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되지 않는 중국 오지를 2주 동안 다녀오니 사람들은 세상이 바뀐 것처럼 야단법석이다. 원자재 폭락, 원자재 펀드투자 상투, 꼭지점 이야기는 그래도 양반이다. 원자재 투자는 이제 피박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허나 원자재 시장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여 몇 주 움직임을 두고 희희비비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다. 몇일 동안의 단기간 가격 변동을 하나의 추세로 간주하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
지난 몇 달동안 원자재 시장 전반에 걸쳐 거의 무차별적으로 가격이 수직 상승하는 추세는 분명히 제동이 걸렸다. 베어스턴 등 미국 금융기관 파산 및 정부 구제라는 최악의 상황이 들어나며 경제 전반에 걸친 우려가 원자재 시장에도 몰아쳐 그 후폭풍에서 비껴갈 수 없었다.
석유, 구리, 금, 옥수수 등 원자재 대부분 10% 안팎, 밀, 설탕과 코코아 등 일부 분야는 많게는 20% 이상의 가격 폭락을 가져왔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고수들은 지금이 폭락장세의 서곡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믿는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 시장이 불황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으나 미국의 원자재 소비 비중이 급격한 감소를 초래할 것이라고는 보지 않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원자재 소비가 매우 비탄력적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일시적 경기 후퇴에 따르는 원자재 수요 감소 폭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유럽 등 선진 공업국 전반적으로 동일한 분석이 설득력을 갖는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중국, 인도 등 원자재 소비 대국들 경기가 하락할 조짐을 아직 보이고 있지 않다는 점이 원자재 시장 급락 가능성에 회의를 제기한다.
본인이 2주 동안 중국에서 보고 들은 바로는 중국경제는 아직 둔화하고 있지 않다. 심지어 중국 지도부에서 경제 성장기조 유지에 대한 발언들이 나오고 있다. 중국 원자재 부족 현상은 아직도 심각하다. 대표적으로 석유 등 에너지는 지금도 공급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 주유소에서 디젤유가 공급되지 않아 자동차들이 긴 줄로 늘어서는 현실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일부 내륙지방 등은 에너지 공급 부족현상이 더욱 심각한 상태이다.
주목할 점은 중국, 인도 등 신흥공업국들, 소위 원자재 소비 대국들의 인프라 건설이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에 원자재 수요 증가는 지속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필자가 여행한 중국 동북지역 철도 대부분이 아직도 단선이다. 도로와 더불어 철도가 국가 기간 육상 운송수단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복선이 필수적인데 이를 위한 인프라 투자는 앞으로의 과제이다.
원자재 가격이 지난 수주동안 급락한 것은 일부 투자 자본들의 자산시장 재조정 과정에서 쏠림현상이 바로 잡히는 것이고 이를 통한 차익실현 욕구가 분출한 것이 아닌가 싶다. 급격한 유입은 상대적으로 이에 상응하는 정도의 유출을 갖고 오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헤지펀드를 비롯한 투자자본들이 금속, 비금속 등 원자재에 대한 과도한 자금 집중현상에 대한 우려의 반작용으로 자금 일부를 뺀 것이 가격 급락의 가장 직접적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2008년 들어 약 300억달러 새로운 투자 자금이 원자재 시장에 단기간에 빨려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원자재 시장을 맴도는 투자 자본은 2000억 달러에 육박한다는 보고가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원자재 수요 급증에 따르는 공급 증가가 제때 따르지 못하는 상황에서 급격한 수요 감소가 나타나지 않는 한 원자재 가격이 땅바닥으로 추락하는 추세는 상당기간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재고 물량이 극도로 제한된 농산물 등 몇몇 원자재 분야는 가격 조정을 거쳐 다시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
나아가 미국 등 선진 국가들 금융시스템 불안이 계속될 경우 미국 달러를 버리고 금을 비롯한 귀금속 등 원자재 시장을 찾는 투자자금은 다시금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 결론적으로 몇 일, 몇 주의 현상을 하나의 추세로 간주하는 우를 범해 투자 손실을 보는 일이 없기를 희망한다.
이동엽 “원자재 실물투자 가이드-한국인을 위한”과 “금투자의 정석-황금은 보험용 안전자산이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