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강서재의 '나는 남자보다 적금통장이 좋다' (1편)

작성자
모네타
등록일
2004/07/19
조회수
10300

3년이 채 안되는 시간동안 1억을 모으고 나서

"나는 남자보다 적금통장이 좋다"고 겁없이(?) 외친

VJ특공대의 강서재 작가가  모네타 회원님들을 위해 칼럼을 제공해 주셨습니다.

강서재씨의 좌충우돌 목돈모으기 스토리를 들려드립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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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가 직장생활 5년째에 접어들었을 당시 통장잔고는 달랑 700만 원!!

먹고 싶은 것 많고 입고 싶은 것 많은 스물몇 살의 아가씨에게, 그것도 일에 치이다 치이다가 지쳐버려 어딘가 몇 달 훌쩍 떠나버리고 싶은 유혹을 받은 아가씨에게는 그야말로 알량한 액수였다. 옷장 안에는 최첨단 유행 패션을 모두 옮겨다 놓은 것처럼 보이는 옷들이 수북이 들어앉아 있지만, 떠나고 싶은 데 떠날 수가 없고 쉬고 싶은 데 쉴 수가 없는 상태에 부딪혀버렸다.  

 

이 때 이제부터라도 빈 통장을 채워 넣기 시작해 지난날 내실 없이 펑펑 쓰는 것으로 에너지를 낭비하던 시간들을 보상해야 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1억씩이나 모으기로 결심한 마당에 뭔가 원초적인 전술이 필요했다.  

 

별다른 투자 테크닉을 가졌을 리 만무한 관계로 적금통장이라는 단어에 최종 방점을 직고 은행으로 달려갔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껌 한통 주세요”라고 말하면 아줌마가 한 통 집어주며 “300원이에요!”라고 대답해 주는 것처럼, 적금통장을 만드는 것도 간단한 것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적금통장 하나 만드는 데도 다 방법과 요령이 있었다.  

 

이 글을 읽는  모네타 회원님들은 '누워서 떡먹기'(?)였겠지만, 필자는 나름대로 큰 고민을 했다. 그래서, 나름대로의 원칙을 세우고 저축을 시작하기로 했다.

 

우선, 얼마씩 부어야 할까?  

 

나는 조금 무리한다 싶은 게 좋다고 생각한다. 적금통장의 강점은 뭐니뭐니 해도 강제력이 아닐까. 한 번 부었다 하면 끝날 때까지 무슨 일이 있어도 붓는다.  

 

 

기간은 몇 년짜리가 좋은 거야?  

 

적금통장은 무조건 1년을 부어야 하는 것으로 알았던 나는 정말 세상 물정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었다. 요즘엔 은행마다 적금 만기를 최소 6개월부터 최장 1, 2년까지 다양하게 구비해 놓고 있다. 초보라면 6개월 정도가 좋을 거란다. 맞는 말인 것 같다. 초보에겐 일단 성취감을 맛보는 게 필요할 테니까.  

 

적금 액수도 정했고 기간도 정했지만 여전히 문제가 남았다.  

 

은행마다 적금 상품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사실. 그럴 땐 딱 한 가지만 보면 된다. 해지 시 불이익이 가장 큰 것으로 하면 틀림없다. 이자를 기준으로 보면 연동 금리니 확정 금리니 복리니 뭐니 해서 계산법이 무척 복잡하다. 은행 직원이 아무리 쉬운 말로 설명해 줘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냥 해지 시 불이익이 크면 클수록 알짜배기 상품이라는 뜻이다. 딱 하루만 남겨놓고 해지해도 이자는 한 푼도 못 줘요! 이렇게 으름장을 노을수록 훌륭한 상품이란 말씀!  

 

 

#2 

이제 적금통장 몸집을 불려볼까?  

 

월급의 80%를 저축 시작!

 

배불리 먹고 이쁘게 꾸미는 재미에 살던 아가씨에겐 쉽지 않은 일이었다. 처음 한두 달은 어떻게 모면한다고 해도 달이 바뀔수록 생활 전반에 체증이 생기기 시작하는 건 피할 도리가 없었다. 엄청난 인내심으로 버티면서 몇 달이 지나고 1년이 지나고… 후배가 옷 한 벌 못 사 입는 선배를 불쌍하게 생각해 면 티에 면 바지를 슬쩍 주고 가기도 하고, 으레 후배들 밥값은 선배가 내주는 업계 관행을 과감히 무시한 바람에 뒤에서 조잘조잘대는 후배들의 값싼 안주거리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도 즐거웠다. 돈 모으는 재미를 알아버린 것. 비록 생활은 궁색하기 짝이 없었지만, 하루가 다르게 몸집을 불려가는 통장만 보면 언제 어디서든 웃음이 나온 것이다.  

 

거의 일주일에 한 번꼴로 은행에 들러 100만 원씩을 넣었다고 하니… 근데 이 ‘일주일에 한번 꼴로 100만 원’이란 소리에 놀라지 말기 바란다. 절대로 나는 엄청난 고액 연봉을 받는 직장인이 아니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1. 목표한 곳까지 빨리 가고 싶다면 수입을 늘려야 한다  

 

꼬박꼬박 정해진 월급으로 사는 샐러리맨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프리랜서인 방송작가라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그것으로 모든 핑계를 대기엔 밤 시간을 쪼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내 친구 K가 있고, 틈틈이 교정 일을 하면서 몇십만 원이라도 챙기는 M양의 노력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자릿세 내라는 깡패들의 행패를 견디며 주말이면 공원에 나가 테이크아웃 커피 마차를 운영하는 듬직한 J군도 있다.  

 

그들 모두 ‘나인 투 파이브’에 목숨 걸고 살아야 하는 이 도시의 샐러리맨들. 아무리 그래도 직장 생활만으로도 이미 죽을 맛이라고 생각된다면 하지 않아도 좋다. 모두 그렇게 하라는 것이 아니라 단지 ‘빨리 가고 싶은 사람’에게만 하는 말이니까.  

 

 

2. 핸드백 속에 통장을 넣고 다닌다  

 

지갑 속에 돈 한푼 없다한들 어찌 기죽을쏘냐. 통장을 펼쳐보면 이토록 많은 예금 액수가 두둑히 쌓여가고 있는 걸 뭐. 사람의 재산은 지갑 속의 현금이 아니라 통장 속의 저축 액수라는 사실, 자나깨나 잊지 말자.  

 

  

3. 라이프사이클을 적금통장의 뒷자리 숫자를 기준으로 회전시킨다  

 

적금 액수 현재 스코어 1,300만 원! 흠, 퍼머는 2,000만 원 고지를 달성하고나 생각해 보자고. 동해안 바람 쐬는 거? 3,000만 원 정도는 가진 여자라야 부릴 수 있는 사치 아니겠어?  

 

 4. 적금통장은 모두 두 개  

 

하나는 100만 원 단위로 넣는 매일매일 부자적금, 다른 하나는 몇만 원 혹은 몇십만 원 단위로 남는 자투리 돈을 넣는 적금통장. 어쩌면 나를 성공으로 이근 것은 매일매일 부자적금이 아니라 자투리 적금통장일지도 모른다. 작은 돈부터 아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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