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피터팬의 숨기고 싶던 비하인드 스토리

작성자
구재성
등록일
2003/10/01
조회수
8227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재테크 - 1. 신용카드 편

 

2003년 1월 21일, 올해 첫 월급날.

역시 예상대로 30여만원이 더 들어왔다.  무엇을 예상했던고 하니, 바로 신용카드 사용에 비례한 연말소득공제 환급액 말이다.  아무튼 흐뭇한 맘으로 환급액만큼을 쪼개서 달구지 타이어도 갈고, 컴퓨터 메모리도 512MB로 업글했다.

 

아하~ 이번에 터팬이 떠들려고 하는 ‘썰’이 바로 이 [환급액 = 재테크]라는 점을 가지고 우려먹을려고 하는구나~ 라고 속단하지 마시라.  어림없다. 터팬은 넘들이 써먹는거 잘 안써먹는다.

 

이번 주제는 바로 신용카드를 쓰긴 쓰되, 과거의 터팬처럼 생각없이 긁어대지말고 좀더 자신의소비패턴을 분석하고 한번 더 생각해보고 쓰자는 것이다. 재테크를 혐오하는 독자들의 공감대를 득하고자 먼저 터팬의 숨기고 싶은 과거를 공개한다.

 

터팬은 신용카드를 참 많이 쓰는 편이었다. 누구를 부양하지도, 음주가무를 즐기는 편도 아니지만 Life Style 이 넘들하는 것은 다 하고 싶어했고, 생긴 것과는 달리 Early-Adapter 처럼 새로나온 것은 써보고, 업그레이드 하고 싶어하는 편이었던지라 생각없이 쓰고나서 결제일만되면 괜히 씩씩거리면서 비분강개 했다. 당시 은행에서 대출담당이 되고 연체관리까지 맡으면서 성질 더러워졌다는 소리 많이 들었다.-  그 당시 수원 영화동에서는 매달 23일(카드결제일)만 되면  쥔없는 개와 고양이들이 잠적해 버리더라는 전설이 생겼었다.

 

지금이나 과거나 독신 생활자라면 월급의 절반은 저축해야 “재테크 좀 하네?” 라는 소릴 듣는데, 터팬은 10%남짓 밖에 못했다. 은행에서 근무한다고 해서 재테크 잘한다고 생각하지 마시라. 무슨생각을 했는지 터팬은 당시엔 “잘 먹고자고싸다가 죽자~” 라는 노장사상 (老莊思想) -을 떠받들던 시기였으므로 미래를 준비할 생각을 안했다.  그래도 빚은 없었으니 그나마 대견스럽기도 하다…떱~.

 

20c 말에는 신용카드 소득공제도 없었고, 신용카드복권제도 없었거니와 요즘처럼 빵빵한 서비스도 없었다. 당연히 발급될 때 경품은 생각도 못한다. 오로지 외상으로 결제할 수 있는 본태적 기능만이 주어진,  최하위 등급 실버카드라도 발급되면 좋아라하며 반짝꺼리는 새 카드 주물럭 거리는 즐거움이 유일했다면 요즘 직장새내기들은 이해나 할까?  

 

5년전 IMF 핵탄두를 맞으면서 터팬은 시껍(食怯)했다.  

대책없이 나가떨어지는 주위의 지인들을 보면서,

“돈없으니 무지 서럽구먼…지금이라도 준비를 하자” 라는 財철(?)이 들기시작했다.  

 

일단 소비패턴을 분석했다.

 

1.  터팬의 과소비 일등公敵 은 바로 달구지 다.

이놈이 소득의 30%를 까먹는다.

 단세포적인 사고방식으로는 기름값과 세금, 기타 점검소요비용 대략 월 20~30만원 외에  왜 그렇게 돈이 많이 드느냐 고 할것이다.

웃기지 마시라.

달구지를 단지 운송수단으로만 여기고 알뜰하게 출퇴근만 하시는 분이라면 모를까. 터팬처럼 레크레이션과 작업(?)개념까지 집어넣는다면 정말 엄청난 돈귀신이다.  일년에 한번 갈곳을 열댓번은 가게 되고, 일주일에 한번만 작업 ?알아서 상상하시라- 할 일을 두세번 하게된다.  터팬은 바다를 좋아해서 일찍 퇴근하는 날이면 서울에서 동해안까지도 당일로 다녀온 적도 꽤 있다. 동해안 명소가 궁금하시면 터팬에게 연락하시라…

Tel : 1588-5588  -_-;;;  

 

2.    개념없이 긁어대던 신용카드 사용패턴이다.

  터팬은 신용카드가 분명이 ‘단기부채’ 라는 것은 은행 연수를 받으면서 눈에 못이 박히도록 눈에도 못박히더라- 교육을 받았다. 게다가 연체자 킬러 였으니 결제만큼은 확실하게 했다.  

 그러나 신용카드는 당장 내 지갑을 얇게 하진 않는다. 바로 이게  “외상이라면 황소도 삶아먹는다” 라던 양만춘장군의 말씀처럼 되어 버렸다.  소비감각을 잃게 한다는 것이다.   

 한달에 한번꼴로 돌아오는 결제일에만 느낀다. 괜히 혼자 열받는다.

“이거 다 누가 쓴거야? 카드사 이넘들 사기치는거 아냐?” 하면서 말이다. 그날 지나면 끝이다.  냄비를 닮은 터팬은 담날부터 또 긁어댄다.  

 

3.  가계부를 쓰지 않았다.  

  터팬은 대학자취생 시절엔 일기를 썼다.  일기를 쓰면서 마지막 부분엔 가계부를 썼었다.  한달 생활비 15만원을 알뜰하게 쪼개고 저축까지 하면서 잘도 버텼다. 지금 다시 그 삶으로 돌아가라면 차라리 군대를 다시 가겠다.  아무튼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계부를 안쓰게 되었다. 사는게 버거웠나보다. 무지 후회된다.

 

*** 참고로 가계부를 쓸 때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나열해 본다. ***

1)  매일의 지출상황이 적나라해진다 - 기분파는 밤잠 설칠 때도 있다.

2)  성격이 꼼꼼해진다 - 여친이 짜증낼 때도 있다.

3)  차곡차곡 쌓여가는 목돈에 희열을 느낄수 있다 ? 그렇게해서 모인돈이 노년에는 자식들만 좋아할런지도 모른다.

4)  매일 빠짐없이 하면 인내심과 성실성이 길러진다. - 동료들의 쌓여가는 왕따경험도 감수해야 한다.

이런 가계부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시고 현명한 선택을 하시길 바란다.

터팬은 순기능에 높은 점수를 주고싶다.

 

4.  게을렀다.  

  힘든 직장생활을 빙자하여 게으름을 정당화하다 보니 자취하는 주제에 삼시 세끼니를 사서 먹었다. 머하러 걸어댕기고 버스타고 쟈철타리?? 좀 지저분해도 편하고 아늑한 달구지를 애용했다.

 

 힘들고 돈들게 뭐하러 스쿼시, 헬스클럽, 수영을 할까? 비디오나 만화책을 빌려보고, 친구들 불러 겜방에서 베틀넷으로 여가를 즐겼다. 맨날 지니깐 게임비는 터팬차지다. 베틀넷전적 25승 320패!! 그래두 재미있다^^;;  임요환이 뜨고부터는 보는게 더 재미있어서 손털었다.

 

이 글을 타이핑 하면서 과거의 소비패턴을 돌이켜보노라니 무척 부끄러워진다. 터팬답지 않다고들 하시겠지만 사실이다. 전부 비생산적이고 소비지향적이었다.

 

최근 터팬은 소비패턴에 참회의 메스질을 시도했다.

재테크 전문가들이 진부할 정도로 외쳐댄 부자되기 단골메뉴 !!!

“출퇴근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둥, 저축을 먼저하고 남은 것을 쓰라는 둥” 의 거창한 것이 아니다.  이런 구호들은 터팬의 능력으로는 실천하기 힘들다. 위기상황 닥치면 생각해 볼란다.

 

터팬이 실천한 딱 하나!!!

적어도 신용카드 사용에 있어서는 좋은 습관을 길렀다.

  아주 간단하다.

예전처럼 현금보다는 카드를 쓰되, 카드결제 전용계좌를 개설하여 쓸 때마다 인터넷뱅킹으로 결제계좌에 그 날 사용액 만큼 곧바로 입금하는 것이다. 어지간히 주거래은행과 친목을 도모해왔다면 인터넷뱅킹 이체수수료 정도는 면제될 것이다. 그래도 수수료가 부담된다면 카드 쓴만큼 곧장 지갑의 돈을 빼서 차곡히 모아두라. 마찬가지 효과다.

 

 이런 습관은 가계부를 쓰는 것만큼 처절하지도 않고, 적어도 카드지출상황을 곧바로 Review 할 수있으며, 결제금액이 실감날 수 밖에 없으니 결제일에 괜시리 열받는 일은 생기지 않는다. 결제일마다 고달펐던 동네 짐승들도 만세를 부른다.

어쨌든 약간의 수고로움을 감수한 결과 지금은 카드지출을 35% 정도 줄일 수 있었으니 과연 독자제위들께서는 이 기적을 믿겠는가? 믿어야지 어쩌겠는가?

 

사소한 실천부터 하자. 이런 실천이 성공하면 다음 단계의 좀더 어려운 것도 해낼 수 있게된다. 이 정도의 실천조차도 힘들다면 차라리 예전의 터팬이 선호하던 노장사상으로 중무장하시라. 이것도 전혀 나쁘지만은 않겠다. 이 시대의 생활자들은 대한민국의 자랑인 국민연금이 버티고 있으니 말이다.   Bravo Your Life !!!               끝.

 

 

ps: 리플 안달아주시면 절필할랍니다. 많이 달아주세요.  악플도 환영^^    진짜…끄~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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