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2006년 퇴직연금 시장 분석

작성자
김성일
등록일
2007/03/22
조회수
5661

2005년 12월 전격적으로 실시된 퇴직연금제가 이제 1년을 조금 넘는 경과 시점에 다다랐다. 겨우 첫발을 내디딘 것에 지나지 않는 시점이다. 하지만 지난 한 해 퇴직연금제는 금융사업자의 발 빠른 움직임과 정부의 노력 정도에 비해 시장은 방어적 태도와 이해 부족으로 제도시행 첫 해 대상 가입자 중 3%를 조금 상회하는 실적에 그치고 말았다.

 

물론 제도 초기에 국민의 노후복지라는 국가적 이슈에도 불구하고 홍보의 뒷받침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럭저럭 성공적인 시장형성이라고 혹은 정부의 입장에서는 원만한 제도도입 초입이라고 평가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퇴직연금사업자들의 경우 그 규모의 크기나 업권의 구별 없이 하나 같이 퇴직연금제 사업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어떤 금융사업자의 경우는 작년에 비해 퇴직연금 마케팅 예산이 줄거나 인원수가 줄거나 작년의 경영 성과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사내에서 그 입지가 갈수록 줄어든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물론 퇴직연금 시장의 성격상 1년 단위로 성과평가를 하는 것이나 퇴직연금 수수료수입만으로 성과평가를 하는 것은 넌센스지만 금융기관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가입자의 경우에도 제도이해를 바탕으로 한 자발적 가입보다는 대부분 회사 주도의 가입이 이루어진 상황에서 자신이 가입한 제도 자체에 대한 관심 정도가 낮은 편이다. 그러니 제도활용에 대해 별로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하다.

 

이렇게 되는 몇 가지 이유는 첫째, 사회 전반적인 퇴직연금제 도입취지에 대한 공감대 형성의 결여를 들 수 있다. 대기업들은 눈치작전을 펼치고 있고 정부가 14대 공기업에 대해 가입을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 정책을 작년에 실시하여 일정한 효과를 보았지만 그 파급효과는 크지 않았다.

 

둘째, 위와 관련을 가지는 문제지만 기존의 퇴직보험과 퇴직신탁의 폐지를 2010년까지 유예시킴으로써 이미 대기업의 경우 상당 수가 가입해 있기 때문에 퇴직보험이나 퇴직신탁이 폐지되는 그 때 가서 보자는 식으로 퇴직연금 가입을 미루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기업의 입장에서는 퇴직연금제를 도입할 경우 발생되는 종업원 설명회나 규약작성이나 금융사업자 선정 등에 따른 제반 시간과 비용과 업무차질에 대한 위험을 안고 먼저 나서서 퇴직연금제 도입을 실시하기는 거의 불가능한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 바로 실시한다고 해서 퇴직보험이나 퇴직신탁보다 더 유리해 지는 점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셋째, 퇴직연금 사업자의 마케팅 전략부재 혹은 충분한 사전준비의 부족을 꼽을 수 있다. 퇴직연금제에 관한 제반 법과 시행령 실시 이전에 우리나라 퇴직연금 사업자들은 퇴직연금제가 금융시장이나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면밀히 연구해 온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 제도실시에 즈음하여 급속히 전산관련 시스템 구축과 전문요원 교육 및 마케팅 전략 수립 등을 실시하다 보니 퇴직연금 사업자의 입장에서도 혼란스러운 상황의 연속이기도 했다.

 

끝으로 모든 제도가 그러하듯 초기에 가지는 제도의 한계를 들 수 있다. 이중 가장 중요한 것이 기존 퇴직금제와 퇴직연금제의 병행 실시라고 할 수 있다. 지난 50년 가까이 실시되어 온 퇴직금제를 퇴직연금제가 도입된다고 바로 폐지할 수는 없었다고 하더라도 퇴직금제와 퇴직연금제의 제도 일원화 일정이라도 밝혀 놓을 필요는 있었다고 생각된다.

 

지난 1년이 조금 넘는 시간을 평가해 보면 기대와 아쉬움과 어려움이 다각적 다층적으로 교차하는 시간들이었음이 사실이다. 위의 문제들은 전체에 대한 아주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제도는 도입되었고, 그 제도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고, 궁극적으로 문제들은 우리나라의 노?사?정 그리고 금융사업자 등 모든 제도 관련자들의 공동의 노력과 관심과 지혜를 통해 극복해 나갈 과제라고 보아 진다. 그리고 발생될 어려움들은 기꺼이 감수해야 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본 칼럼은 전적으로 필자의 사견임을 전제로 하고 있다. 앞으로 위의 네 가지 이유에 대해 나름대로 극복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김성일

(주) 팍스넷 퇴직연금 컨설팅 센터 소장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