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회전에 돈 쓰는 예술과 돈을 잘 쓴 사람의 예를 간단히 언급했었다.
이 글을 올리자 마자 몇 통의 메일이 날라왔다.
돈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요? 먼저 잘 벌어야 잘 쓰기도 하지 않을까요? 잘 쓴다는 것은 아껴 쓴다는 것이죠? 당연히 나올 법한 의문들이다.
여태 살면서 오로지 돈 버는 데만 관심이 있었고, 또 재테크라는 명분으로 모으고 불리는 것만을 취사선택하여 배워왔기에 ‘잘 쓴다’는 용어조차도 생소하리라.
'잘 쓴다'는 것을 조금만 삐딱하게 생각하면 이슬만 먹고 사는 요정처럼 ‘돈과 물질에 초연하여 살라는 것’으로 오해를 하실지도 모르겠다. 또 잘 쓴다는 것을 너무 앞서간 나머지 돈을 버는 이유조차 허망하게 여겨, 남은 평생을 무위자연과 안빈낙도를 추종하면서 살게 될런지도 모르겠다.
이런 경지까지는 바라지도 안을란다. 모두 이렇게 산다면 터팬이 좋아하는 지리산마
저 사이비도사들로 드글드글하게 될까봐서리^^;
이제부터 터팬의 짧은 소견으로 돈을 잘 쓴다는 것에 대해 예를 들어가면서 두서없이 피력해 보련다.
돈을 인간의 삶에서 가치의 척도와 교환수단으로 보았을 때, 우리는 이 돈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다.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삶의 곳곳에서 깊숙이 자리잡고 있고, 사사건건 꼬시고 간섭하는 것이 바로 이 돈이라는 놈이다.
이 돈이 각자의 인생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가에 따라서 노랭이와 수전노 같이 ‘돈의 노예’가 되기도 하고, 김밥할머니나 C군처럼 ‘돈의 지배자’가 되기도 한다.
돈을 왜 버는지, 그렇게 번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돈이 나의 인생에서 몇 번째 순위에 자리잡고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본적 있는가? 그토록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것인데, 그 중요한 것을 어떻게 지배할 것인지 구체적인 원칙을 세우지 않았다면 당신도 십중팔구 돈의 노예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돈을 목표로 사는 대다수가 그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할 것이다. 어차피 그들의 목표란 것이 SK그룹에서 죽자 사자 써먹는 SUPEX목표처럼 인간이 달성할 수 있는 최고수준이라서 극소수만이 그것을 달성하고 상응하는 만족감을 얻는 것이기에, 그들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과정 내내 살 떨리는 노력은 가히 지켜보는 이의 입을 쩍 벌리게 하곤 한다.
최근 어버이 날에 즈음해 모 신문사에서 대학생 606명을 대상으로 ‘부모에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財力’이라는 답변이 44%였다고 한다. 절반가량이 부자 아빠를 원한다는 추세를 반증한 결과이다. 그 다음으로 ‘이해와 포용력’(18%) ‘인맥’(5%) ‘학력’(4%) ‘리더십’(4%) 순으로 나타났고 ‘아무것도 없다’고 한 응답자도 17%나 됐다.
아무것도 없다고 응답한 학생은 어떤 생각이었는지 궁금하다. 그야말로 생각이 없이 사는 학생일 수도 있고, 부모에게 바라는 것이 없을 정도로 행복한 것일 수도 있다. 그것도 아니면 하도 미워서 자포자기한 대답일까?
터팬은 이 설문 결과에 대해서 몇 가지 생각을 해본다.
아직 소득보다는 소비가 훨씬 더 많을 학생들이 돈 많은 부모를 원한다는 사실. 그들은 과연 부모님들이 돈을 어떻게 벌고 있고, 왜 그렇게 힘들게 일하면서 벌고 있는지는 알기나 할까? 그들이 돈을 벌기 위해 제대로 일을 해보기나 했을까? 아직은 벌기보다는 쓰는 것에 익숙한 그들이 제대로 돈을 쓰는 방법을 알고나 있을까? 쓰는 것이 버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알까?
졸업해서 사회생활을 해보면 차차 알겠지~ 기대를 걸고는 싶지만, 우리 젊은 세대에게 돈의 의미를 가르치는데 지나치게 소홀한 꼬라지를 보았을 때 또다시 악순환이 되풀이 될 것만 같다.
보도셰퍼나, 로버트 기요사키 등 부자學의 大家들이 전 세계적으로 돈,경제의 의미와 투자의 효율성 등을 재인식시키면서 부자열풍을 선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의 부자들’이라는 책이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오르면서 부자들의
행태를 적나라하게 소개해주고 있는데, 터팬은 서점에서 이책을 뒤적이다가 몇몇 칼럼에서 구역질이 나올 뻔 했다.
언론사 기자인 저자가 소개한 그 부자들의 면면을 보면 한결같이 돈에 대한 굳건한 소신과 행동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어떤 부자를 보면 오로지 원칙주의를 빙자한 이기주의자였다.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라면 거래상대방 입장은 안중에도 없다. 자기의 원칙에 반하는 어떤 것도 용납하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 수십, 수백 억 현찰王이 되고, 어지간히 목 좋은 곳의 부동산을 죄다 차지하고 있었다.
돈을 위해서라면 약삭빠른 카멜레온이었다. 돈 앞이라면 원수한테도 절하고 돈 안 되는 일이라면 친구나 친척이라도 안면 바꾸는… 이들이 과연 ‘수전노’나 ‘돈의 노예’ 말고 다른 수식어가 필요할까? 한국의 부자들이라는 타이틀에 그런 자들의 어떤 점을 배우라고 소개를 했는지 저자에게 묻고 싶다.
근간에 어느 까페에서 재테크에는 달구지가 절대적으로 해악이 된다는 내용의 컬럼을 보았다.
리플도 꽤 많이 달려서 볼만한 논쟁꺼리 였던 바, 터팬의 소회를 적자면.
달구지는 이용하는 사람의 처신에 따라서 독약일 수도 있고, 보약일 수도 있다. 달구지 그 자체는 훌륭한 운송수단이자 가까운 사람과 함께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안락의 공간이다.
운송수단의 본질이 과잉이 되면 유지비부담이 되는 것이요, 안락의 공간을 자칫 외람되이 사용하면 튜닝과 액세서리로 처 발려진 돈블랙홀이 되거나 분별없는 철부지를 위한 카섹스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달구지가 수단되어 생계유지와 기분 좋은 출퇴근에 보탬이 되었다면 유지비와 비교형량하여 감내가 되는 한도에서는 운송의 본질을 잘 살린 것이오, 가족이나 연인과의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수단이 되었다면 역시 그 달구지는 Happy Car로써의 위상이 부끄럽지 않은 것이다.
달구지는 이런 저런 긍정적인 이유를 붙인다 해도 개인의 재테크 목표달성에 분명히 방해가 되는 요소가 있다.
그렇지만 이 한가지를 생각해보자.
과연 그렇게 지금 허리띠를 바짝 죄어가면서 돈을 모으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지금 매월 수십만원의 달구지 유지비를 감수하고라도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복한 웃음을 보기 위해 머~얼리 맛있는 음식 먹으러 가는 것이 아까운가? 그러다가 나중에 혹시라도 거지가 될까봐 두렵던가?
매일 버스와 전철의 인파에 시달려서 녹초가 된 채로 업무에 임하고, 짐승 같은 손길에 성추행을 당하더라도 재테크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해야 하는 것인가?
모두에게는 각자의 가치관과 인생관이 있다.
돈이 제일 중요한 사람에게는 달구지가 원수 같은 요물일 것이고, 돈보다도 다른 어떤 것이 소중하다면 달구지가 친구같이 소중할 수도 있다.
재테크를 하려는 사람에게 달구지가 반드시 해악일 순 없다. 재테크 하는 사람도 나름대로의 우선순위가 있지 않을까? 재테크 전문가들의 주장하는 '反재테크的인 달구지'가 제대로 쓰겠다는 사람에게까지 반드시 그러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나이가 들대로 든 우리세대는 어지간한 삘이 꽂히지 않고서는 백날 떠들어봐야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이미 굳세어진 편견이 바뀔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렇더라도 우리 후세에게만은 이런 못 돼먹은 가치관을 가르치진 말자. 콩 심은 데 팥이 나오도록 해보자는 말이다.
우리 새깽이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유산은 우리가 죽어라 재테크 한 결과물인 돈이 아니다.
땀과 돈에 얽힌 선배세대들의 경험과 눈물을 가르치고, 사람 사이에서 신뢰 받는 인간으로 자라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한 유산일 테니 말이다.
끝으로 자녀경제교육 코너에서 발췌한, 돈에만 집착해서 정작 삶의 우선순위를 전도해버린 어느 부자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마무리 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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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적한 바닷가에 도시에서 온 부자가 해변을 거닐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이 부자는 배 옆에 드러누워 빈둥빈둥 놀고 있는 어부를 발견하고는 어처구니 없다는 투로 물어봤습니다.
부자 : "여부쑈, 이 금쪽같은 시간에 왜 고기잡이를 안 하슈?"
어부 : "오늘 몫은 넉넉히 잡아 놨수다."
부자 : "시간 날 때 더 잔뜩 잡아놓으면 좋잖수."
어부 : "그래서 뭘 하게요?"
부자 : "돈을 더 벌어 큰 배 사고, 더 깊은 데로 가 더 많이 잡고, 그러면 돈을 더 벌어서 그물을 사고... 그러다 보면 나처럼 부자가 되겠지요."
어부 : "그러고는 뭘 합니까"
부자 : "아, 그렇게 되면 편안하고 한가롭게 삶을 즐길 수 있잖소"
부자의 말에 어부가 대답했습니다.
어부 : "내가 지금 그러고 있잖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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