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 책을 두 번째 읽어 나가면서 밤잠을 쉽사리 못 이루고 뒤척이게 된다.
조정래님의 [태백산맥]때문이다. 대형 서점에서 근무하시는 착부동 회원님께서 싸게 구입해 주셔서 큰 맘먹고 이 열 권의 책을 독파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처음 읽을 때는 머리가 아프더니 어이하여 두 번째에는 가슴이 삘삘 아파 오는 것일까?
이 책은 해방 직후 무렵의 여순반란 사건과 6.25전쟁 즈음을 배경으로 지어진 10권의 대하소설이다. 그야말로 각 권마다 300페이지가 넘는 데다가, 전남 벌교 사투리 일색이어서 처음 읽을 때는 마치 전문번역서를 읽는 기분이었다. 어쨌든 터팬도 한국인인지라 대충 알아볼 수는 있었고, 기어이 마지막까지 훑어 내려가는 데는 성공했다.
그래도 워낙 저릿저릿했던 카타르시스와 사상적, 역사적 깊이를 한번 더 만끽하고자 두 번째 독파를 시도 하고자 했는데, 제3권의 주인공인 계엄사령관 심재모와 그 지역의 정신적인 짱 역할을 하는 서민영 선생과의 대화에서 농민과 지주와의 관계를 조명하고 재해석 해주는 부분에 이르러 알 듯 모를 듯한 깨달음이 밀려 들어왔다.
이 방대한 스토리를 여기에다 copy 하고 싶진 않다. 그런데 이 책을 접해 보지 않으신 독자들께서는 지금부터 떠드는 터팬Story를 읽고서, 뻑 하면 명분도 없이 트집잡는 H당처럼 빨갱이라고 빡빡 우겨댈지도 몰라서 조금 조심스럽긴 하다.
허나 애초부터 그런 어거지에 꿈쩍도 할 터팬도 아니고, 또 무식한 국가보안법에 해당할 것 같지도 않아서 자신 있게 풀어 보련다.
[태백산맥]의 상황에 비유하자면 우리 재테크 초짜들은 하나같이 당시의 80%를 구성하는 소작농에 해당한다.
작금의 현실이 못돼 쳐먹은 지주들에게 속박 당하여 기껏 농사지은 곡물의 70~80%를 어쩔 수 없이 소작료로 갖다 바쳐야 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지주와 마름 녀석들의 사적인 노역에도 노동력을 제공하지 않으면 그나마 소작권조차도 빼앗겨서 굶어 죽거나 유랑거지가 될 수밖에 없던 당시의 상황이 어쩌면 지금의 현실과 그리도 비슷할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봉건시대에도 그랬듯이 땅을 가진 지주들은 고위 관리와 정치권에게 끊임없는 러브콜을 보내어 그들의 재산과 기득권을 유지하는데 철저히 이용한다.
1894년 동학농민봉기도 부패한 관리와 지주의 핍박에 못 견뎌 자발적으로 일어난 운동이고, 1919년 3.1운동 또한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일본 놈들이 기득권층(지주)과 결탁하여 그 지배권을 강화하고자 만든 동양척식회사의 횡포에 대항하려는 정당한 생존권 사수 운동이었다.
그 후에도 전국적으로 농민을 주축으로 수천 개의 크고 작은 단체가 자생하였고, 또 다양한 형태의 개혁운동으로 발전하였다. 허나 그와 비례하여 일제와 지주들에 의한 탄압은 더욱 심해진다.
드디어 1945년 해방이 되고, 사는 꼬락서니가 좀 나아지려나 기대했지만 美군정이 일방적으로 시행한 공출 제도로써 대다수 농민들의 삶은 별반 나아지지도 않았고, 친일파들조차 처단하지도 않은 채 고스란히 정치경제의 주도 세력으로 묵인 해주면서 소작농들이 그토록 염원하던 토지개혁조차 물 건너 갈 지경이 되자, 결국 1946년 대구항쟁과 1948년 전남 여수의 14연대 군인들에 의한 여순 사건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 사건이 좌익 군인들의 반란이라고 알려 졌지만 터팬은 당시 무능한 정부와 친일 기득권층에 의해 왜곡된 조작이라는 주장에 더 믿음이 간다.
비록 발발 초기에는 일부 좌익 세력에 의해 주모되긴 했으되,
1946년 10월 대구 항쟁에서 ‘자신의 이해를 관철시키기 위해 기존의 지배 구조를 유지시키고 개혁을 거부했던 미군정’ 에 대항했다가 참패하자 그 운동권(?)인 학생과 농민들이 그 보복을 피하고자 전남지역으로 도주했다가 어쩔 수없이 자원 입대하여 구성된 14연대이다 보니, 1948년의 여순사건도 어찌 보면 당연한 개혁 운동의 다른 모습일 것이다.
어찌되었건 이 태백산맥의 이야기는 그렇게~ 그렇게 시작 되었고,
그 시대적 상황과 소작농의 삶을 다른 각도로 보면서 절절하게 느낀 점이 있었으니…
첫째로 지금도 우리 사회는 일본 놈의 더러운 찌꺼기인 친일파의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것이다.
해방된 지가 어언 환갑에 이르렀는데 무슨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냐~하고 펄쩍 뛰실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 사회를 리드하는 지도계층 곳곳에 이들이 암암리에 활약하고 있음을 여러분들도 부정하지 못하시리라 믿는다.
하다못해 우리가 어릴 적부터 배운 역사라는 것이 거의 친일 반역 역사학자인 이병도 무리에 의해 철저히 변질된 식민사관의 발현이고, 어리석게도 죄많은 지도자에 의해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자긍심을 되살려 볼 기회조차 스스로 박차 버린 결과였으니,
이제라도 우리의 역사를 다시 돌이켜 보고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잘못된 굴레를 벗어던져야 바로 소작농과 비견되는 작금의 우리 현실을 타파할 훌륭한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가 역사를 바로 배워야 하는 이유는 ‘잘못된 과거를 다시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함’인 것이니…
“먹고 살기도 바빠 죽겠는데 역사 따위는 새삼 배워서 어디에 써먹으려고 하느냐~” 라고 한다면 터팬은 감히 장담할 수 있다.
국가도 그렇지만 개인도 역시 과거의 잘못된 행위와 습관를 겸허하게 그리고 적나라하게 끄집어내어 반성하지 않은 채 앞으로는 잘해보겠다는 式의 비젼이 결코 제대로 수행될 수가 없다.
지금도 수구기득권 세력은 지금 우리들의 나태한 역사의식을 비웃으면서 아~옛날이여~ 를 노래할 것이다.
둘째로 깨달은 점이 있다면, 지금의 정치/사회 현실에 대한 비판 각도의 변화이다.
기득권자들이 개혁을 두려워하는 것은 어쩌면 과거의 지주-소작농간 지배종속 패턴을 변태적으로 영속시키고픈 욕심의 연장선이 아닐까 싶다.
그들은 자신의 선친들이 친일파이거나 지주세력이었을 테고 그 혜택을 누려 가면서 유학도 하고 고시공부도 하면서 막대한 재산도 물려받아 지금은 검판사, 교수, 기업인, 자본가로서 이 사회의 곳곳을 암약 지배하고 있는 것 또한 자명한바,
그들과 아비세대의 치부와 매국행위가 드러날 지도 모르는 민초들의 개혁 요구에 대해서 그토록 이 핑계 저 핑계로 트집을 잡아 가로막는 소행들이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그 반개혁적인 모리배들의 떡고물을 얻어먹으며 부화뇌동하는 요즘 소인배들의 소행 또한 과거의 지주들에게 빌붙어 살며 소작농을 괴롭히던 못되어 먹은 마름 [舍音(사음) : 지주로부터 소작지(小作地)의 관리와 감독을 위임 받은 사람] 들과 다를 바가 무엇이 있겠는가?
지금의 가난과 궁핍이 싫어서 벗어나고 싶다면, 역사 인식과 아울러 그릇된 세력에 대하여 냉정한 비판의식도 가져야 한다.
숭악하기 그지 없는 그들의 논리에 놀아나서 변화를 거부하면서 우리의 삶이 무슨 수로 달라지기를 바라는가?
구한말과 일정 치하에서도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기초 생존 자체가 위태로운 지경이었음에도 용감무쌍한 우리의 선인들은 수천 차례의 정치/사회개혁 운동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때보다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어느 것 하나 불리할 것 없는 현대의 상황에서 무엇이 켕기고 꿀린단 말인가? 우리의 자랑스런 선인들 대하기가 부끄럽지도 않은가?
먹고 살기 힘드니 개혁하지 말자는 논리는 이젠 친일기득권자들의 아류들이나 짖어대는 소리로 들릴 뿐이니, 차라리 지금 등따습고 배때지가 부르니까 이대로~!! 를 외치는 것이 좀더 낫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리고 그리도 먹고 살기 힘든가? 자신의 분수와 욕심의 엇박자로 인한 生活苦가 아닌지 찬찬히 자가점검 해보시길 바란다.
셋째로는 우리 스스로가 좀더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는 점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돈 많은 사람을 은근히 배 아플 정도로 부러워하고, 재테크가 당면한 지상과제인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이지만, 막상 어떻게 그 욕심을 채우는 실천을 하고 있는지를 물어 보면, 마음만 굴뚝같고 실제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실천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시작을 하는 시기가 20대이건 40대이건 관계없이 열심히 공부하고 실천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결과가 다르리라는 것은 자명하다.
이미 늦었을 때란 없다. 언제든지 시작하는 사람이 빠른 법이다.
부자 비스무리 한 것이라도 되고 싶다면, 주말에 방구석에만 퍼져 있지 말고 반나절만이라도 금융경제 관련 서적도 보고, 금리 따지지 말고 당장 목돈만들기 저축부터 시작할 것이며, 목돈 투자할 만한 지역에 답사하기도 하고, 경매 현장에 찾아가서 그들의 열기를 체험 해보기도 하고, 실제 부자들은 어떤 짓을 하고 있는지 안테나를 쫑긋 세울 일이다.
터팬은 최근의 마이너스금리가 어떻고, 은행수수료가 어떻고, 정부정책이 어쩌고 간에 대응하여 인터넷게시판이나 주변 사람에게는 별로 욕하진 않는다.
기분만 더러워 지기 때문이다.
대신 은행 창구에 가면 수수료 물리는 죄 없는(?) 직원에게 따끔한 핀잔도 던져 주고,
정부 정책이 의문스러울 때는 판단이 들면 재정경제부 홈페이지나 청와대 홈페이지 등 관련 게시판 등에 소견을 게시한다.
개발새발 욕해 봤자 삭제만 당할 따름이니, 나름대로 젊잖은 언어선택에 고민도 한다.
정녕 나라 꼴이 맘에 안 들면 선거할 때 안 찍어 주면 될 일이다.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 투표조차도 하지 않으면서 정부가 어떻고 차떼기당 어떻고 떠드는 것도 어불성설 이잖은가 말이다.
이도 저도 안 먹히면 동학혁명이나 3.1운동 같은 범국민 혁명이 필요할테지...? 그러고 보면 우리 세대는 이런 행동하는 힘이 모이면 언제든지 바뀌어 질 수도 있는 세상이라서 맘에 든다.
무엇이 두려운가? 실천하지 않는 민주주의 국민이야말로 가증스러운 위정자들이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가난이 싫은가?
왠지 이 사회가 맘에 안 드는가? 우리 주변의 비리와 부패가 몸서리치도록 싫다면 과연 내가 행동으로 보여 준 것은 무엇이었는지 돌이켜 볼 것이고,
이제라도 우리의 역사에서 배울 점은 기꺼이 깨우쳐야 것이며,
우리 후손과 선인들에게 부끄럽지 않게끔 이 사회의 행동파 주역이 되어 보자.
지금 그 소설 속의 주인공인 김범우의 부친인 김사용 어른, 서민영 선생, 법일스님, 계엄사령관 심재모, 안창민의 모친 신씨 같은 분들이 실제로도 우리 사회의 어딘가에서 보이지 않게 우직한 주춧돌이 되어 지켜주실 거라는 기분이 드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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