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사람을 연구하는 주식투자

작성자
박종문
등록일
2008/08/01
조회수
8469

필자는 얼마 전에 어떤 분이 제게 전화를 걸어 ‘자본주의 경제의 특징’이란 글을 읽고 전화하셨다는 분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사람이란게 그런 동물인지 제 글을 재밌게 읽고 전화해주신 분이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아서 다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읽었던 제 글은 너무나 형편없고 오만에 가득차 있단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연결이 매끄럽지 못한 점은 물론이거니와 중간 중간 주제를 혼돈하는 오류 등등….

 

아무리 바뻤다고는 하지만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다시 한번 제 생각을 정리해서 용기내어 올려보고자 합니다.  

 

 

1. 자본주의 경제의 특징

 

자본주의 경제의 추세는 끊임없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서 지금까지 우상향으로 순환하고 있습니다. 반면 사회주의 경제는 자본주의 경제와 같은 역동적인 경제 사이클이란 것이 없습니다. 과거 냉전시대 당시 서로 자신들의 체제가 우월함을 과시하며 대립했던 양대국의 싸움은 결국 자본주의 체제의 승리로 끝을 맺었습니다. 후일 여러 사람들이 사회주의의 실패에 대한 여러가지 이유를 분석했지만 결국 경제체제의 실패,

 

더 나아가서 자기 것을 가질 수 있는 소유권의 개념을 크게 확대시켜준 시스템이 자본주의 승리의 중요한 요인인 듯 합니다. ‘세계화 이후의 부의 지배’의 저자 레스터 C. 서로우라는 석학은 자본주의와 인간의 본성에 관해 이런 언급을 한 적이 있습니다.

 

자본주의를 대신할 수 있는 여타의 모든 체제는, 인간의 보다 고상한 동기는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라는 가정을 갖고 있다. 반대로 자본주의는 인간은 본래 욕심이 많으며 자기자신을 위해 살아간다는 것을 기본 가정으로 한다. 좀 더 많이 가지고자 하는 인간이 부자가 되는 것이다.

 

분명 윤리적인 면에서 보면 사회주의를 비롯한 여타의 체제가 강조하는 인성론이 자본주의에 구현된 인성론보다 더 훌륭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돕는다는 것은 분명 스스로를 위해 살아가는 것보다 고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런 고상한 가치는 실제 인간의 본성과는 부합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제겐 대학 시절에 만난 한 게으른 친구가 있습니다. 어려운 일이나 경쟁을 만나면 피하려고 했고 30세가 될 때까지 부모님께 손을 벌리고 졸업도 겨우 했을 정도의, 흔히 말하는 문제아 청년이라고나 할까요. 이 친구의 아버님께서 보다 못해 작은 구두 가게를 차려주었는데 이것이 자그마한 기적의 시작이었습니다.

 

그 친구 말로는 조그마한 가게이긴 해도 자신이 사장이고 자신의 노력여하에 따라서 매출도 이익도 완전히 달라지는 걸 경험하고 나니 도저히 스스로 앉아서 쉴 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주변 가게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매일 아이디어를 짜내려고 노력하는 등 “내 것을 더 갖고 싶다.” “조금 더 나아져서 부자가 되고 싶다.”라는 생각이 자신의 나태함을 완전히 사라지게 했다는 고백을 들었을 때 최소한 이 친구에게는 자본주의 체제의 긍정론이 부정론을 딛고 어떻게 성장해왔는지를 보여줬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2. 인간 본성의 이해는 주식시장의 이해

 

지금까지 자본주의 경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왔던 요소가 ‘조금 더 자신의 몫을 갖고 싶다는 욕망’,’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희망’이 자본주의 번성의 구조적인 원인이라면 자본주의의 꽃인 주식시장을 이해하기 위해선 매일의 사회 현상 속에서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심리가 어떻게 변해가는지, 어떠한 산출물에 열광하는지를 꾸준히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간의 이기심이라는 심플한 본성이 사회발전의 원동력이었음을 깨닫기 위해 인류에게 100년에 걸친 긴 길을 걸어오게 했다면 의외로 주식시장의 정답 역시 인간에게 있는 것이 아닐까요? 많은 투자자들이 열광하는 실적, 잉여현금흐름, 수급 등도 중요한 요소이지만 결국 기업의 가치를 가늠하는 실적을 결정하는 소비자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이 어떻게 나와서 기업으로 가는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장참여자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버펫과 멍거가 언급한 ‘훌륭한 기업을 적절한 가격에 사는 것은 평범한 기업을 싼 가격에 사는 것보다 옳은 투자다’ 라는 격언은 훌륭한 BM을 가지고 있는 기업, 이익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기업,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계속해서 사로잡아 소비자가 기꺼이 그 회사의 상품을 꾸준히 살 수 있게 만드는 기업에 투자하란 말 아닐까요?

 

자본주의가 인간의 발명품이고 주식시장 역시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다면 최소한 시세에 휘말리고 우리가 만든 발명품이 주는 탐욕과 공포에 휘둘리는 일은 적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박종문 PB (TEL : 02-583-0374)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