 불리는 미국 땅 한복판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국민의료비 중 본인부담 비중(법정 본인부담금과 비급여 부담금의 합)은 1997년과 1998년의 경우 OECD 평균의 2.3배에 달하고 있습니다. OECD국가 중 최상위에 속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많이~~!! 내고 있단 뜻입니다. 그런데 건강보험에서 보장하고 있는 급여비율은 OECD국가중 최하위에 속합니다. 죽어라~~!! 보장을 안해주고 있단 뜻입니다.

국민건강의료보험이라 칭하기보단 국민의료 할인제도라 불리는 게 맞는 표현일 것입니다.

그래서 민영보험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이제 갓 10년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의료실비제도가 탄생되고 발전되어 가고 있습니다.

 

처음에 5백만원 한도에서 시작했던 의료실비가 한때는 1억까지도 나오고 요새는 5천만원에서 평준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한때는 실비 뿐 아니라 실비+100% 더 보장이었던 적도 있었으나 요새는 오히려 감기나 복통 같은 자잘한 것들은 1일당 제외한도에 걸려 보장영역에서 제외된거나 마찬가지가 되었습니다. 5백->7백->3천->5천->1억->5천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겪는 동안 위의 <구 보험 죽이기>는 알게 모르게 진행되어 왔었습니다. ‘여성시대’같은 지금으로는 동일가격대에 도저히 설계불가능한 건강보험 상품들도 수많은 회사의 입김과 설계사들의 유혹을 통해 갈아타기 되었었죠.

 

보험은 발전해야 합니다. 또한 ‘생존’해야 하지요. 그 과정에서는 지금처럼 비상식적인 부조리가 있을 수도 있고, 판단착오나 미스로 인해 오히려 고객에게 지나치게 이득(?)인 경우가 발생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모난 것들이 구르고 굴러서 완만해지고 미려해지게 될 것입니다. 허나 그러한 모난 것들이 누군가에겐 크나큰 고통으로 다가올 수도 있음을 결코 간과해선 안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이 일반인이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면, 그것을 적극 감독 관리하는 기관이 제 역할을 충실히 해야만 합니다. 올해 재난에 가까운 비피해로 인해 내년 자동차보험은 유례없는 인상율을 기록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한 재난에 가까운 리스크 관리야 생존을 위해 전 국민에게 부담을 지울 수 있다 하더라도, 주객이 전도된 이와같은 자체적 리스크관리 실수를 해당 가입자에게 전가시키는 것은 모럴헤저드에 가깝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이 ‘행복해 지기’ 위해선 꿈이 필요합니다. 그 꿈을 위해 달리기 위해서 보험이라는 안전장치가 필요한 것이죠. 보험업을 하는 사람들은 그 꿈을 받쳐주는 사람들입니다. 그것이 진정으로 자신이 그 일을 즐기는 것일 겁니다. 왜냐하면 그들도 똑같은 ‘사람’이니까요. 그 숭고한 직업정체성을 ‘수익관리’라는 숫자놀음에 빠져 있다면, 결코 행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좀 쉴 때가 되었습니다. 숨가쁘게 달리는 것보다, 달리면서 주변의 경관에 마음을 어루만지기도 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세계 초일류 기업이 있고, 세계적 투자은행(IB)을 가진 나라면 뭐합니까. 그에 앞서 기업이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사람이 기업을 믿고 신뢰하는 것이 더 행복한 일 아닐까요. 그 믿음과 신뢰가 단단해지고 뿌리깊어지면, 초일류가 아니면 어떻고 세계적인 파워가 없다한들 불행하거나 뒤쳐진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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