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주변에 주식투자로 돈 번 사람 있는가

작성자
이영승
등록일
2003/09/30
조회수
7895

우리는 재테크라는 용어가 생긴 이래로 많은 투자 운용자산이 등장했음을 보아왔다.

그중에서 주식이라는 자산이 부동산과 함께 21세기를 전후한 가장 대중적인 투자자산으로써 자리매김해 왔다. 지난 10년전과 비교하여 서울과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은 많은 곳은 10배 이상을 호가하는 등, 물가와 비례한 상승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주가는 10년전, 정확히 1994년과 비교하여 약 30%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 우리나라 증시가 1,000포인트를 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땅값은 낮추려고 안달이고, 주식 값은 올리려고 안달이지만 실질적으로 그렇게 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과연 정부의 안이한 행정 탓일까 하고 생각하기엔 그 부분도 없진 않지만 완전히 그것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

 

우리는 흔히 알고 있는 경제 지식 중에 금리가 내리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저평가된 증시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왜 그 이론이 요새는 통하지 않는 것인가. 필자가 생각하는 정답은 세 가지로 풀이된다.

 

첫번째, 저금리의 악순환이다.

일반적으로 낮은 금리는 기업의 실질적인 투자를 유발시켜 기업내 현금흐름을 원활히 하여 기업들의 생산활동이 촉진되며, 내수가 발달하여 국내 소비를 진작시키며 경기가 팽창하는 효과가 있다고들 한다.

 

하지만 DJ정부가 주장한 저금리의 경제는 개도국 상황인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적법하지 만은 않았던 것 같다. 왜냐하면, 은행 금리가 낮아지면서 은행들이 앞다투어 대출세일즈에 뛰어들었고 가계는 싼 이자로 부동산을 매입하며 자연스럽게 부동산 가격 상승이 이루어졌다. 또 저금리로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는 큰 손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임대 수익이 보장되는 부동산 쪽으로 자금 운용을 시작했다.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로 저금리로 자금을 끌어 써서 이익을 유발시키자, 금리 상승으로부터 이를 보호하고자 현금 보유 비중을 늘려가면서 신규 투자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몇몇 중견기업을 제외한 기업들은 주가에 성장성이라는 상승 메리트가 없어졌고, 거래량은 하락하며, 뚜렷하게 증시가 매력적으로 보여지지 않는 상황으로 진행되었다.

 

두번째, 부의 편중이 심해졌다.

한 나라의 소비성향은 GDP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국민들이 골고루 잘 먹고 잘 쓸때 나라 경제가 좋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국민들 모두가 잘 먹고 잘 쓰는가.

 

카드와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등으로 포화상태가 된 지금, 무분별한 카드 사용과 대출로 인해 신용불량자가 양산되고 있으며, 사채가 성행하고, 경기 부진으로 고용이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민들은 기존 생활자금의 반 정도를 소비하고 증권 투자 자체는 아예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와는 반대로 강남지역 등 부유층은 기존 소유 부동산 상승으로 부의 가치가 더욱 증가했다. 이러한 싸이클이 진행되면서 중산층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바벨형 자산 구조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다.

 

세번째, 증시에 대한 불신감이다.

IMF라는 폭풍을 맞으면서 우리나라 경제는 심한 고통에 시달렸다. (다음번에 IMF이 일어난 원인에 대해 언급하겠습니다.) 그러면서 방대한 외국계 투기자금이 증시와 부동산에 몰려 들었고, 200대까지 곤두박질쳤던 주가는 금새 1,000포인트까지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수많은 스타가 탄생했고, 뮤추얼펀드 = 대박이라는 풍조까지 나타났다. 온 국민이 바이코리아 열풍이었고 코스닥에 투자하지 않은 사람은 바보라고 불리웠었다.

 

그러나, 이후 극심한 버블에 주가는 폭락했고, 상투잡은 개미들은 멍하니 시장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100만원 이상을 호가하던 주식들은 증자니, 액분이니 하면서 모조리 주가를 끌어내렸고 그 와중에도 작전 세력들은 피말리는 개미들의 마지막 남은 피까지 모조리 빨아들였다. 결국 시장은 다시 500대를 맴돌았고, 야속한 외국인은 삼성전자 등 대표 우량주를 포식하며 바닥을 긁어냈다.

 

이후 9.11 테러가 발생했고, 외국인들의 엄청난 매수세 속에 장세는 다시 기운을 차리기 시작했다. 개인들은 800선이 돌파하자 다시 한번 랠리 기대감 속에 매수에 가담했고, 기관들 역시 펀드 자금이 유입됨에 따라 뒷북을 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1,000포인트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은 외국인 대량 매도와 함께 940선에서 무너졌고, 조정이라 생각하고 물타기한 개미들은 또다시 물을 먹어야 하는 그야말로 고래등 싸움에서 개미등 터지는 격이 되버린 것이다.

 

결국 증권 시장은 먹을 X만 먹고 못 먹을 X는 못 먹는다는 속설이 이 정도의 설명으로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증권시장의 발달은 수많은 데이트레이더들을 양산시켰고,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온라인 증권회사의 등장과 증권사간의 수수료 세일즈, 약정 유발을 위한 증권사 직원들의 성과급 제도등은 이 땅의 증권시장을 말아먹는 가장 근본적인 촉진제였다.

 

객장에서 가끔 탄식하는 소리와 찌푸린 얼굴을 흔히 볼 수 있다. 물론 위의 큰 세가지의 이유도 있겠지만 가장 분명한 것은 투자자 자신이 생각하는 자산의 개념 문제이다. 주식을 자산의 개념이 아닌 투기와 도박성 자산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절대로 그 시장에서 수익을 얻을 수 없다. 주가는 한 기업의 미래 현금 흐름을 현가화 한 것이고, 그 성장성과 기업의지에 베팅하는 것이다. 그러한 주가를 하루 이틀에 평가하여 돈을 벌려 하는 것은 투기요 도박이다. 한마디로 정의해서 주가는 하루아침에 투자하여서 버는 자산이 아니다. 강남 부동산은 10년을 투자하면서 왜 주식은 하루이틀 빠지면 발을 동동 구르는가.

 

물론 주식의 성격상 장기성 투자종목이 있고, 단기 및 중기성 종목이 있다. 또한 종목 선정 자체에도 많은 애로와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렇다면은 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해 들이는 공을 조금만 이쪽에 투자하는 것도 어렵다고 말한다면 주식으로 돈을 벌 생각이 없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쯤에서 처음 물어 봤던 질문을 다시 던진다. 정말로 주변에 주식투자로 돈 번 사람이 있는가? 없다면 당연하다. 그것은 주식투자에 대한 준비와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시대와 환경을 탓하여 자신이 내몰린 상황을 비관하는 건 미련한 짓이다. 아무리 국내 증시가 미약하다고 하여도 그 중에서도 실력자가 있고 승리자가 있다.

 

다만 그들은 입을 다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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