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완벽한 휴식으로 효율적으로 살기

작성자
김현정
등록일
2005/03/11
조회수
12486

인생을 흔히 마라톤에 비유합니다. 쉬지 않고 목적지를 향해서 뛰어 가야 하지요. 체력안배라든가 여러 면에서 인생과 비유가 많이 되지요.  저도 즐겨 사용하는 비유이고요. 하지만 요즘 읽고 있는 책에서 인생을 조금 다른 패러다임으로 보더군요.

 

바로 단거리 경기의 연속이라고 ... 그 이야기에도 공감이 많이 갔습니다.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는 데에는 마라톤의 비유가 맞겠지만, 우리가 살다 보면 하나의 목적만 바라보고 사는 게 아니라는 거죠. 오늘 중으로 마쳐야 하는 기획서가 있고, 이번 달 말에는 중요한 시험이 있고, 3년 내로 내 집을 마련해야 하고… 이런 무수하게 많은 단기 계획이 있게 마련입니다.  장기계획을 세우게 되면 이런 중, 단기 계획이 많이 나오게 되지요.

 

이런 단기 계획을 세우게 되면 그것을 향해서 스프린터가 되어 폭발적인 에너지를 내어야 한다고 합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500 미터나 1,000미터가 아니라는 겁니다. 100미터나 200미터 내에서 에너지를 폭발시켜야 합니다.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의 표정은 지치고, 고독해 보이며, 괴로워 보이기 까지 하지만, 이런 스프린터들의 표정은 언제나 저돌적이며, 의지에 불타고 있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일에 임한다면 아무래도 일에서 더욱 성과를 낼 수 있겠지요.

 

하지만, 폭발적인 속력으로 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휴식이라는 것입니다.  언제나 사람이 100미터를 뛰는 것처럼 1,000미터, 10,000미터를 뛸 수는 없습니다. 그러다 보면 정말 숨이 끊어지고 말겠지요. 따라서 100미터를 뛰고 효과적으로 재충전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합니다. 이것은 육상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에 동일하게 적용이 됩니다.

 

학자들이 세계적으로 Top을 하는 선수들과 그렇지 못한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비디오로 촬영하여 분석을 했다고 합니다. 우선 두 부류의 선수들 모두 경기에는 높은 승부근성을 보이며, 폭발적인 에너지로 경기에 임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Skill 이라는 부분에서 조차 그다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만 차이가 나는 것은 그들이 잠시라도 시간이 날 때라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선수들은 이 시간이면 호흡을 고르거나, 혼자서 무슨 말을 중얼거리거나, 먼 곳을 응시하며 잠시 자신을 외부로부터 단절시킨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쉬는 시간에도 경기 때와 마찬가지로 흥분해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심폐기능을 조사해 보았더니, 잠시 쉬는 동안의 세계적인 선수들의 심박은 정상상태 가까이까지 떨어졌다가 경기 시작과 함께 다시 올라간다고 합니다.

 

이 책의 저자들은 그래서 이런 잠시 잠시 쉬는 행위를 해주지 않으면 결국에는 에너지가 고갈되어 큰 위기를 겪게 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과로死를 한다던가,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거나, 우울증에 빠져버릴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쉬는 것은 열심히 일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10초를 쉬더라도 완벽하게 쉴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쉬는 힘’ ‘재충전’에 관해서 강조를 하지만, 이렇게 스포츠와 관련해서 설명이 된 것을 보니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완벽하게 쉬는 것일까요? 우선 우리의 하루를 되돌아보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새벽같이 일어나서 교통체증 속에 운전을 하며 출근을 하거나, 만원버스나 지하철에 시달리며 출근을 합니다. 출근을 하자마자 커피를 마시지요. 그리고 계속 일합니다.  가끔 쉴 때는 또 커피와 담배를 하게 마련이구요.  점심은 후다닥 먹어 치우고, 오후가 되면 또 졸음을 쫓기 위해서 커피를 마시게 됩니다.  야근을 하거나, 동료들과 어울려서 술을 하지 않는 날이면 퇴근을 해서 저녁을 먹는데, 점심 먹은 지 7시간 정도가 흘러서 정말 배가 고픈 상태에서 과식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부른 배를 안고 드러누워서 TV를 봅니다. 

 

TV 앞에서 잠이 든 것을 다른 식구가 깨워서 겨우 방에 들어가서 잠을 청합니다. 그나마 많은 사람들이 불면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낮에는 정신 차리려고 커피를 계속 마셔대고 밤에는 잠이 오지 않아, 술을 한잔하거나, 수면제를 먹기도 합니다.  술을 마시거나, 낮에 카페인을 많이 섭취했다면 잠을 자도 푹 잘 수가 없습니다.

언제 재충전이 되었을까요?  겨우 몇 시간 자고 일어나면 100% 에서 70-80% 채워진 셈이죠. 그럼 이 상태로 다시 일을 합니다.  주말이 되면 또 조금 회복이 됩니다.  그리고 휴가철이 되면 또 조금 더 많이 회복이 되고요.  체력이 좋은 20대라면 모를까 나이가 먹을수록 일을 할 때 소비되는 에너지는 많아지고, 회복되는 에너지는 적어집니다.

 

따라서 이런 일상에 곳곳에 재충전을 하는 ‘의식’을 만들어 놓을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의식’을 우리는 이미 행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이빨을 닦고 면도를 하는 것이 이런 의식의 일종입니다.

미국에서 군인들을 위해 오랫동안 이빨을 안 닦아도 되는 약품, 면도를 하지 않아도 되는 로션을 개발하였지만, 사람들은 이 편리한 것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빨을 닦고, 면도를 하는 것은 내가 살아나가는 데에 있어서 중요한 ‘삶의 증거’이자 ‘의식’인 셈이죠.

 

이런 의식을 조금 더 재충전에 잘 활용하고 있는 효율적인 사람들을 우리 주변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아침에 정신차리기 위해 커피를 마시는 대신 온 집안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 사람.    담배를 피우는 대신 일이 잘 안 풀릴 때는 회사 계단을 오르내리는 사람.    신경을 곤두세우기 보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쉼 호흡부터 가다듬는 사람.   TV 앞에 드러눕기보다 저녁 식사 후면 식구들과 동네 산책을 하거나 가볍게 운동을 하는 사람.    쉬는 동안에도 회사일 때문에 좌불안석이기 보다 주말이나 휴가 때는 절대로 연락 할 수 없는 사람. 

그리고 카페인과 당분의 섭취를 줄이고, 규칙적이고 바른 식습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입니다.

 

저에게도 이런 습관이 하나 있다면, 대학원 간 이후로는 저는 잠자기 전에는 꼭 잠옷을 입습니다.  잠옷을 입고 자면 더 푹 잘 수 있고, 잠옷을 안 입었을 때는 잠이 잘 안 옵니다. 생각해보니, 이것이 제가 푹 쉬기 위한 ‘의식’인 것 같습니다.

 

세계적인 마라토너의 평균 속력은 100m를 18초에 달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단거리 선수들은 10초 정도면 달리죠.  우리에게 마라톤 선수처럼 중간에 쉴 곳이 주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면 10초에 달리고 제대로 쉬고, 다시 한번 최고의 속력을 낼 수 있는 삶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피곤을 끌어안고 살기보다, 적극적으로 이 피곤을 격파하기 위해서 노력을 한다면 더 효율적으로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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