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보험이 필요없는 욕심쟁이

작성자
김광주
등록일
2005/03/16
조회수
12507

로또 5등, 까짓 안 맞으면 어떤가? 인생이 바뀌는 건 1등이지 5등이 아니다.

기껏 5등 맞으려고 로또하는 사람은 없다. 보험도 마찬가지다.

삶이란 그야말로 지뢰밭이다. 여기저기서 크고 작은 폭탄들이 막 터진다. 물론 그 중엔 휘황찬란한 축포도 있지만 인생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어버리는 대형지뢰도 있다.

 

보험은 그런 대형지뢰를 밟아 그야말로 장미 빛 인생이 하루아침에 억울한 인생으로 확 바뀔 수 있는 불안 때문에 가입한다. 쭉정이 같은 지뢰들이야 서너 번 밟는다고 해서 인생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사람들을 만나보면 그런 쭉정이 같은 지뢰 대비용 보험을 우선시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물론 그런 자질구레한 위험은 발생확률 역시 높다. 로또 5등에 걸릴 확률이 가장 높은 것처럼. 물론 그렇게 해서 비록 얼마라도 보험금을 지급 받으면 나쁠 것은 없다. 그런데 그렇게 지출되는 보험료 역시 합쳐보면 만만찮다. 더 큰 문제는 그런 보험을 몇 개나 가지고 있으면서 ‘보험 많이 들었다’고 안심한다는 점이다. 마치 5등짜리 로또 몇 장 거머쥐고 인생이 바뀔 것을 꿈꾸는 사람과 같다.

 

보험은 원래 잇속으로 판단해야 할 것은 아니다. 뭔 말이냐 하면, 보험은 항상 ‘손해’라는 전제를 가지고 가입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와 동시에 또한 마음을 비우고 가입해야 한다. 즉, 보험은 내가 아닌 남을 먼저 돕는다는 공동체적 사고를 가질 수 없는 사람이 가지고 놀기엔 그 자신에게 너무 위험한 상품이다.

물론 여러 가지 방법으로 보험을 재산증식의 수단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도 있으며 내 고객 가운데는 순전히 그럴 목적으로 제안하고 가입시킨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단지 내 고객파일의 10%-20% 정도를 차지하는 소위 자산가 그룹이며 그런 그들 역시 광의적으로는 타인을 위해 보험에 가입된다. 단지 그들 자신이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지 못할 뿐이다.

 

10명의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1명의 치료비나 그 유가족의 생활비를 돕는 것이 바로 보험이다. 멀리 생각할 것도 없다. 내가 낸 적은 보험료로 내가 선택한 배우자와 내가 낳은 자식들을 도울 수 있는 것이 보험이며 독신자들의 경우 그 부모형제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것이 곧 보험이다.

 

그래서 나는 경제적인 납입능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보험 없이’ 살아갈 수 있다는 사람이나 혹은 보험이 ‘필요 없다’며 잡상인 대하듯 하는 사람에겐 가차없이 ‘욕심쟁이’임을 선포한다.

그들은 두 가지 점에서 크게 이기적이며 욕심쟁이다.

 

첫째, 험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닥칠 수 있는 온갖 위험들이 오로지 남의 것이기만을 바라는 점에서 크게 이기적이다. 동시에 자기의 행복지수만 높이려 애쓴다는 점에서 욕심쟁이다.

두번째, 만약의 경우 닥칠 자신의 불행으로 주변 사람을 경제적으로 더욱 힘들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방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기적이며 자기를 위한 주변사람들의 지출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그에 대한 자신의 지출을 꺼리고 있다는 점에서 욕심쟁이다.

 

물론 자신에게 닥칠 위험비용을 스스로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하면 적어도 이 두번째 기준에선 해방될 수 있다. 그러나 스스로 준비할 수 있기까지 창창한 세월 동안의 위험은 또 어쩔 것이며 그런 준비를 호락호락 지켜보고 있을 만큼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사회는 그다지 너그럽지 못하다. 

 

실용적인 잣대로서만 보더라도 제대로 된 보험을 가지지 못한 사람 혹은 현재의 건강만을 믿고 가입을 미루는 사람들은 100% 후회한다.

 

첫째는 건강을 잃고 난 후 후회하며 다시는 가입할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평생을 불안해 한다.

둘째는 가입할 조건이 되더라도 보험료가 너무 비싸 포기하거나 혹은 또 계속 미루다 첫째와 같은 경우를 맞이한다.

 

100% 후회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병들어가는 것이 곧 인생이고 계획대로만 되지 않는 것이 우리네 삶이며 나이의 증가에 따라 절대적인 보험료는 덩달아 상승하고 한번 정해진 보험료는 끝까지 지속되기 때문이다.

 

보험은 이렇게 먼저 겸허한 마음으로 가치지향적인 사고를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계량적인 분석은 오히려 그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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