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어설픈 ChoJJa들이 소중한 '종자돈'을 지키는 방법

작성자
구재성
등록일
2004/03/25
조회수
13802

처절하게 모은 종자돈 5,000만원을 5%만 남긴 채 날려본 독자 계시는가?  적지 않은 분들이 계실테지만 터팬도 바로 그 주인공이다.  부끄러운 전과지만 터팬과 같은 전철을 밟지 말아달라는 갸륵한 뜻으로 공개할 테니 못된 과거를 손꾸락질 하지는 말아달라.  

 

 8년 전 첫 직장인 은행에 입사하고서, 3년간 갖은 핍박과 설움을 이겨내고 정기적금으로 얼추 5천 만원의 목돈을 만질 수 있었다.  순진한 터팬은 그 3년 동안 월평균 200만원의 수입을 어떻게 소비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기껏해야 주거비와 동료와의 술값, 한 달에 한두 차례의 여행경비 그리고 책값 정도나 들었을까?

 

매월 엄니에게 용돈을 드리고도 120만원 가량을 저축할 수 있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함을 넘어선 오만 방자한 자기자랑일 뿐이라고 꾸짖는 분도 계시겠다.  ^^;; 아무튼 30세 나이에 결코 적지 않은 5천 만원을 만지게 되니 짜르르~한 전율과 아울러 부자가 된 듯한 기분도 들었다.   그래서 조만간 부자꼬랑지의 상징적 수준이었던 ‘1억’ 까지도 어렵지 않으리라는 발칙한 목표도 세웠다.   계속 그런 패턴으로 순진하게만 저축했더라면 1억이 그리 어렵지 않았으리라.

 

 그런데 이런 순박한 터팬을 망가뜨린 것은 다름아닌 ‘주식’ 이라는 상습전과범 이었다.  IMF사태 직후 ‘Mr. 깡’이 한동안 왔다리갔다리 하고 ‘Buy Korea’ 어쩌고 하면서 주식시장이 한창 살아날 조짐을 보였다.

 

 또 이 분위기에 편승하지 못하면 쪼다가 될 것만 같은 분위기도 한몫 했었다.  그 시점에서 제대로 된 곳에만 투자했더라도 지금 한창 잘나가는 뻥쟁이 K씨나 C씨처럼 유명한 재테크스타 가 되었을런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당시의 터팬은 삼국지의 조자룡 처럼 ‘도시담(都是膽:온 몸이 간덩이)’이 아니었을까 싶다.

 

 대개의 어설픈 개미들처럼 터팬도 개미실전투자 성공율 5% 범주에 들어가지를 못했다. 당시 전문가들 말로는 삼성전자만큼이나 괜찮을 거라는 종목에 ‘올인’을 했었는데도 말이다. 

 

결과는 글자 그대로 쪽박이었다.   쪽박化 기간이 1년 이상 길었던 만큼 손절매의 기회도 있었건만, 미련스럽게도 ‘최소한 원금회복’의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오매불망 기다렸다가 결국 250만원만 남긴 채 Game Over 되고야 말았다.

 

터팬또한 어리석은 패배자들이 늘 그랬듯이…

“지하단칸방 보증금과 그 5천 만원을 보태서 직장근처의 소형아파트라도 샀더라면?” “그 돈으로 땅을 샀거나 정기예금에 담근 채 푹 절여두었더라면 또 어떠했을까?”  따위 등의 자책과 후회로 범벅이 된 채로 통한의 세월을 지냈었다.  

 

패배의식은 말할 것도 없었고, 잃은 돈 말고도 그 후폭풍은 말로 표현 못할 지경이다.  재테크 수업료치고는 너무도 값비싼 대가를 치른 것이다.  

 

터팬은 그 일을 겪고 나서 종자돈에 대해서 평범하지만 소중한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농사꾼은 굶어 죽더라도 種子를 베고 죽는다.] 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아무리 먹고 살기 힘들어도 씨나락 만큼은 소중히 다룬다는 뜻이다. 터팬이 농사꾼은 아니었지만 그 종자돈만큼은 지켰어야 했다.

‘종자돈’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농사꾼의 씨앗’처럼 미래를 향한 희망과 눈물의 ‘엑기스’ 일 것이고,  

근면하고 성실한 ‘우리 농사꾼의 씨앗’은 다가올 파종기에 고이 심어 수 백배의 열매를 얻게 할 '고귀한 생명체' 이고, 나아닌 후손을 위해서라도 온전히 보존해야 할 '위대한 유산'이란 말이다. 

 

 터팬은 애써 모은 이 귀한 씨앗을 땅에 뿌리지 않고 투전판에 내던졌다.  딴 넘은 몰라도 나만은 틀림없이 한몫 챙길 것이라는 어리석은 확신을 가지고서 말이다. 재테크 게시판을 보면 “종자돈을 어떻게 할꺼나?” 類의 질문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 게시자가 그 돈을 모으느라 적잖은 세월을 얼마나 애태웠을지 그 얼마나 가치 있는 씨앗인지 잘 안다.  그렇지만 소중한 그 돈의 秘史를 상당 부분 공감하기 때문에 어쩌다 다음과 질문을 접하면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3천 만원이 모였어요. 어느 종목에 투자하면 좋을까요?”

“수익률 빵빵한 펀드를 추천해주실래요?”

“대출 껴서라도 유망한 부동산에 투자하고 싶은데요?”

“엘지카드 전환사채 지금 사도 될까요?”

“10억을 빨리 만들려면 어떻게 하죠?”   등등……  

 

왜 많은 사람들은 종자돈을 모으던 그 착실했던 初心을 끝까지 지켜내지 못할까?  왜 목돈 좀 생기면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지 못할까?   자신의 실력을 키울 생각도 없이 스스로를 안믿으면서도 왜 절대 책임 안 져주는 타인을 더 쉽사리 믿을까?

 

씨앗은 농사꾼의 마음처럼 안전하게 지켜야 한다.  

안전하게 지키고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가?   말 그대로 뿌리고 나서 병충해 없이 더 크게 키우기 위하여 갈고 뽑고 거름 주고, 기후나 환경변화에 안테나를 세워 신중하게 판단하며 더욱 좋은 품종으로 개량하기 위한 안목과 실력을 키워야 한다.

 

이런 기본적인 노력조차 게을리 한 채 누군가가 대박 투자정보를 안겨주기만을 바란다면 당신도 쪽박 0순위 후보자일 뿐이다.

 

 그러면 안전한 고수익 투자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삼성전자나 SK텔레콤 주식? 요즘 뜨는 리츠?? 천안/아산 지역 부동산??   이들 말고 또 어떤 것이 더 좋을까?

 당신이 어디선가 ‘절세무공비급’ 을 손에 넣어 몇 년간 상당 수준의 내공을 키운 후에 세상에 출사표를 던져봤쟈 당신같이 순진한 초짜들만을 노리며 도와주는 척 사악한손길을 뻗치는 하이에나들의 '밥'이 될 뿐이라는 현실을 잊지 말아주길 바란다.

 

 그러니깐 그냥…당신은 스스로 Chojja임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그런 것들에 신경 쓰지 말고. 몇 템포만 더 참고 기다리면서 아직은 똥꼬 편한 기초상품에 차곡차곡 저축하고 예금하면 어떨까?

그래서 좀더 모이거든 점 찍어둔 집도 장만하고, 또 더 모이면 사업밑천도 장만하고, 위험에 대비할 수 있게 암 보험이나 종신보험도 들고… 그냥 여태 하던 대로 살면 안될까?

 

 Chojja 답게 착실히 아끼고 저축하면서… 틈나는대로 조용히 재테크 내공을 키우다가 자신의 실력으로 배팅하는 게 괜찮지 않겠는가?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때가 되어 당신의 안목과 관심이 일정 수준에 도달한 만큼 여태 하던 기초상품말고도 안전고수익 투자상품은 저절로 짜~안! 하고 나타날 것 임을 의심할지 말자.

 

전문가들이나 주위에서 추천하는 투자처에 맹목적으로 믿고 올인 했다가 손실이 나면 정부 탓, 전문가 탓, 금융기관 탓 안 할 자신 있는가?   

 

뉴스에 소개된 ‘성공스토리’처럼 당신도 그대로 따라 했다가 그넘처럼 못 벌면 팔자려니~하면서 쉽게 잊어 줄 수는 있는가?  

 

종자돈에 대한 각 분야 전문가들의 한마디가 난무하고 종자돈 굴리기에 대한 조언도 Case By Case로 수억 개는 될 듯 하다..  틀린 말 거의 없고, 잘 찾아보면 고마운 조언도 있다.  

그렇지만 말이다.

 

조만간 종자돈을 만지게 될 것이고, 종자돈굴리기에 머리털 빠지도록 고민하게 될 ChoJJa 여러분만큼은 누가 뭐래도 잊지 말고 지켜야 할 ‘종자돈의 철학’이 있다.  

바로 ‘굶어 죽더라도 머리에 베고 죽는다’ 는 농사꾼의 그 마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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