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이랍시고 시내가 텅텅 비었습니다. “ 어디로들 갔을까?”
'커리어컨설팅' 이라는 말이 다소 생소해서 필자는 그 과정이나 정당성을 설명할 때 은유법을 자주 사용하는데, 여행가는 은유를 자주 사용하는 편입니다.
여행은 어디로든 떠난다는 뜻이지요. 걸어서, 버스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국내로, 아니면 해외로 갑니다. 어떤 사람은 꾸준히 걷거나 차를 타고 목적지에 가고 싶어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비행기를 타고 빨리 가고자 합니다. 그리고 아예 차나 다른 교통수단으로는 갈 수 없는 곳으로 비행기를 타고 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이런 이동수단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이동수단은 그저 하나의 과정일 뿐이죠. 그럼 무엇이 중요할까요? 목적지를 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여행의 컨셉을 잡는 것이 중요하구요. 그리고 목적지에 대해서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나서 이동수단을 걱정해도 늦지 않답니다.
우리 부부 역시 즐거운 휴가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남편의 휴가가 너무 급하게 정해지는 바람에 3주전에서야 휴가 계획을 세울 수 있어서 안타까웠답니다.
아이도 있고 하여, 몇 번 가본 적이 있는 제주도를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너무 바빠서 남편에게 계획과 실행을 일임했답니다. 남편은 우선 비행기를 예약하고, 렌터카를 3일간 예약했습니다. 그리고 숙소를 예약한다고 했습니다. 사실 비행기나 렌터카는 선택의 폭이 크지 않으나, 숙소는 가격대부터 위치까지 매우 다양한 관계로, 며칠을 알아보다가 저에게 전권을 일임하더군요..
마음 잡고 인터넷을 헤매다가 전화로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 “우리 여행의 컨셉이 뭐야? 컨셉을 알아야 숙소를 예약하지.”
- “컨셉이 뭐가 필요해?”
- “컨셉이 분명해야 돈도 아낄 수가 있고, 시간도 아낄 수가 있어. 그래야 계획도 나오고.”
- “컨셉이 뭔데?”
- “컨셉이란 이번 여행을 통해서 무엇을 얻고자 하느냐이지. 관광이냐, 휴식이냐, 휴식도 뜨거운 바닷가에서냐, 시원한 호텔에서인가에 딸려 있어. 그래야 그걸 보고서 숙소를 정하지.”
- “컨셉이야 쉬는거지. 애가 있으니까 테디베어파크나 한번 다녀오고, 바다 속에도 들어가 보고.. ”
- “그래 그럼 알았어.”
경제적인 이유를 고려해 펜션을 알아보다 보니, 딱 컨셉에 맞아 떨어지는 곳이 없어서, 조건 좋은 호텔이 있나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펜션보다는 호텔에서 아이에게 많은 것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장난감, 그림책은 물론 유모차까지 빌려준다더군요. 그리고 쉬자고 가서 뭔가를 해 먹고, 설거지를 하는 것이 부담이 되었는데, 호텔에 묵으면 조식이 해결이 되니, 굉장히 좋지 않더라도 호텔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바닷가에 있고, 수영장도 있어서, 바다에 못 가더라도 물놀이를 할 수 있구요. 다만 해수욕장에서 가깝지 않은 것이 문제인데, 무료셔틀이 운행을 한다고 하니, 해수욕을 하는 하루는 차가 필요없겠다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물론 3일 연속으로 빌리는 것보다 5만원 정도를 아낄 수 있더군요.
이렇게 하고 예산을 짜보니, 렌터가 3일에 중급 펜션정도에 머무를 돈으로 호텔에서 머무를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짐을 싸야 하는지, 무엇을 얼만큼 챙겨가야 하는지 대충 다 나왔고, 이번 주엔 쇼핑을 갈 생각입니다. 조금 더 일찍 휴가 계획을 짰더라면, 백화점 행사기간을 이용했을 텐데, 어쩔 수 없죠.
커리어도 그렇습니다. 자신이 어디에 가서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목적이 있어야 하고, 커리에에도 컨셉이 필요합니다. 어떤 사람이 자기 사업을 갖는 것이 꿈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자기 사업을 하고 싶은 이유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돈, 자유로운 인생, 권력, 리더십, 성취감 등등. 이르고자 하는 곳, 즉 이루고자 하는 것이 먼저 정해지면, 그것에 맞는 컨셉이 필요합니다.
‘돈’이 컨셉 이라면, 남들이 보기에 번듯한 무엇이기 보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아 해메야 하고, 모험의 위험부담을 감수해야만 합니다.
‘자유로운 인생’ 이라면, 안정적인 사업을 해야 할 것이고, ‘권력’ 이라면 권력을 줄만한 곳에 가서 사업을 해야겠지요. 이것은 사람 머릿수만큼 다양한 컨셉이 있을 것입니다.
물론 ‘돈’ 이라는 컨셉 안에서도 그 이유는 다를테지요. 하여간 개인이 원하는 것을 정하고, 컨셉을 정하면, 그 다음은 어떻게 가야 하는 지가 대충은 나오게 마련입니다.
차로 갈 것인지, 배로 갈 것인지, 비행기로 갈 것인지 등등.. 빨리 가고 싶은 사람은 비행기로 가면 되고, 가면서 즐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아니면 아이를 데리고 간다거나, 경제적인 여유가 얼만큼 된다거나 그런 것들을 고려해서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 불가능 한 경우도 있지요. 제주도 이상은 차로 갈 수가 없는 것처럼 말이죠. 어떤 정도 이상의 지위, 돈, 권력 등은 그저 꾸준히 간다고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잘 계획을 세워서 적절한 커리어 패스(path: 길)를 계획해서 그렇게 가야합니다.
짐 챙기는 것도 다릅니다. 많은 사람들이 목표가 분명치가 않아서 이것 저것 마구 챙깁니다. 짐이 당연히 커지겠지요. 하지만 그 안에는 쓸모 없는 것이 너무 많고, 정작 필요한 것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잘 되어야 한다고, 영어도 배우고, 일어도 배우고, 요즘은 중국어도 조금 관심을 가져봅니다. 남들 다 간다고경영대학원도 수천만원을 투자해서 가고, 유학도 갑니다. 하지만, 그것이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것이거나, 정작 필요한 것이 아닌 경우가 허다합니다. 무거운 짐 싸느라 고생만 하고, 돈만 들이고, 들고 다니다가 기운 다 빠져서, 아무데서나 쉬고 싶은 마음뿐이죠. 차라리 가만히 있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가지고 오기도 합니다.
너무 복잡하게 느껴지시나요? 계획 세우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돈이 더 들더라도 패키지 여행을 가면 됩니다. 빨간 깃발만 보고 따라다니면 되거든요. 하지만 여기서 자신의 취향이나 욕심을 내세워서는 안 됩니다.
가이드가 면세점만 데리고 다니면, 가야 하고, 고기 못 먹어도 불고기집에 가서 밥 먹으면 먹어야 합니다. 그래도, 어떻게 할 줄 모르거나, 그런 거 신경 쓰고 싶지 않고, 그런 것도 나쁘다고 생각지 않으면 그렇게 가는 것입니다.
패키지로 된 직업도 몇 개 있습니다. 지금 현재 의사나 변호사 등의 전문직, 공무원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의대를 가면, 사법고시를 합격하면, 대충 가는 길이 정해져 있죠.
대신 그 패스를 벗어나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이런 패키지를 주기 위해 부모들은 지금 자식들을 의대에 보내기 위해서 엄청난 투자를 마다하지 않고, 직장인들이 회사를 그만두고, 고시를 준비하고, 수능을 치는 거겠지요. 하지만 패키지도 잘못 가면, 국제 미아 됩니다.
패키지 여행을 가지 않더라도, 정보만 잘 수집하면, 자신에게 맞는,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두 얻을 수 있는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돈도 덜 들고요. 갔다오면 뿌듯하기까지 합니다. 이럴 경우 엄청난 정보와 치밀한 계획이 필요합니다. 제 동생은 파리로 신혼여행 가면서, 지하철 환승까지 모두 계획을 짜고 갔습니다. 나중에는 계획의 노예가 되는 일이 생기기도 했지만, 어쨌거나 매우 만족한다고 합니다.
안타깝게 커리어에는 이런 정보가 여행만큼 많지 않습니다. 여행은 내가 잘 다녀왔으면 그것을 공유를 하죠. 하지만, 잘나가는 사람들은 자기들이 잘나가는 비법이나, 자신들의 세계를 알려주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요즘 세상에 조금 아는 척, 잘난 척했다가 짱돌 맞을까 걱정입니다.^^;; 그래서 고급 정보는 점점 더 폐쇄적이 되고, 어찌 보면 이런 정보 수집을 할 수 있는 위치만 되어도 성공의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을 하는 목적을 정하고, 컨셉을 정하고 나서는 정보를 줄 수 있는- 정확한 정보를 줄 수 있는 소스를 찾아야 한답니다.
그 소스로는 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 가장 좋습니다. (여행도 최근에 다녀온 사람이 제일 정보를 많이 주죠?). 그런 사람을 찾을 수 없다면, 성공스토리를 읽어서 나름대로 깨우치는 방법이 있고, 발품을 파는 방법이 있습니다. 물론 돈을 주고 전문가를 찾는 방법도 있구요.
하지만 그 누구도 정보, 가이드 라인 이상은 주지 못합니다. 자기가 아무리 자기를 모른다해도, 자신 이상으로 자신가 원하는 것을 잘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여행을 떠날 결심을 하고 떠나는 것 역시 본인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오는 기쁨과 성공의 달콤함과 실패의 쓰디씀을 겪는 것도 모두 본인의 몫이지요.
인생을 긴 여행이라고 생각한다면, 조금 더 만족스러운 여행을 위해 오늘 휴가 계획 짜는 것처럼 내 인생의 목적지를 정하고, 그 계획을 짜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