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과다한 부동산중개수수료, 반환청구 가능할까?

작성자
권태형
등록일
2005/03/22
조회수
11309

<사례>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은 甲은 2002년 8월경 평소 부동산관련 정보를 잘 제공해주어 신뢰가 있던 부동산중개업자 乙로부터 “대치동 아파트가 시세보다 3,000만원이나 싸게 나왔다”라는 전화를 받고 을에게 중개수수료를 법정요율의 5배로 지급할테니 꼭 위 아파트를 갑이 매수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한 후, 바로 다음날 을의 부동산중개소 사무실에서 매도인 丙을 만나 계약금 5천만원, 중도금 없이 잔금 2억 8천만원을 10일 후에 바로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무사히 소유권 이전등기까지 완료하였다. 그 후 갑이 산 대치동 아파트는 재건축 바람으로 1달 만에 2억이나 가격이 상승하여 갑은 부동산중개업자 을 덕분에 제대로 된 투자를 했다고 만족하였고 약정대로 법정중개수수료의 5배에 해당되는 금액을 을에게 지급하였다. 그런데 한 달 뒤 실제 집주인이라는 정이 나타나 갑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해버렸다.

 

결국 병은 정의 신분증과 서류를 위조한 사기범으로서 “가짜 집주인”이었던 것이다. 병은 이미 사라지고 이름도 주민번호도 주소도 몰라 병을 상대로는 아무런 조치를 할 수 없는 갑은 부동산중개업자인 을을 상대로 매매대금 전부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

또한 법정수수료율 이상으로 지급한 부동산중개수수료의 반환을 구할 수 있을까?

반면에 을은 부동산중개업자로서 병의 주민등록증과 부동산등기부등본을 확인하였고 법정수수료율 초과분은 갑과의 별도의 특약으로 정한 것이므로 자신에게는 과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례 검토>

위 사례에서 매도의뢰인인 병은 자신의 사진을 주민등록증에 붙이는 방법으로 위조를 하였는데 부동산중개인 을은 병의 얼굴과 위조된 주민등록증상의 병의 사진의 동일성 및 부동산등기부등본 상의 소유자 명칭만을 확인하고 병이 위 아파트의 실제 권리자인 것으로 오인을 한 것이었다.


실제 부동산중개소에서 거래를 할 때 중개인들은 부동산등기부상의 소유자 명의와 주민등록증상의 이름이 일치하는 것을 확인하는 작업 정도로만 권리자의 진정성 여부에 대한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매수인들도 전적으로 부동산중개인을 믿는 경우가 많아 매수인 본인이 직접 매도인이 진정한 권리자인지 확인하는 주의의무를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러한 업계의 관행을 이용하여 교묘하게 주민등록증을 위조하거나, 기타 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위조하여 선량한 피해자들이 생겨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경우에는 매도인으로 사칭하는 자들은 전문적인 사기꾼들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속은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행방을 알 수 없어 사기꾼들을 상대로 피해회복을 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이러한 엉터리 부동산매매계약의 책임에 대한 분배를 부동산중개업자, 매수인, 원래 진짜 소유자 중에서 어떻게 나누어야 하는가의 문제가 발생한다.


우선 진짜 소유자는 보통 등기부등본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자기 소유의 집이 제3자에 의하여 매도되어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된 사실을 알 수 없으며, 서류 위조 등에 어떠한 책임도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미 매수인 이름으로 경료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하면 100% 승소할 수 있다.


부동산중개업자도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와 신의성실로써 매도 등 처분을 하려는 자가 진정한 권리자와 동일인인지의 여부를 부동산등기부와 주민등록증에 의하여 조사 확인할 의무만 준수하였다면 일응 면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주민등록증에 부착된 사진의 형상이나 상태로 보아 위조의 의심이 가는 경우라든지, 주민등록증상의 주소와 부동산등기부상의 주소가 일치하지 않는다든지, 매도 의뢰인이 주민등록증을 분실하였다면서 주민등록등본만 가지고 온 경우(판례)라든지 하는 경우에는 부동산중개인이 이에 대하여 의심을 하지 않았다면 부동산중개인으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대법원 판례는 더 나아가 중개업자로서 매도의뢰인이 알지 못하는 사람일 경우에는 필요할 때에는 등기권리증의 소지 여부나 그 내용을 확인 조사하여 보아야 할 주의의무가 있으며 부동산중개업자가 부동산등기부와 주민등록증만을 조사 확인하면 중개인으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한 것이 되어 의뢰인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면책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여(대법원 1993. 5. 11. 92다 55350 판결 참조), 부동산중개업자의 설명 확인에 관한 주의의무의 범위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


위 사례의 경우에는 부동산중개업자가 매도의뢰인의 주민등록증과 부동산등기부를 확인하기는 하였지만, 주민등록증이 위조되었는지 여부를 자세히 살펴보지 않았고 위조범이 거액의 잔금을 계약체결 후 10일 만에 받아가는 등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면 더욱 주의 깊게 매도의뢰인이 진정한 권리자임을 확인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를 태만히 한 과실이 을에게 있으므로 부동산중개업자인 을에게 매수인이 입은 피해금액의 60%에 상당하는 금액에 대한 배상책임이 있다고 결론이 난 사례이다.

더 나아가 위 대법원판례의 취지에 따르면 부동산중개인 을은 매도의뢰인의 등기권리증 등의 소지 및 내용의 진위 여부까지 확인할 주의의무가 있는 것인데도 이를 간과한 책임 또한 있는 셈이다.


위조범에 사기를 당한 피해자 매수인 갑 역시 부동산중개인만 믿고 매도의뢰인이 진정한 권리자인지를 직접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있으므로 나머지 40%의 피해액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결정되었다.


그리고 법정수수료율 범위를 초과한 과다한 중개수수료 또한 그 금액에 대하여 중개의뢰인이 특약으로 합의를 하였다거나, 실질이 중개수수료가 아니라 소위 “인정작업”이라는 명칭으로 이루어지는 약정매매대금과 실제매매대금 사이의 차액에 대한 이득이라고 하더라도 모두 부동산중개업법 제15조, 제20조 수수료 초과 금지 규정 위반인 바, 판례는 동 규정을 강행법규로 보아 이에 위반되는 약정들을 모두 무효라고 판시하고 있으므로 위 사례에서 갑은 을에게 초과 지급된 수수료 전부를 반환받을 수 있다.


부동산중개업자에게 등기권리증의 확인까지 요구하는 대법원 판례가 부동산중개인의 중개대상물 및 권리관계에 대한 확인, 설명의무를 너무 과중하게 부담시키는 것이 아니냐고 볼 수도 있지만,

중개의뢰를 받은 중개업자는 부동산중개업법 제17조 제1항에 의해 당해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 법령의 규정에 의한 거래 또는 이용제한사항 기타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항을 확인하여 중개의뢰인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음이 명백하고 위 권리관계 중에는 당해 중개대상물의 권리자에 관한 사항도 포함되어 있다 할 것이므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와 신의성실로써 매도 등 처분을 하려는 자가 진정한 권리자와 동일인인지 여부를 주의 깊게 조사 확인할 의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것이며,

등기권리증은 소유권이전등기단계에서 뿐 아니라 그 이전의 거래에 있어서도 당사자 본인의 증명이나 처분권한의 유무의 확인 등을 위하여 중요한 자료가 되는 것이므로 매도의뢰인을 중개업자가 모르는 사람일 경우에는 등기권리증의 소지 여부 및 내용을 확인할 의무도 있다고 보아야 갑과 같은 선의의 피해자가 보호될 수 있고 중개업자도 국가 공인전문 자격인으로서 그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매수인 또한 부동산매매와 같이 중요한 재산거래에 있어서는 중개업자의 말만 무조건 믿기 보다는 본인 스스로 부동산등기부, 매도인의 주민등록증 등 최소한의 확인작업을 거쳐야 할 필요성 있고 특히 위 사례와 같이 급하게 싼 가격으로 매도를 하거나 매도인이 잔금 기일을 이례적으로 짧게 잡는 등 사회 경험칙에 비추어 관례를 벗어난 계약체결 행태가 보일 때는 계약체결 여부에 대하여 더욱 신중히 고려를 하여야 할 것이며 그렇게 해야 상대방의 책임을 물을 때 자신의 과실이 최소한으로 평가되어 그만큼 자신의 재산 및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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