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10과 500의 차이

작성자
하상주
등록일
2007/12/18
조회수
5097

중앙은행은 왜 특정 은행에게만 자금을 공급할까? 자금을 필요로 하는 모든 금융기관에게 바로 돈을 빌려주면 안되는 것일까?

 

보통 중앙은행은 특정 은행에게만 자금을 공급한다. 그러면 이 자금은 금융기관들 사이에서 신용창조 과정(부분적인 지불준비금 방식)을 통해서 금융시장에서 필요한 자금을 공급할 수 있다. 이때 자금의 수요와 공급의 균형 정도에 의해서 시중의 금리가 결정된다.

 

예를 들어 중앙은행이 10의 현금을 배분했다고 하자. 그러면 이것이 신용창조 과정을 통해서 500이 된다고 하자. 이 결과 특정 시점의 금융기관 전체 자산은 현금이 10이고 기타 단기금융자산에서 장기자산으로 유동성의 순서에 따라 나머지 자산이 490이 생긴다.

 

그런데 이 과정이 막혀 버렸다. 은행들 사이, 금융기관들 사이, 은행과 고객 사이에 거래 상대방에 대한 신용 불신이 생겨서 자금이 유통이 되질 않는다고 하자. 그래서 금융기관들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과거에는 값이 높고 유동성이 높았던 금융상품들을 팔려고 시장에 내어놓는다. 그런데 아무도 이 금융상품을 사려고 하지 않는다. 그 결과 금융상품의 가격은 다시 낮아진다. 금융기관은 고객의 자금 회수 요구를 메꾸지 못하고 자산 가격은 떨어져 손실을 보게 된다. 즉 금융시장에 위기가 확대되는 것이다.

 

중앙은행은 이를 막기 위해서 몇 차례 금리를 낮추어 보았다. 그러나 여전히 미래에 대한 불안은 높고 거래 상대방에 대한 불신은 높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금융시장 전체가 요구하는 돈의 양인 500을 직접 금융기관에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비록 담보를 가지고 와야 돈을 빌려주겠다고는 하지만 그 담보는 바로 시장에서 가격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거나 시장에서 가격이 더 떨어질 수도 있는 금융상품 들이다.

 

중앙은행의 처지에서 보면 과거에는 10을 찍어냈는데 이제는 그것의 50배인 500을 찍어낸 것이다. 과연 이 차이는 무엇일까? 이 차이가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주는 영향은 무엇일까? 500을 찍어내는 것이 비정상이라면 언제쯤 다시 정상으로 돌아갈까? 이런 것들을 이해한다면 투자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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