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성공한 사람들로 주변을 채워라.

작성자
김현정
등록일
2004/11/05
조회수
12422

이공계 석사까지 하고, 벤처회사를 다니다가 회사가 도산하는 바람에 지금은 동네 보습학원에서 수학과 과학을 가르치는 30대 초반의 클라이언트가 찾아왔습니다.  척박한 우리나라 현실을 이야기 하며 가슴을 쥐어 뜯는데, 저도 같이 너무 속이 상하더군요.

 

워낙 전공 자체가 흔한 것이 아니라 들어갈 수 있는 업체가 몇군데 안되는데, 그마저도 두세군데 넣었다가 떨어지고, 이제는 무엇을 해야 하나 암담하다고 했습니다.  무언가 새로운 일을 하기에는 나이조차 걸린다고 하구요.  그렇다고 평생 보습학원 선생을 하며 지낼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해서, 이런 저런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성공한 학원강사가 되어 보세요. 대치동으로 진출하셔서 이름 좀 나면 전문직 부럽지 않다던데요.”

“그런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그럼 이렇게 된 거 학원을 하나 차릴 생각으로 열심히 해보세요.”

“그런 사업이 잘 되나요? 저희 원장님도 맨날 그만두고 다른 거 한다고 하시던데. “

“그럼 지원하지 않았던 업체에 모두 지원해 보세요. 나중에 후회라도 하지 않게…”

“그 분야에서 일하는 제 친구가 절대로 다시 들어오지 말래요.”

“지금 나이에 어디에 소속이 다시 되길 원하신다면, 유학을 가시는 수 밖에 없을 거 같아요”

“선배들이 좋은 학교로 유학 가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하더라구요”

“열심히 준비하셔서 좋은 학교 가시면 되지요.”

“저희 학원에도 미국에서 **(매우 명문대학)나오시고, 학원 강사하고 계신 분 계세요. 그런데 나와서도 학원강사나 하고 있는데, 돈 들여서 유학 가야 하나요?”

이정도 되면 내 안에 메아리치는 소리가 있습니다.

“주변에 왜 그런 사람들 밖에 없어요?”

 

물론 그렇습니다.  학원 한답시고 망한 사람이 수없이 많을 것이고, 척박한 분야에서 힘들게 일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당연히 명문대학에 유학 다녀와서 안 가느니만 못한 결과를 갖게 되는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학원강사로 떼돈을 번 사람도 많고, 강남에는 학원 재벌도 많습니다. 아무리 척박한 곳이라도 성공해서 연일 매스컴을 장식하는 사람도 있고, 우리나라 대학과 주요 연구소에는 외국 박사들이 진을 치고 있습니다.

 

그 클라이언트에게는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고 도전하라’는 말을 차마 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면 주변에 너무 증명된 실패자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들을 보면서 그는 “그래도 나는 다행이야. 망할 사업체가 있는 것도 아니고, 회사에 다니면서 죽을 고생을 하는 것도 아니고, 돈과 시간을 엄청나게 쏟아 부어서 공부를 한 것도 아니니 말이야” 하면서 스스로가 실패한 축에는 안들 것이란 생각을 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에게는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동생이 가보라고 해서 왔다고 하고, 관련 정보 하나 가지고 일어나고, 다음 약속은 잡지 않았습니다.  그는 세상에 얼마나 잘나가는 사람이 많은지, 얼마나 치열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은 지 모르는 사람인 것 같았습니다.  그냥 자신의 위치가 객관적으로 좋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개선해 보았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변에 각종 실패 인물들이 계속 진을 치고 있는 한, 그에게 성공은 먼 일일 것입니다.

 

대학을 떨어졌을 때, 가장 위안이 되는 것은 다른 대학을 떨어진 친구였습니다.  사람들은 자신보다 안된 처지 혹은 같은 처지의 나온 사람들에게 더 끌리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늘 이런 식으로 자신의 실패와 약점이 약점이 안되는 사람들과 어울린다면, 그것이 약점이란 생각조차 안하게 될 수 있고, 계속 서로의 계속되는 실패를 서로서로 위안해 주며, 세상의 변두리로 몰려날 것입니다.

 

성공을 하려면, 주변에 성공한 사람들을 채우십시오.  사람들은 자신보다 잘난 사람을 상대하기를 원래 싫어합니다.  지난 주에 미국에서 교수가 한국에 학회 참가차 왔다면서, 그 학교 출신들이 모인다며 저보고도 나오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 교수님한테 3과목이나 배워서 나가봐야 하는 처지였지만, 이미 교수가 되어 있는 선배들을 만나는 것이 참 부담스러웠습니다. 

 

한 명씩은 다 보고 싶은 사람들이었지만, 그들의 무리에 나가는 것이 싫어서 이런 저런 핑계를 대다가 2시간 늦게 모임 장소에 나갔습니다. 정말 안 나가고 싶었지만, 속으로 ‘그런데 나가 버릇해야 내가 그런 사람들처럼 된다’ 라고 주문을 외우며 지하철을 탔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잘 다녀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청난 자극을 받고 왔거든요. ‘5년 정도 더 고생하고 나니까, 교수가 되는구나, 그 고생의 끝이 저기구나. 나도 열심히 해서 꼭 잘되어야지’ 하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편한 자리는 아니었고, 열등한 이방인으로 슬픔도 느꼈습니다.  그래도 얻은 것이 많았습니다.  ‘하면 된다’는 신념도 확인하고 왔구요.

 

성공한 사람들을 볼 때마다 다시 마음을 다잡게 됩니다.  열심히 살고자 저를 찾아오는 클라이언트 분들을 보면서, 그리고 잘 된 분들을 보면서 컨설팅의 보람과 함께 무언가 증명이 되는 듯한 기분을 느낍니다.  다들 어려운 것들, 남들이 위험하다는 것들을 추구하지만 결국에는 다 잘되는 것을 보면서, 저는 덤을 얻습니다.  “나도 잘되어야지.”

그리고 나면 일에 임하는 자세도 달라지고, 피곤도 사라집니다.

 

 불경기 타령, 정치인 욕하면서 소주잔을 기울이는 대신, 성공한 친구, 성공한 선배들에게 저녁을 사십시오.  그들이 비법을 알려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그들을 보면서 마음은 다시 다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남들 다 어렵다고 해도, 잘되는 사람은 다 잘되고 있습니다. 

 

다이어트를 하려면 몸에 딱 붙는 옷을 입는 것이라고 합니다.  창피하고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자신의 약점을 남들에게 보여주고, 그것을 의식하면 살이 빠질 수 밖에 없다지요.  적당히 자신에게 위안을 주기보다는 언제나 긴장을 주면 결과는 ‘성공’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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