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레버리지(빚)에 대한 이해

작성자
손기혁
등록일
2013/01/28
조회수
14275

 

Q. 대출금이 3,000만원정도 있어요..4.3%구요..

평소엔 그냥 아무 생각없이 대출이자 내고 있었는데 알아보니 원금 4,500,000 갚았는데 이자만 2,500,000정도 냈네요.. 갑자기 이자가 너무 아까워져서 얼마전 적금을 깨서 원금을 조금 갚았어요.. 대출이 있으면 적금을 넣지 말고 대출금부터 갚는게 더 나을까요
??

적금을 다시 적은 금액으로 넣어야할지 아니면 돈 생기는대로 대출금 갚아야할지..?

 

A. 금융상품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은 착각과 오해를 하고 있는 상품을 고르라 한다면 저는 단연코 이 [대출상품]을 꼽습니다.

이 대출만큼은 사람들이 단 한번도 공부를 해보지도 않고, 그 원리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도 않으며, 막상 ‘자기 코앞에 닥쳤을 때 비로소’ 접하게 되는 상품이기 때문인 것이 가장 큽니다.

 

평상시 사람들은 돈이 필요하지 않을 때는 대출광고나 상품관련 안내 전단등을 보면 무언가 못볼걸 봤다는 듯한 <불쾌감>을 먼저 가집니다. 터무니없이 높은 이자율(주로 케이블 TV에서 나오는 것들)을 보면서 고리대금업을 하는 회사들에게 손가락질을 하지요. 나쁜 XX하면서 말이죠. 심지어는 그런데 출연하는 연예인들에게조차 굉장히 안좋은 시선을 주게 됩니다. 돈 때문에 별짓 다한다 머 이런식으로 말이죠.

그러다 사람들이 말그대로 <돈이 더 필요해지는 시점>이 오면 많은 것이 달라지게 됩니다.

-그전에 이 <돈이 더 필요해지는 시점>에 대해서 좀더 세밀히 구분을 지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크게 세가지로 나뉘게 되는데, 소비자부채(말 그대로 빚), 주거관련 부채(주택담보대출), 투자관련 부채(주거가 아닌 케이스)입니다. 여러분들이 앞으로 해야 하거나, 혹은 하고 있거나, 이미 해오고 있는 부채들이 어디에 해당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이해해 두셔야 합니다.-


어떤 형태로든 일단 내가 가지고 있는 자산보다 더 많은 돈을 필요로 하게 되는 시점이 오면(혹은 기존의 내 자산을 청산하기가 난감한 시점에서 돈이 필요해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기존의 대출광고나 정보지들은 <활용이 가능한 기회>로서 보이게 되지요. (바로 이것 때문에 대출회사들은 엄청난 광고비를 지원하면서 밑도 끝도 없이 케이블채널을 점령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대출을 결국 결정하게 되는 결정의 조건은 딱 하나입니다.

<이 대출을 내가 감당할 수 있느냐, 없느냐?>

 

얼마의 돈을, 얼마의 기간동안(사실 이건 중요치 않게 생각하지요. 그러나 실은 가장 중요한데도요), 얼마의 이자를 내고서, 간혹 이자와 원금을 동시에 갚기로도 하면서 대출계약을 성사시킵니다. 감당할 수 있겠다 생각이 들면 말이죠.

 

그리고 거의 대다수는..  이때부터 이 부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를 못하게 됩니다.

 

왜 그럴까요?

아시다시피 이 레버리지(대출)는 허수(虛數)의 돈입니다. 이는 자본주의에서 가장 부드럽게 들리는 ‘신용’과도 같습니다. 아직 일을 하지 않았고, 결과를 보이지도 않았음에도 일정한 자격만 갖춘다면 그만큼의 돈이 이미 내 지갑안에 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지닙니다.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하는 만 25세의 남성들에게 신용의 자격으로서 2천 만원씩을 모두에게 다 신용대출해줄 수 있다면 이제 만 25세의 남성들의 지갑안은 <2000만원 + 각 남성들의 능력치@>가 된 것입니다.

 

자, 그럼 이제 25세의 남성들은 정작 눈에 보이는 지갑안에는 돈이 없지만, 그래도 마음만 먹으면 준형 자동차 한대 정도는 뽑을 수 있고, 작은 원룸 하나 정도로는 독립할 수 있으며, 적어도 사랑하는 여자친구나 친구들 앞에서 한번쯤 멋지게 한턱 정도는 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입니다.

그것을 하고 안하고는 본인의 마음일뿐,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중에 용감한 누군가가 그 지갑을 열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 25세 남성들의 눈높이는 자연스럽게 <2천만원대 소비력>에 대한 눈높이로 수렴이 되어갑니다. 아직 지갑을 열지 않은 사람들도 자신들이 (자산이 없음에도) 아끼고 있다는 착각에 빠집니다.

 

이것이 바로 소비자 부채. 빚입니다. 그야말로 <자산상의 마이너스>입니다.

이와 비슷한 주거상의 부채는 조금 성격이 다릅니다만 크게 차이는 없습니다. 단지 돈을 빌리는 성격이 소비가 아닌 주거라는 생활필수요소라는 점. 자신을 위해 쓰기 보다 가족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고 미래 행복을 위한 결단이라는 자기 만족적인 위로의 성격을 좀더 지니게 됩니다.

 

전세매물이 모자라 전세값이 폭등함으로 인해 이를 지원해 주고자 나온 대출상품이 바로 ‘전세자금 대출’입니다. 그러나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내용상의 주객전도가 등장합니다.

전세로 거주를 해결할 수밖에 없는 계층(6천~1억5천 정도의 자기자본을 보유한 계층)에게 전세자금대출이라는 허수를 제공해 줌으로서, 이 계층에 그전에는 없었던 5천만원~1억원 사이의 허수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제 6천으로 12평정도의 작은 빌라에서 전세를 살던 사람들은 여기에 돈을 더해(빚을 내어) 1억~1억2천 정도의 20평대 아파트나 30평대 빌라로 이주를 계획합니다. 1억정도를 가지고 있어서 20평대 전세를 살던 사람들은 30평대 전세로 이전합니다.

 

결과적으로 이 계층들에 실제 보유자산의 크기는 변동이 거의 없는데 의식주 중 [住]에 해당하는 필수생활요소의 눈높이가 상승해 버린 것입니다. 그렇게 고정된 계층간의 눈높이는 실제 전세시장에서 거품을 형성하고 이것이 곧 전세가의 상승 -> 매매가의 거품유지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원금균등상환으로 그나마 상환기간 중에 꾸준히 원금도 같이 갚아나가고 있다면 모르겠는데, 대부분은 이자만을 납입하는 조건으로 원금상환에 대해선 기약 없는 <마이너스 재정>의 늪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내집마련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6~7년을 뼈빠지게 아끼고 모아서 내 집을 사고나면 그때부터 내 자산은 [제로]가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여기에 대부분은 대출을 얹어 앞으로 고생할 5~6년을 예약하는 것입니다.

 

어째서 이러한 패턴이 자산관리상에서 치명적이고 안좋을까요? 그것은 곧 ‘영리만을 추구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확인해보면 좀더 이해가 빠를 것입니다.

회사에서는 자금을 운영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돈의 흐름이란게 워낙 변동성이 심하다 보니 어쩌다보면 막히게 될 겁니다.

 

자재를 사고 어음을 몇 바퀴째 돌리다 보니 그만 월급날 직원들에게 줘야 할 인건비를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사장은 거래하는 은행에 가서 돈을 빌려 이를 해결합니다.

 

위의 회사는 <큰 회사>일까요, <작은 회사>일까요? 누가 봐도 정답을 알 것입니다.

 

사업의 확장을 위해 새로운 공장라인을 구축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워낙 첨단 장비이고 시설적인 영향이 크다 보니 제 사업을 돌려 이윤을 창출하기엔 10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회사사장은 자본금을 털어 10년간 여기에 돈을 묶이느니 10년만기 채권을 발행해 장기적인 유동성을 확보하기로 합니다.

 

위의 회사는 <큰 회사>일까요, <작은 회사>일까요? 역시 누가봐도 정답을 알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신용의 차이나 몇천만원 vs 몇백억원의 규모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자금운용능력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개인의 자산관리능력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대출을 일단 시작하면 그외 모든 소득은 저 작은 회사의 직원 월급주기와 똑같은 양상을 보여줍니다. 거의 모든 지출패턴이 빚을 우선 갚고 나머지는 살아가기에 급급한 형태로 쪼그라듭니다. 이래서야 가정에서도 저 작은 회사와 같이 앞으로의 성장가능성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이럴바에는 차라리 레버리지의 한도를 더 늘려 현재의 답답함을 풀어주는 것이 훨씬 나은 선택입니다. 그런데 가정에서는 이러한 선택을 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해놓고 이자를 납입하면서, 동시에 청약이나 적금 상품을 듭니다. 그냥 대출원금만 갚기에는 뭔가 허전하면서도 불안하다(보유한 현금이 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러나 거의 모든 대출이자는 예적금 이자 + @ 의 형태입니다. 즉, 내가 따로 금융회사를 통해 저축으로 모으는 돈이 대출이자의 총합보다 일반적으로 높을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축과 채무상환을 병행하게 되면 대출회사의 이자부담+금융기관을 통한 자산의 증식 딜레이 시기가 합쳐서 양쪽의 금융회사만 살찌우게 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또 사람의 심리가 5천만원의 대출이 가능한 시점에서 지금 2천만원을 대출중이라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아 아직은 3천만원의 여유가 남아있구나~’라고 생각을 하지 2천만원을 갚아야 할 빚으로 인식하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한번 대출을 시작하게 되면 나중에 자신이 운용할 수 있는 모든 대출을 돌려막다가 결국 끝이 보이지 않는 나락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대출이라는 금융상품을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은 위 대기업의 경우처럼 일정한 프로세스를 지켜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1.   대출을 하려는 목적을 명확히 해야 한다.

돈을 빌리는 이유는 그 허수의 돈을 이용해 나의 이득을 극대화하기 위함입니다.

이 이득은 단순히 금융적인 이득만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거주나 교육, 생계를 위해 어쩔수 없이 대출이 필요하다면 그것으로도 좋습니다. 그러나 그 필요가 단지 높아진 눈높이를 맞추기 위함은 아닌지, 그것을 핑계로 대출을 합리화하려는 자기위선은 아닌지 한번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2.   그 목적에 맞는 아주 선명한 계획이 선반영되어야 한다.

성공한 부동산투자의 대부분의 스토리는 1. 투자대상을 찾아내고 2. 그 부동산을 산후에 3. 다시 그 부동산을 담보로 목돈을 마련후 4. 그 돈을 다시 다른 투자대상에 재투자하여 5. 투자대상들이 목적한대로 값이 오르고 나면 처분하여 이득을 올리는 방식이 대다수입니다.

결국 사람들이 주목하는 것은 ‘얼마를 투자해서 얼마만큼으로 불렸는가?’일테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만큼 자산을 불려냈더라도 그 투자기간 동안 이자에 대한 납부가 가능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결국 자신의 신용을 계속 유지할수 있는 탄탄한 계획이 선행되는 것이 위 성공스토리의 가장 핵심이랄수 있습니다.

3.   계획에 대한 명확한 손해 감안률 & 희망 수익률이 전제되어야 한다.

빚의 대표적인 형태는 채권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채권은 단순히 채무의 권리와 이자율을 담은 증서일뿐 아니라 그 각각의 상품들이 하나의 상품으로서 시장에서 거래가 됩니다. 어떻게 이런일이 가능할까요? 그것은 채권이라는 상품은 그만큼의 위험성과 손해와 이득이 명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대출 역시 채권과 같이 1억에 연10%이자 3년만기 를 지불하는 채권과 같다고 생각한다면 3년간 3천만원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1억(과 보유자산)을 통해 3년내에 3천만원 이상의 이득을 명확히 구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4.   마이너스에서 제로가 되는것도 투자수익인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단순히 은행에 빚지기 싫다는 이유로 꾸역꾸역 인내하면서 대출없이 자산을 증축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그것이 비록 [안전]할지는 몰라도 내 신용과 레버리지를 활용할줄 모르는 것은 그만큼 더딘 효율성을 지니게 됩니다.

늘상 말씀드리는것이지만 투자나 재테크는 하고싶어서 하는게 아닙니다. 할 수밖에 없으니 억지로라도 재미붙여 하는 것입니다. 빚을 갚아나가는건 누구나 힘들고 짜증나고 싫습니다. 하지만 빚을 갚아나가는건 저축과 똑같은 수익을, 오히려 저축보다 더 높은 수익을 메꿔가고 있는것과 같습니다.

5.   대출을 통한 유동성의 확보는 모든 재테크와 투자에서 가장 1순위로 준비해야 할 기술이다.

재테크나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흐름]을 이해하고 그 흐름을 타는 것입니다. 그러나 바다위에서 바람이 불었을 때 돛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그 배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듯이, 모든 자산이 고정자산으로 묶여 있거나 매매가 용이하지 않은 상황이 오면 한순간 그로인해 투자기회를 잃는것 만이 아니라 오히려 기존의 자산이 붕괴될수도 있는 위험에 닥칠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항상 고정자산의 비중이 많을수록 미리미리 대출가능여부와 저렴한 이율의 대출상품에는 귀를 열어두는게 좋습니다.

6.   마지막으로 다시한번 체크할 것은 레버리지는 결코 나의 자산이 아니라는 점이다.

거의 모든 금융상품은 일단 거기에 돈을 넣으면(혹은 빌리면) 그 돈은 더 이상 <내돈이 아님>을 이해하셔야 합니다. 예금을 해놓으면 내돈같지만 그것을 찾으려면 일정기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아니면 이자는 포기해야하죠. 펀드도 마찬가지고 대출 역시 그렇습니다.

또, 다른 금융상품은 전부다 내돈을 맡기면 금융회사가 알아서 지지고 볶고를 하지만 대출은 유일하게 금융회사가 준돈으로 내가 지지고 볶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역으로 생각해보세요. 은행에 돈을 맡겼는데 은행이 제때 이자를 못주거나 운용사가 수익률만큼의 돈을 통장에 찍어주지 못했을때를. 그 은행이나 금융회사들은 순식간에, 정말로 순식간에 망할겁니다. 개인도 똑같습니다. 대출회사의 입장에선.

그리고 이제껏 망해온 우리나라 금융회사들의 전말을 돌아보세요. 거의 대부분이 고객의 돈을 자기돈인냥 막써대고 횡령하다가 망한것들 뿐입니다. 정말로 열심히 일했는데도 망한 금융회사는 손에 꼽기도 힘들만큼 찾기 어렵습니다. 개인도 똑같습니다. 빚을 내어 파산에 이르는 사람들의 거의 대부분은 그 빚을 자신의 자산으로 착각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니 절대로!

빚을 통해 자신의 눈높이를 착각해서도 안되고, 이 빚을 통해 내야할 이자만 계산해 가며 금융회사에 끌려다닐 빌미를 제공해서도 안됩니다. 그렇다고 대출을 ‘돌’보듯 해서도 안되며, 언제라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준비가 사전에 되어 있어야 합니다. 필요하다는 확신이 섰을땐 누구보다 과감하게 사용할줄도 알아야 합니다. 대출을 통해 자산을 운용하는것보다 그에 앞서 빚을 갚는 계획이 몇배 더 중요합니다.

 

자산이 많건 적건 이 시대에서 이 레버리지는 거의 모든 투자(교육, 거주, 금융 등등)에서 거의 필수적인 금융요소입니다.

역사상 금융활동의 첫 시작으로 인정받고 있는 금융상품 역시 대출업(세익스피어-베니스의 상인)이며,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행위야 말로 모든 가치를 화폐로 통일한 뒤 파생된 가장 원초적인 <사람들의 필요성>에 기인해 탄생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이 레버리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금융무기입니다. 그만큼 중요하기도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들과 악영향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이용하고 어떻게 휘두르며 어떻게 상처입느냐에 따라 많은 것들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는 손에 익은 무기가 될것이고, 누구에게는 목을 조여오는 올가미가 될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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