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돈 모으기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1. 목표 액수를 정하라
1억을 모으느라 죽어라 일하고 지독하게 아끼는 무식한 방법을 택한 결과, 하루가 다르게 앙상해지고 피폐해지고 늙어가는 나를 보면서 가까운 친구들은 모두가 걱정스러운 듯이 혀를 끌끌 찼다.
“그러다 죽겠다. 좀 쉬엄쉬엄 해!”
그러나 쉬어가는 건 절대 못 참는 나는 직코스를 택했다. 자갈밭이라고 한들 돌아가는 것보다는 낫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면 나는 사람이 아니다.
말이 간단하지, 한달을 50~60만 원으로 버티며 수면 부족과 싸워야 하는 날들이 하루이틀도 아니고…. 그러나 덜컥, 1억씩이나 모으겠다고 스스로 장담한 이상 책임져야 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목표 액수를 가지는 건 돈 모으기와 같은 천리 길 행군에서 가장 효과적인 전술인 것 같다. 문득문득 ‘딱 한 벌’ 옷을 사고 싶고, ‘딱 한 잔’ 술을 마시고 싶고, ‘딱 한 번’ 신나게 놀고 싶엇다. 그러나 스스로 정한 목표 액수를 하루라도 빨리 달성하고 싶은 승부욕은 나를 투쟁적으로 밀어붙여 끊임없이 고무시켰다. 심지어 나는 내 방 벽에 1억 모으기 현황판을 만들어 붙였다. 적금통장에 100만 원씩 입금하는 날이면 100만 원씩 숫자를 상향 조정해서 고치는 방식이었다. 지극히 단순하고 원시적이었지만 나를 충분히 자극시키는 재미난 놀이였다.
참고로 내가 목표 액수로 1억 원을 정한 이유는 간단했다.
그 무렵 내가 얼마를 갖고 있으면 불안하지 않을지 견적을 냈다. 그랬더니 결혼자금으로 3,000만 원+전세금 5,000만 원+해외여행 경비 2,000만 원 등 딱 1억이었다.
2. 문제는 얼마씩 ‘저축할’ 것인지가 아니라 얼마씩 ‘저축해야’ 하는지에 있다
투자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권하기를 아무리 어려워도 수입의 절반은 꼭 저축하라고 이른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무작정 수입의 절반을 떼어내 저축하라는 것은 목돈을 만드는 데 있어 본질을 꿰뚫고 있지 못한 조언이다. 취미 생활로 저축을 해보겠다는 것이 아니라, 큰돈을 가져보고 싶다는 야망에 불타오르는 상황이라면 계산법은 분명히 달라져야 한다.
앞서 목표 액수를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돈 모으기 두 번째 전략은 그 목표 액수를 이루기 위해서 매달 얼마를 저축해야 하는지를 산출하는 일이다. 가령 내가 한 달에 수입의 절반을 저축하면 1년 후 얼마가 될까? 하는 순차적 방식이 아니다. 내가 1년 후 1,000만 원을 모으고 싶다면 한 달에 얼마씩 저축해야 하는 것일까? 하는 역순환 방식이 절대로 필요하다.
내가 2년 10개월 동안 벌어들인 돈의 액수는 총 1억 2,800만 원이었다. 이때 내가 수입의 절반을 저축하는 식으로 일을 진행했다면 그동안 6,400만 원을 모았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나는 1억을 먼저 설정해 놓고 지독하게 밀어붙인 결과 같은 기간 안에 1억을 모을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이런 방법은 나 같은 미혼 여성에게 더욱 유리한 방법이다. 부양 가족이 있는 가장이 이런 식으로 최소한의 경비만을 남기고 저축한다는 건 불가능하니까. 이 말은 곧 20~30대 싱글 여성이 부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결코 재테크 수완이 뛰어난 남자들 못지않게 높다는 증거기도 하다. 미혼 여성은 자기 혼자 각오로 얼마든지 돈을 모을 수 있고 써버릴 수도 있는 최적의 조건에 있는 사람들이다.
3. 수입을 월급이 아닌 일급으로 계산하라
소비행위에 한없이 겸손해지고 소박해지는 방법이 있다. 그건 자신의 수입을 월급이 아닌 일급으로 계산하는 것이다.
가령 한 달에 200만 원을 번다면 일급은 약 7만 원 정도다. 그러면 매일 자기가 쓰는 돈이 얼마나 무시 못할 액수인지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다.
5만 원 하는 브라우스를 사 입는다고 치자. 월급이 2백만 원이니까 5만 원 정도는 괜찮겠지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일급으로 치면 오늘 하루 내가 일해서 번 돈이 7만 원인데 그 중 5만 원이나 쓰는 거란 말이야? 이렇게 된다.
#4
단지 돈 1억 원이 아니라, 계획성 있는 삶의 자세가 중요하다
‘여자에게 왜 통장이 필요해? 그리고 만들어봐야 얼마짜리나 되겠냐구? 그 시간에 통장 여러 개 가진 남자를 꼬셔서 내 남자로 만드는 게 더 빠르고 확실하다니까!’
독한 마음으로 빈대 같은 생활을 하며 돈을 모을 때 주위에서 자주 듣던 소리였다. 아, 도무지 깨지지 않는 불패의 신화 신데렐라 콤플렉스!!
그러나 허름한 차림을 하고 새벽 별 보며 집을 나서 저녁 별 보며 집에 들어오는 강행군을 멈추지 않고 독하게 일하면서 계속 돈을 모았다. 내가 단지 돈독이 올라서 그랬을까? 아니다!!
피눈물 나는 노력으로 1억을 모아놓고 보니…, 그동안 모은 것은 단지 돈뿐이 아니었다. 어느새 이제 단순히 방송작가여서 원고료를 받기 위해 쓰는 글과 다른 향기가 풍기는 글을 쓰고 있다. 땀 흘려 돈을 보는 사람들의 웃음이 싱그러워 보이고 인생이 진정 아름다운 것이 괜찮은 남자로부터 데이트 신청을 받았을 때만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무절제와 무계획으로 낭비하던 인생을 확실하게 리노베이션 한 게 틀림없다.
말초적 재미에만 신경이 쏠리던 나에게 세상 풍경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인생이 진정 아름다운 건 괜찮은 남자로부터 데이트 신청을 받았을 대만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방송 일도 덩달아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단순히 방송작가여서 원고료를 받기 위해 쓰는 글과 다른 향기가 풍기는 글을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란….
여성들이여, 잊지 말자. 20~30대 싱글 여성은 누구보다도 부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다. 부양가족이 있는 가장이 최소한의 경비만을 남기고 저축한다는 건 불가능다. 미혼 여성은 자기 혼자 각오로 얼마든지 돈을 모을 수 있고 써버릴 수도 있는 최적의 조건에 있는 사람들이다. 갑자기 아이가 아파 병원 갈 일도 없고, 시댁이나 친정에 큰일이 생겨 목돈을 보태야 하는 걱정도 없다.
주위 경조사라고 해봐야 겁 없이 서둘러 결혼하는 친구들이나 한술 더 떠 아기부터 낳고 보는 성급한 친구들 몇 명만 경계하면 그다지 두렵지 않아. 이왕 목돈을 만들어보겠다고 작정을 했다면 한 살이라도 더 먹기 전에, 한 가지라도 더 챙겨야 할 것이 생기기 전에 서두르는 것이 좋겠다. 한 살이라도 젊어서 좋은 건 나이트클럽에서 부킹할 때만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