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퇴직연금 마케터의비애

작성자
김성일
등록일
2007/08/03
조회수
6696

퇴직연금 마케터의비애

 

사실 그렇다. 퇴직연금 마케팅은 난제이다. 우리나라 퇴직연금사업자로 허가된 금융기관이 모두 47 곳이고 아마 각 사업자 마다 5-10명 또는 그 이상의 분들이 마케팅 담당자로 계시니 대략 수백명의 창창한 금융전문가들이 처한 입장마다 엄청난 고민의 밤을 찜통 더위보다 더한 답답함으로 보내고 있을 것이다. 여름 더위야 에어컨이라도 있지.  

 

작년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아 비용은 비용대로 들고 수익은 거의 나지 않는 부서가 퇴직연금 마케팅 부서이니 요즘처럼 년 말 재무 성과 평가가 중요한 인사 기준이 되는 살벌한 분위기에서 수익창출보다 비용창출(?)에 더 몰두하는 것처럼 비치는 퇴직연금 담당자들의 한숨의 깊이는 헤아리기 힘들 것이다. 아마 우리나라 금융 역사상 초기의 끊임없는 비용을 수반하면서 수익은 3-5년 이후에나 가능한 잠재성을 믿고 밀고 나가는 것도 매우 드문 마케팅 중의 하나일 것이다.  

 

퇴직연금 사업자 마케터들을 만나보면 현재까지의 성적이 좋건 나쁘건 간에 모두 한마디씩 하는 말이 언제쯤이면 이 시장이 활성화 될까요? 왜 이렇게 비용이 많이 드는가요?  기업 가입 마케팅 비용에다, 가입 이후 가입자교육비용에다, 그렇다고 부담금의 납입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아도 독촉할 수 있는 방법도 없는데다, 사업자가 워낙 많다 보디 권역별 경쟁에다 권역내 경쟁에다 완전 꽈배기 신세가 바로 퇴직연금 마케팅 아니냐고 하소연들이다.  

그렇다고 정부의 전폭적인 촉진 캠페인이나 이슈화도 힘들 것 같고 그때 그때의 핵심 이슈들 즉 국민연금 개혁, 비정규적 문제, 대통령 선거, 자본시장 통합법 등등에 치여 퇴직연금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조차 유도하기 힘든 상황이니 과히 악전고투 고군분투라고 하는 표현이 제일 적절할 것이다.

 

필자의 겨우도 사실 나름대로의 퇴직연금 마케팅에 전력투구하고 있으니 이런 사정은 사업자들의 퇴직연금 마케터들과 마찬가지다. 작년만해도 순조롭게 출발할 것 같던 퇴직연금 시장이 올해 초부터는 추진엔진의 동력이 갑자기 떨어지더니 퇴직연금제도가 가지고 있는 한계나 개선점만 잔뜩 드러나는 형국에서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이다. 필자가 처한 회사 내에서도 입지가 빈약하기는 사업자 마케터들과 다름 아닐 것이다.

일본의 경우도 이런 시장은 마찬가지인 것 같다. 서로들 수익이 안된다고 난리인데 그 가장 핵심적인 것이 제도비용의 과다이다. 일본은 그래도 수익자 비용부담의 원칙이 어느 정도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이런 자리잡음이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퇴직연금제 참여자들의 노력이 수반되었을 것임에 틀림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제도운영에 필요한 비용의 어느 것도 속 시원히 줄일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서로의 입장만 하소연하고 공통의 문제로 놓고 진지한 문제해결접근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마케팅 비용이야 금융사업자의 사업 판단의 문제지만 가입자 교육비용의 경우는 제도상에서 발생되는 운영비용이고 그 혜택은 가입자인 국민에게 돌아가므로 가입자교육에 수반되는 비용은 국가제도 정착 차원에서 정부의 성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국민도 제도에 대해, 투자에 대해, 노후에 대해 알면 알수록 제도의 성공 시기는 그만큼 빨라지고 퇴직연금제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기능을 원활히 발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퇴직연금 마케터의 비애는 본질적으로 당장에 수익이 안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비용을 줄일 방법도 없다. 오직 미래의 장미빛 전망을 되뇌이면서 안으로는 타 부서의 눈총에 버틸 수 있는 맷집을 기르고 외부로는 하나라도 더 기업을 가입시키려 끊임 없이 고민하는 것 외 별 뾰쪽한 방법이 없어 보인다.

다만 우리에게 희망이 있고 벅찬 것은 현재의 퇴직연금 마케팅은 속된 말로 겨우 쨉만 던졌음에 지나지 않으며 앞으로 아무리 못해도 이 보다 더 못할 수는 없다는 배짱은 시장은 가르켜 준다.

왜냐하면 시장에서 기업의 근로자와 이야기 해보면 작년과 확연하게 다르게 퇴직연금제의 장점을 점점 더 많이 인식해 간다는 것이다. 모두 알고 있듯이 부분적인 문제는 있다 손치더라도 퇴직연금제가 우리나라 노후복지의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성장해 갈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퇴직연금 마케터로서의 어려움은 생각도 못한 큰 보상을 안겨줄 것이다. 우리는 내년과 그 이후에 열릴 대기업 마케팅을 위해 현시점에서는 열심히 스파링을 하고 주무기를 다듬고 체력을 기르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시쳇말로 시장이 까라면 까면 된다. 위에서 하라면 하면 된다. 그리고 성공은 하면 되기 마련이다. 나중에 “해보기나 했어”라고 후회하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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