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왕초보 재테크 VI – 딜레마를 이겨내라(2)

작성자
손기혁
등록일
2012/04/19
조회수
15969

1억을 모으기까지 꽤 오래 걸리셨어요.. 그쵸?

 

네! 정말 죽어라 모았는데 4년 가까이 걸린듯 하네요.. ㅜㅜ

 

알아요.. 처음에 대출상환서부터 시작하셔서 지금까지 오신걸 보면.. 정말 왠만한 노력아니시면 불가능했을 일이라 생각해요. 아까 1억가까이 모았다 하셔서 얼마나 놀랬는데요. ^^

 

정말로, 정말로! 힘들더라구요. 4년 가까이 남들 다하는 외식한번 해본적 없고, 가지고 있던 차는 아예 없애버리고, 점심은 도시락에 부모님 용돈 한번 제대로 못드리고 모은 돈이니까요..

 

 

네, 그래서 보통은.. 여기에서부터 이 두분의 갈등이 시작했어야 했던게 일반적이었어요. 바로 절약!

 

아.. 그런가요?

 

그렇죠. 절약에도 굉장히 중대한 딜레마가 숨어있어요.

절약의 의미란 보통 이런거에요.

월 200만 원의 수입을 올리는 사람이 1년간 돈을 모으면 2400만원이 되지요. 

이중 필수 생활비로100만원을 쓰고서 남은 재테크 자금은 1년에 1200만원입니다.

1년에 열심히 재테크하여 연15%의 수익을 올렸을 경우, 그 결과는 총180만원입니다.

하지만 100만원에서 15%를 아껴서 지출을 줄이면 쓰고서 남는 재테크의 원금은 115만원 X 12개월 = 1380만 원입니다.

다시 1년에 은행에서 5%의 예금수익만을 올리게 되어도, 69만원의 이자가 붙게 됩니다.

즉, 한달에 100만원씩 모아서 열심히 15%수익을 올리며 1년에 1380만원을 모으는 것과, 한달에 15%를 아끼고 재테크를 하지 않더라도 1449만원의 자금을 모으는 차이가 발생하는 거죠.

 

아!! 그렇네요. 정말!!

 

하지만 존 메이너드 케인스라는 아주 유명한 경제학자는 이러한 절약에 우려를 기하는 논문을 발표했는데요. 그것이 <절약의 역설>입니다.

 

절약의.. 역설?

 

네.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것이 개인 차원에선 미덕이 될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이 저축을 늘리면 사회 전체의 수요가 감소해 기업의 생산 활동이 위축되고 결국 국민 소득이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즉 소비가 미덕이고 절약은 악덕이 되는 역설이 탄생하죠.

 

아 그렇군요.. 나한테 절약은 매우 유용한 방법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이것이 전체 경제에 있어선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거네요?

 

그렇죠!! TV나 재테크 서적에서도 절약은 제1의 투자라고 늘상 얘기하면서도 결국 이 절약은 ‘나에 비해 더 쓰고 있는 누군가’가 있어야만 성립할 수 있는 얘기이죠. 즉, 절약을 해내는 사람이 대단한 것이지, 절약을 하지 않는 사람이 잘못하고 있는게 아니란 말이죠.

 

음..그런가요? 하지만 그렇다고 낭비하고 있는 사람에게 우리 경제에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할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

 

물론이죠 하하. 그렇지만 이러한 갈등, 딜레마를 인정하는 단계에선 바로 이 ‘어디부터 어디까지’를 정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대다수의 갈등은 낭비에서 비롯되는게 아니라 바로 ‘절약하지 못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모두의 인식에 절약이 ‘미덕’이 되고, 그것이 생활화가 되어 버리면 절약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낭비가 되어버립니다. 이 상황에까지 이르면 이제 그 딜레마를 해결하지 않고 넘겼던 문제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흠..

 

가까운 예는 바로 이웃나라 일본이 그렇습니다. 과거 우리나라보다 훨씬더 심한 절약과 근검이 몸에 밴 일본인들은 은행을 믿지 못해 소위 돈을 자기집 다다미 밑에 묻어두는 풍습이 생겨날 정도였습니다. 은행에 들어간 돈은 (소비를 위해)나올줄을 모르고 그 돈들은 죄다 주식시장과 부동산에 올인됩니다. 그러다보니 물가가 엄청 치솟습니다. 부동산, 특히 동경의 땅값은 무서울 정도로 올라 동경내에 사는 것만으로도 부자취급을 받고 동경23구를 팔면 미국전체를 살 수 있을 정도로까지 올라갑니다.

 

우와..

 

^^ <2세대 론>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이때 집값의 상승속도가 너무 빠르다 보니 샐러리맨은 평생~! 평생을 벌어도 그 집값을 마련하지 못하게 되자 자그마치 ‘50년 분할상환’이라는 자식세대까지 끌어들이는 상품을 은행에서, 그것도 1금융권의 주요은행에서 판매해 대인기를 끌었을 정도입니다.

 

거품이 정말 어마어마했었군요..

 

그렇죠. 그러다 그 거품이 꺼지면서 주가폭락 -> 그동안 견고했던 부동산시장이 폭락하면서 엎친데 덮친격으로 우리나라의 IMF와 함께 온 동아시아의 금융경색, 마지막 정치스캔들까지 겹치면서 55년의 단일정치체제가 무너지면서 완전히 방향을 잃게 됩니다.

 

그것이 결국 절약이 몸에 밴 일본인들의 삶때문이었다는 건가요?

 

하하.. 꼭 그렇지는 않지요. 거품의 시작은 미국의 플라자 합의 강요, 급격한 엔고, 무모한 경기부양 정책, 국가주의적 경제체제, 부패정치 및 정경유착 등 굵직한 것들이 더 큰 요인이었겠지만 절약만이 최고의 미덕으로 외치던 일본인 스스로가 그 다음세대에게는 최악이 선물을 주게 된된 것도 부인할순 없는 사실이에요.

 

최악의.. 선물이요? 그게 어떤건데요?

 

전 세대의 ‘절약’은 바로. 최고의 ‘사치와 낭비’를 낳게 됩니다.

 

어머, 진짜요?

 

네, 그렇게 거품이 절정에 다다르던 시기에 일본. 일본인의 삶에 대해서 들어보시면 아주 놀라실 거에요. ^^

 

아, 돈이 많아지니까 드디어 지갑을 열게 되었군요? 그럼 오히려 자연스러운게 아닐까 싶은데..

 

그럴까요? 한번 들어보세요. 이것이 ‘자연’스러운지..

당시 일본 기업이 도산하는 사례는 딱 한가지. 바로 흑자도산입니다. 기업에 돈은 넘칠정도로 많은데, 일할 사람이 없었습니다. 취직을 시킬라면(할려면이 아니라 해주는) 기업에서 사람이 나와 접대를 해줘야 했습니다. 면접을 보러 가기위해 드는 교통비는 1500엔. 그런데 면접을 본것만으로 회사에서 주는 교통비는 1만5천엔. 우수한 인재라 판단이 들었을 경우엔 일단 먼저 하와이로 장기 여행을 보내줬습니다. 왜냐. 해외에 있으면 더 이상 다른 회사 면접을 볼수 없을 테니까. 회사에서의 직원 관리 방침은 정년제가 아니라 종신제였습니다. 평생~ 있어만 달라는 거죠.

 

허걱 진짜요!! 우와!!

 

대졸 초봉 연봉은 뻑하면 천만엔 정도. 대학에 입학하면 부모가 선물로 외제차를 사주고. 고등학생 평균 세배돈이 30만엔, 원 아니구요. 엔! 맥도날드 알바비 시간당 2천엔이상.

 

허거거거걱.. 말이 안나오네요. 화폐가치가 그렇게 오른건가요?

 

그렇지만,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인플레이션과는 달라요. 왜냐면..

당시 세계 기업 TOP 10 전부 일본기업.

NTT도코모(SK텔레콤 같은 회사)의 주식가치 > 서독의 모든 회사 주식의 합.

중산층 일본 대학생이 미국에 놀러가면 꼭 한번 해보는 일 = 헬기를 타고 샴페인을 마시며 뉴욕에서의 해돋이 감상. 최고가 차 롤스로이스 1년 판매량의 1/3을 일본이 차지. 2억5천만엔의 페라리 주문 급증. 주문대기 3년. 당시 세계의 명화들이 일본으로 총집합. 미국의 상징 록펠러센터 일본기업 구입.

즉, 일본의 버블은 단순히 인플레이션이 아닌 일본 자체의 경제력이 올라간 것을 의미했어요.

 

와우.. 그말은 일본자체의 경제력이 그만큼 올라갔었다는 거네요?

 

그렇죠! 일할 수 있는 자리는 넘쳐나고 일을 하고 있기만 하면 돈은 넘쳐 들어오고, 그렇게 들어온 돈은 딱히 따로 쓸곳이 없고, 그러다 보니 일본 전역의 부동산 개발 산업들에 수많은 돈들이 들어가고, 부동산의 인플레이션은 심해지고, 그러다 보니 내집마련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급증. 내집마련을 포기하는 대신 마음껏 즐겨보자는 풍토 조성. 그외 사회 정치적 모든 기반들이 이러한 양분화(부동산의 고도화와 지출고도화라는 비정상적 기반 형성)가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아 그것이 바로 절약의 역설이라는 것이군요.

 

네 그래요. 저러한 거품경제가 해소된 이후에도 일본사람들의 해외여행러시는 아직도 상당한 수준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엔고의 영향에 따른 여행비의 부담이 적은것도 한몫하지만 요새 한류 연예인들을 보기위해 우리나라를 찾는 소위 아줌마들의 한국방문같은것들은 아직 우리 관점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아줌마 세대들이 겪었던 거품시절에 비교하면 새발의 피라는 거죠. 그러니까 일반 생활에선 피고름을 짜내며 절약을 하고, 자신의 가치향유를 위해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것이죠.

 

물론 이당시 우리나라, 아니 전 세계적으로 일자리는 넘치고 흘렀습니다. 지금처럼 SKY를 나와야 대기업에 들어갈 수 있을만큼 취업의 문턱이 높았던 것도 아니었구요. 우리나라 역시 부동산의 상승률은 엄청났었지요. 하지만 일본의 기업들은 한국의 기업에 비해 훨씬 더 돈을 잘 벌었구요. 그만큼을 더 직원들에게 돌려주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안먹고 안입고 돈을 모았고, 그들도 그러했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렇게 사는게 빠듯했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았던 거죠.

 

빠듯하지 않은 절약을 하니까. 돈들은 죄다 부동산과 주식시장에 몰리고, 경제자체의 소비력이 증가하기보단 외제차나 해외여행 같은 고가산업만이 발달하게 되고 이러면서 점점 내수와 경제는 곪아가기 시작했다 볼 수 있습니다.

 

그렇군요..

 

하하 제가 너무 경제역사공부만 시키는 것 아닌가 모르겠네요. 하지만 굳이 이 화두를 꺼낸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처음에 말씀드렸던 [절약의 딜레마]에 대한 인정문제죠.

대다수의 가정에선, 특히 신혼에선 이 절약에 대한 부분, 특히 소비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 서로의 눈높이를 인정하지 못한데에서 비롯되는 오류가 상당히 심각한데도 불구하고 유야무야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기혁의 하루 30분 행복재테크.( http://cafe.daum.net/woantjfrp)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