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재테크 잘못해서 이렇게 망했다!!!(3)

작성자
장임택
등록일
2004/12/01
조회수
16752

주식시장은 하루도 끊이지 않고 이야깃거리가 생겨나는 곳이다. 필자가 증권회사 경력 10년 동안 듣고 겪은 일을 이야기로 풀어내자면 ‘증권시장 천일야화’ 정도는 뽑아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필자는 그 많은 이야기 중 당사자들에게는 가슴 속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겨져 있는 처절한 실패담과 부끄러운 실수담을 중심으로 이곳에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 있다.

오늘은 파릇했던 나의 신입사원 시절로 돌아가 본다.

 

그 시절, 하루하루를 긍정적인 긴장 속에서 살고 있던 필자에게 유혹의 손길을 뻗치는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L대리이다. 저녁이나 먹자는 말로 시작하는 그의 제안은 언제나 그렇듯이 알코올 트레이닝으로 마무리 되어지기 쉽상이었다. 학생시절 막걸리와 소주로 거칠게 단련된 몸에 그가 부어주는 맥주와 양주의 자극은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었고, 지금까지 끈끈하게 이어지고 있는 술과의 인연은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아무튼…

그러던 어느 날 , 술자리에서 L대리가 고민을 이야기 해왔다.

당시 L대리는 주식으로 자신은 물론 일부 고객들까지도 함께 대박을 내고 있던 상황이었다.  배후에는 작전세력이 있었으니, 3개월전 한 세력이 대주주와 결탁을 해서 **약품 주식을 매집하기 시작한 것에서 시작된다. L대리도 연줄이 있어 그 종목을 초창기부터 매집하였는데, 3개월이 지나자 9,000원대의 주식이 7만원대로 급상승 했고, 때문에 L대리는 3개월 만에 수 억을 챙길 수 있었다.

 

L대리와 함께 대박의 기쁨을 누린 고객 중 한 사람은 벼락돈에 대한 보답으로 수익 중 일부를 그에게 주고 싶어했다. L대리의 고민은 바로 이것이었다. “현금으로 드릴까, 아님 물건으로 드릴까?” 하는 고객의 물음에 L대리의 고민이 시작된 것이다.

 

그는 오랜 고민 끝에 현물을 선택했다.

받은 물건은 그 당시 최고급승용차인 ‘000’

 

그리고 얼마안가 IMF가 터졌다. 주식시장이 생긴 이래 가장 처참했던 시절이 시작된 것이다. 종합지수 600P에서 300P로 급락, 주식투매로 인한 하한가 30일 연속 발생, 환율급등, 유가급등, 빈부격차 확대 등 악순환은 그칠 줄 몰랐고, 그 때 주식시장에 참여했던 사람들 대부분이 알거지로 거리에 나앉게 되었다. 다들 기억하겠지만 당시엔 두 집 걸러 하나씩 주식으로 알거지 된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의 L대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뭐, 그도 당연히 쪽박을 찼다. 하지만 그에겐 화려했던 시절의 기억을 담은 전리품이 있었으니, 고객에게 받은 최고급승용차 ‘000’이 남아 있었다. 생각해 보면 불행 중 다행인 것이, 만약 고객의 제안에 현금으로 대답했다면 그 돈도 고스란히 매매에 쓰였을 것이고, 그나마 건진 차 한대는 꿈도 못 꿨을 일이다.

 

L대리의 문제는 몰빵에 있었다. L대리는 자신의 전부를 걸어 달랑 차 한대 건진 것이다. 몰빵이 그 만큼의 높은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아는 것을 실천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듣는 주식실패자들의 대부분이 이 올인의 그림자에 묻힌 경우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평소에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넌다는 소심맨 조심녀도 상승장의 유혹엔 몰빵이라는 과감수로 뛰어드는 것을 보면 문제는 위험성을 아냐 모르냐에 있는 것 같지 않다. 어쩌면 감정이나 충동을 다스리는 것에 문제해결의 방향이 있는 지도 모른다.

 

분산투자, 분산투자.. 머릿속에 확실히 새겨 두도록 하자. 이것이 절대적 진리이다.

그리고 맨 처음 투자하려고 마음먹었던 액수에 무리한 배팅을 하지 말자.

붉은 화살표가 하늘을 찌르고 몰빵의 유혹이 귓가에 맴돌 때는 쪽박찬 자신과 가족의 모습을 떠올리자.

 

몰빵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L대리가 고급승용차 한 대를 남기고 다른 투자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다친 편이긴 했지만 그 여파는 L대리의 삶에 뚜렷한 자국을 남겼다.

물론 지금은 그 때의 실패를 교훈 삼아 나름의 성공에 달하였지만, 상처를 딛고 일어서기 해 그가 들인 시간과 노력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시 매집을 담당했던 사람이 쪽박과 함께 징역3년을 살고 나온 것을 생각하면 그는 정말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늘 이야기 하지만 주식은 도박이 아니라 투자이다. 그리고 투자란 여유자금을 이용해 ‘적당히’ ‘알맞게’ ‘장기적’으로 하는 것이다.

 

주식에 쉽게 인생을 걸지 않았으면 한다. 정 하고 싶다면 장기적인 적립식 투자를 권하고 싶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보장되지 않는 돈에 모든 것을 걸만큼 우리 인생이 값어치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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