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서민들에게 1억은 굉장히 큰 돈이었다.
주택복권 최고 당첨액 1억원이란 액수는 ‘고액 자산가’의 경계선임에 다름 아니었다. 하지만, 부동산, 주식투자를 통한 대박의 꿈, 한탕주의가 거세게 일면서 1억이란 돈은 대수롭지 않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여기에 ‘인생역전’을 내건 로또의 등장도 한몫하고 있다. 매주 수십억 원, 수백억 원이 움직이는 이 ‘환상’적인 액수 때문에 10억원 정도는, 왠지 별 거 아닌 금액으로 둔갑한 것이다. 로또 한 장을 사고 히죽히죽 웃는 모습에 희망을 느끼는 국민들은 없을 텐데… 로또 광고를 볼 때마다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한 동안 온 나라가 ‘10억 열풍’에 휩싸여, 온통 ‘10억 만들기’, ‘부자 되기’ 와 관련한 서적들이 서점가를 휩쓰는가 하면, 온라인에서는 회원수가 수십만 명에 이르는 ‘부자 되기’ 클럽도 나타났다.
나이 마흔에 재테크를 통해 몇 억원을 벌지 못하면 바보가 되는 분위기다. 열심히 직장 생활을 하고 성실히 살았어도 이런저런 잔 재주부려 몇 억원을 벌어놓지 못했으면 무능한 가장들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서른 언저리에 몇 억원을 벌어서 은퇴하는 것을 자랑하는 시류와 그것을 부러워하는 경향도 있다.
부동산으로 돈을 좀 번 사람들 역시 그것을 자랑삼아 떠들어 댄다. 땅덩어리가 좁은 나라에서 땅값을 올려 평가재산이 늘었다는 사실은 좋아할 일이 아니라 지탄 받아야할 일이다. 극소수 일시적인 성공을 거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부러움의 대상으로 회자되고 있지만 정작 그 이면에 중요하게 배워야 할 사실은 따로 있다.
그런 재테크를 흉내 내려는 많은 사람들이 파멸로 간다는 것이다. 번 사람들보다 고통 속으로 빠져든 사람들이 훨씬 많다. 그것이 진실이다. 그러니 기죽을 일도 없고 무능하다고 자책할 일도 없다.
그간의 숱한 상담 속에서 나는 이것을 신념에 가깝게 확신할 수 있다.
앞전의 글처럼 기본을 충실히 하고 일상의 생활을 즐겁고 기쁘게 하면서도 우린 얼마든지 경제적인 여유를 가질 수 있다. 급하게 단기간에 돈을 벌려는 행동이 정말 위험한 일임을 다시 한번 지적한다. 대부분 망가지고 빚더미에 올랐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젊은 나이에 움켜쥔 거금이 인생을 더 힘든 역경으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 그렇다. 그게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