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미혼인 분들과 재무상담 시 드러나는 패턴은 크게 두가지의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아직 어린만큼 미리 준비할수록 더욱 많은 성공의 가능성을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류와, ‘현재로선 모자란 부분도 많고 준비해야 할 것들이 한둘이 아니라서 여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죠.
20대 중반~30대 초반의 이러한 예비 기혼자들의 재무목표는 첫째로, <결혼자금 마련> 둘째로, <내집마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성별에 따라 두가지의 재무목표가 일치하거나 혹은 상반되더라도 결국 하나의 목적으로 수렴되는 경향이 짙습니다.
이런 경우 재무상담의 핵심고민은 ‘정해진 기간내에 목표실현이 가능한가?’와 ‘그 기간동안 선택할 수 있는 금융상품의 종류’에 대한 것들이 주요쟁점이 되곤 합니다.
요즘엔 맞벌이를 하는 부부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육아’라던지 ‘가사’에 대한 비가시적 소득보다 <돈>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가사를 분담하거나 혹은 보모등의 차익실현(육아비용보다 노동수입이 더 커서 그 차액 때문에 노동을 계속하는 경우)을 감수합니다.
2배의 수입을 통해 나름 안정적인 월수입이 보장되고, 부모의 그늘에서 해방되어 완전한 ‘경제적 자유인’으로서의 각종 혜택과 결실을 만끽해 가는 그야말로 <인생의 황금기>에 접어들게 됩니다.
이러한 맞벌이 부부들에게 가장 첫째로 다가오는 ‘시련’은 바로 육아입니다.
자녀를 계획하다 보니 둘 중 (특히 여성) 한명은 육아를 위해 직장을 포기해야 하거나, 맞벌이를 하더라도 양육비용에 대한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더구나, 맞벌이 부부들의 가장 안좋은 패턴인 ‘각자의 자금관리’로 인해 모아놓은 자금이 그닥 많지 않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시간에 대한 것들을 ‘후회’로 인식시키고는 하지요.
저는 이러한 분들과의 상담에서 흔히 기업의 경우를 많이 예로 들게 됩니다. 기업은 순수하고도 치열하도록 오로지 <이익>과 <발전>만을 도모하기 때문이지요. ‘가정’은 이러한 이익과 발전 이외에도 여러 복합적인 요소들 (사랑 믿음 정 등등)로 결합되어 있지만 상대적으로 ‘기업’은 대부분이 이익과 발전 즉, 돈에 대한 요소들로 한정되어 있어 국한적인 이해를 돕는데 일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혼을 투자에 입각해서 설명드린다면 기업의 M&A(인수합병)와 같습니다. 나와 배우자의 재정이 합쳐지고 둘만의 공통적인 재무목표가 생성되며, 더불어 자녀라는 잉여자산을 성과가 발생되기 전까지 투자해야 하는 리스크를 동반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M&A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요.

위의 표를 보시면 수많은 방법적 요소나 환경, 선택적인 요소를 고려하여 흡수 신설합병, 각종 인수&매수, 합작, 공동투자, 전략적 제휴 등 셀 수조차 없을 만큼 많은 종류의 M&A가 있습니다. 이해하시기 힘들만큼의 종류도 종류이지만, 그래도 결국 M&A를 추진하는 이유는 단 하나, <보다 더 나아지기 위해서>입니다.
결혼도 보시면 이와 다를 게 전혀 없습니다. 사랑 하나만 믿고 결혼하기 이전에 이미 우리는 사랑하기 위한 수많은 전제조건을 걸어 놓습니다. 사랑이외에 수많은 ‘배우자로서의 자격조건’들이 심심치 않게 뉴스를 장식하는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이제 결혼을 하겠다는 진짜 이유는 사랑을 통해 두 사람이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 자신이 생겼기 때문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결혼, 가정의 M&A는 껍데기만 인수합병을 한 ‘전략적 제휴’에 가깝습니다. 즉 인수합병(결혼)이전에 고려되어야 하는 구조조정(살림의 통합)이나 지배권의 이양, 분리(살림 및 가족구성원으로서의 역할 분담) 등은 전혀 고려치 않고 외형상의 합병(사랑의 결실이라는 허구)을 통해 덩치만 키워온 셈입니다. 그러다가 출산과 양육이라는 일종의 세금조사나 검찰조사와도 같은 <공통의 과제나 떠안기 힘든 부담>이 닥치다 되니 이제 와서 분란이 일어나는 것이지요. 기업에서의 이러한 전략적 제휴는 대부분이 남의 눈을 속이기 위한 ‘주가 부풀리기’나 ‘핫 이슈’의 용도로 사용될 뿐, 장기적으로 그러한 회사들의 운명은 누가 봐도 어두울 것은 뻔한 일입니다. 하물며 가정은 어떠할까요?
이것은 굳이 맞벌이에 따로 돈관리를 하시는 분들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은 아닙니다. 돈은 남편이 벌고 아내는 살림만 하는 외벌이 가정들도 각자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그에 대한 의사소통이나 구조조정이 전혀 이루어 지지 않고 개인의 권리만을 주장하는 측면에서 똑같이 겪는 고통이지요.
결혼 전 지나치게 많이 가입해둔 보장성 보험이나 연금은 두사람의 재정이 하나가 되고, 그중 노동수입이 하나로만 국한되거나 축소될 시 현실의 발목을 잡게 되는 주요 원인이 되어 버립니다.
펀드나 장기연금등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과 부동산에 많은 투자의 관심을 드러내는 사람이 모여 한 가정으로서 투자의 포커스를 맞추려 할 때는 웬만큼 장기적인 대화가 없는 한은 그 만족할 만한 결과를 도출해 내기 어렵습니다.
부모님이 한때 주식으로 크게 망했던 경력을 경험으로 가지고 있는 배우자에게 주식투자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것도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정면돌파하기 보단 ‘숨기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합니다. 이러한 비자금의 조성은 곧 유동성과 안정성에 보이지 않는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는 다시 치명적인 수익성의 해로 연결되는 모습을 참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지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예로 남편은 차를 너무나 좋아합니다. 그래서 갖은 이유를 대며 ‘새차사기’에 대해서 열변을 토합니다만, 당장 한푼이라도 더 모아 나중을 기약해야 하는 아내의 입장에선 남편이 참 철없기만한 노릇입니다. 남편으로서도 매 시즌마다 옷을 사거나 홈쇼핑 채널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아내를 볼 때면 ‘언제 정신차릴려나~’하면서 혀를 끌끌 차거나 혹은 이에 대해 심각한 <전면전>으로 부상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무조건 ‘아껴야 잘산다’는 건 맞는 말이긴 합니다만, ‘잘 살기 위한’것이 ‘우리 모두가 행복하기’ 위함임은 더욱더 당연한 말입니다. 차에 대한 남편의 ‘기호’가 단순히 지출상의 ‘과소비’로 평가받게 된다면 남편으로선 차 살 것을 포기하고 돈을 모은들 그것이 결코 행복할 리 없습니다. ‘아름다워지고 싶은’ 여성의 욕구를 치기 어린 허영심으로만 바라본다면 두사람은 결코 ‘행복의 본질’에 다가설 순 없게 됩니다. 설사 재무목표를 이루었다곤 하더라도 말이죠.
해결방안
미혼의 경우엔 반드시 어떤 재무목표를 세우더라도 장기적인 포트폴리오에 대해선 가급적 결혼이후로 대비하시는 것이 현명합니다. 결혼이라는 인생의 중차대한 M&A과정에 스스로 많은 짐을 안고 가는 것만큼 배우자에게 부담되는 것은 없습니다. 미혼까지는 어떤 재테크를 하더라도 우선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적합합니다.
결혼자금 마련이라는 제1의 목표를 위해선 상호금고등의 금리를 통한 ‘안정성’에 그 주안점을 두고 투자하세요. 월급통장을 CMA로 변경하고, 장마저축/펀드 한 개 정도는 반드시 유지하셔야죠.
그리고 남은 여유자금은 상당히 공격적인, ‘앞으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해볼 수 없을만큼’ 위험한 투자를 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것이 ‘성공 or 실패’ 어느 것이 되더라도 <지금이 아니면> <잃어도 괜찮을만한>지금 그시기에 많은 것을 얻어내지 못한다면 몇십년간의 긴 여정속에서의 인생재테크는 ‘경험이 부족한’, 그저 운이 좋기만을 바랄 뿐으로 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 경험을 후에 배우자에게 “내가 이렇게 투자했던 때가 있었는데..”하면서 공유할 수 있는 것이 돈 천만원 더 들고 결혼하는 것보다 지금 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일 수 있습니다.
기혼의 경우엔 반드시 ‘구조조정’이 들어가야 합니다.
기업들이 이러한 성공적 M&A를 위해 선행하는 절차가 바로 <구조조정>입니다. 두 회사가 공통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각사의 단점들을 체크하고 그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게 됩니다. 근무인원을 줄이거나, 전체 연봉을 삭감하고 그에 준하는 생산성을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합니다. 이를 위해선 몇 달간의 릴레이 회의가 몇천번씩 진행이 됩니다.
당연히 결혼이라는 가정상의 인수합병에 있어서도 구조조정이 단행되어야만 합니다. 가정의 부도는 주로 ‘성격차이’나 ‘불륜’이라는 형태로 대외적인 ‘결과’론을 지향하지만 사실상 그 속에 경제적, 사회적 기본원리를 무시했던 근본적 ‘원인’이 있었던 때문인 경우가 더욱 많습니다. 자신의 원인이나 의견에 대해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을때까지 ‘기다릴 줄’ 알아야 하고 이해해 주지 못한다고 숨기거나 짜증내기, 무시하기보다는 대화로서 그 합의점을 찾아야만 합니다.
‘가정의 행복’이라는 대전제의 목표를 위해서 자신이 기꺼이 감수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자신 스스로 절충하여 그 행복에 다가설 수 있어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그 행동에 비로소 ‘당위성’이 생기고 만족이나 보람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두 분의 재정을 합치시고, 공통과제의 속도향상을 위해 부서를 나누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각 부서 간 원활한 업무진행을 위해 꼭 필요한 긴밀한 업무협조와 이해가 가능해질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십시오. ‘보모’등의 전략적 아웃소싱도 필요하다면 재정이 허락되는 한도에서 냉철한 손익계산이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KFC의 창업자 커넬 할랜드 샌더스는 그만의 독특한 제조비법을 가지고도 무려 1009번 실패 뒤 68세에 성공한 사람으로 유명합니다. ‘성공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은 가히 높이 살만한 일입니다만, 열정만으로 그만큼의 시간만큼을 가정에서 행복대신 채우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자신만의 가치관, 자신만의 오만은 그만큼 가정에선 상대에게 깊은 불신과 반목을 가져다줍니다. 가정의 행복을 위한 대립은 있을지라도 가정내에서 각각의 행복을 위한 대립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만 합니다. ‘덜 위험하고’, ‘그만큼 행복한’ 가정을 꿈꾸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