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은 특히 올해 재테크를 생각할 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특히 올해 예상되는 돈의 흐름을 고려할 때, 기존의 채권형 금융상품에 관성적으로 빠져 있는 투자자들에게는 새겨놓을 필요가 있는 관전 포인트를 제시해 주고 있는데, 살펴보기로 하자.
■ 시중 자금흐름 싸이클이 변화될 가능성
▷ 은행권 저축성 예금은 해마다 시차가 있기는 하지만 ‘연말 유출-연초 유입’의 패턴을 보여왔는데, 올해에는 11일 기준 연말 대비 1.27원이 감소해 지난해 같은 기간 6.9조원 증가세와는 대조를 보이고 있다. 투신권 자금도 MMF로의 자금 재유입이 이루어지고 있을 뿐, 채권형 수익증권 수탁고는 정체 내지 소폭 감소 양상. 12월 통안채 대규모 순발행에 이어 1월 초반에만 국고채와 통안채가 각각 3.67조원과 3.5조원이 순발행된 점을 감안하면 기존의 수요 우위 수급 균형점이 단기적으로 도전받고 있는 상황이다.
▷ 지난 13일 기준 고객예탁금 잔액은 9조5053억원을 보이고 있는데, 최근 일주일 동안에는 9169억원이 증가해 1조원 가까운 급증세. 지난 1개월 동안의 증가액이 1조3744억원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고객예탁금의 최근 급증세가 나름대로 시중자금 흐름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징표로 해석 가능하다.
▷ 최근 코스닥 4개사의 공모에 약 2조6000억원의 청약자금이 몰려든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접근할 수 있다. 이 기간에 공모를 실시한 회사들의 경쟁률은 1개사를 제외하면 모두 400대1을 넘어섰으며 전체 청약 증거금도 지난해 12월 CJ CGV의 공모때 모였던 2조6천226억원을 웃도는 2조6천528억원을 기록했다. (1월 세째주에 4개사가, 1월 네째주에 3개사가 공모 청약을 실시)
▷ 현 시점에서는 무엇보다 금리 상승폭 확대 시 새로운 잣대를 가지고 펀드 투자전략을 짤 필요성이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환매 요구가 구체화되는 신호는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투자심리가 단기에 안정화되지 않는 경우 간접 투자자들도 이익 확정 내지 Loss Cut을 염두에 두게 될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단기금리가 상대적으로 안정된 상황이 나타난다면 MMF로부터의 급격한 자금 이탈 가능성이 작고, 단기채권형의 경우에는 금리가 급등해도 시차를 두고서 빠져나가는 속성이 있음. 주식시장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아직 자금 이동은 제한적이다.
▷ 국고채 입찰의 경우 5년물 1.5조원 및 10년물 1.68조원으로 변경되었고 한은이 1조원 규모의 장기채 직접 매입(5, 10년물 국고채, 예보채 대상)에 나서면서 부담을 덜었지만, 17일과 18일의 국고채 및 통안채 입찰물량 소화 과정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1월말 2004년 하반기부문의 부가가치세 납부 등의 세납요인 등이 우호적인 자금시장 여건 재개를 지연시키는 단기 요인이 될 수 있다.
▷ 금리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작긴 했지만, 채권투자자들이 느끼는 체감적인 손실은 2001년과 2003년 하반기 금리 상승 시점에서와 비슷한 상황이다. 특히 단기금리보다 장기금리 상승 폭이 커서 보유 채권의 듀레이션이 크면 클수록 손실규모가 체증하며 커진다..
▷ 그동안 꾸준하게 증가했던 단기채권형 펀드의 경우에 만기 후 자금 재환류에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데, 과거에도 금리 상승 시점에서 MMF 및 단기채권형 펀드는 거의 예외 없이 감소했었다. 예를 들어 2001년과 2003년의 경험에서는 시간을 두고 약 15∼16조원이 감소한 바 있다. 설사 펀드 내 자금 이동이 심각하지 않더라도 투신사들의 자금 마련을 위한 채권매도가 나타날 수 있다.
■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
▷ 다만 채권형 단기펀드의 안정성은 구조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MMF의 경우 각종 규정으로 가중평균 잔존만기가 짧아져 금리 변동에 대한 손익의 탄력성은 크게 줄어든 상태이다.
MMF와 달리 만기가 존재하는 단기 채권형의 경우 과거 경험을 보면 금리에 선행적으로 움직이기보다는 다소 후행적으로 움직인다.
▷ 그러나 새 술을 헌 병에 넣을수는 없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넣어야 한다. 새로운 여건에는 새로운 제도가 필요하듯이, 바뀌고 있는 금융환경의 변화를 감안하여 시중 자금흐름 싸이클이 변화될 가능성을 대비하는 펀드전략을 구사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