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부터 1974년까지 미국을 포함한 서방지역은 자본주의보다는 사회주의에 가까웠다. 기업보다는 노동지향적이었다. 의아스럽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실상은 정확히 그랬다.
2차세계대전의 승리와 대공황의 기억은 미국인들의 마음속에 그대로 남아있었다. 미국인들은 더 자비롭고 노동자 지향적인 정부가 필요했다. 다른 나라도 그랬다. 영국은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음에도 불구하고 윈스턴처칠이 실각했는데 주요한 이유는 영국민들이 친 자본주의적인 정권보다는 친노동적인 정권을 원했기 때문이었다. 미국에서는 이미 루즈벨트의 친노동자 정책인 뉴딜정책과 사회보장법등이 시행되었다.
이러한 트렌드는 1974년 근로자퇴직소득보호법(Employee Retirement Income Security Act,ERISA) 통과후에 달라졌다. 이법이 시행되면서 기업들은 확정급여형1) 퇴직연금에서 확정기여형2) 퇴직연금으로 전환이 허용됐다. 이는 연금의 기본적인 책임주체는 물론 장기적인 운용결과 및 운용비용에 대한 책임을 사측이 아닌 종업원 스스로가 지는것으로 요약된다. 이에 따라 연금급여제도는 401K3) 나 개인퇴직계좌(IRA)4) 같은 종업원들의 독자적인 운용방식으로 전환되게 되었다.
연금투자 증시를 만나다
어떤사람들은 근로자퇴직소득보호법ERISA의 시행으로 인해 기업주들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필자가 보기에는 증시가 가장 큰 수혜를 보았다.
이유를 설명해보면,
부동산을 구매했을 경우 건당 6%의 수수료를 내야한다. 부동산투자로 수년간에 걸쳐 매달 일정금액의 수입을 얻는 경우에도 브로커에게는 한번만 수수료를 내면 된다. 부동산을 매도하는 경우 수수료는 물 수도 있고 안 물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퇴직연금이 채택하고 있는 투자처인 뮤추얼 펀드에 투자할 경우 주기적으로 ‘운용보수’라고 하는 수수료를 내야한다. 거의 매달 내가 돈을 잃을 때도 말이다.
나는 수수료 자체를 거부하자는 입장은 아니다-돈을 벌고 있는 한. 그러나 나쁜 조언에 대해서까지 매달 수수료를 내려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뮤추얼 펀드의 조언은 솔직히 별로 였으며 특히 2000년 3월이후에는 더욱 그랬다.
서로 생각이 다르다
예일대학 투자담당국장인 데이빗 스웬슨은 ‘틀에 박히지 않은 성공’이라는 책에서 “펀드 가입시에 매기는 수수료와 펀드 운용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금부담이 이미 쪼그라든 투자자들의 수익을 더욱 축소시킨다. 매매빈도가 높은 많은 뮤추얼 펀드의 경우 거의 예외없이 손실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윤리적인 리베이트나 부인할 수 없는 펀드간 물타기 관행등도 드러나지 않은 문제들이다”라고 말했다.
스웬슨은 1979년부터 1998년까지 20년간의 뮤츄얼펀드의 수익률을 조사했다. 조사결과 뮤츄얼펀드는 20년간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밴가드500인덱스에 비해 평균적으로 2.1%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1998년의 조사기간은 시장이 최고조에 달하던 시점이었다.
다시말해서 대부분의 뮤추얼펀드 매니저는 인덱스펀드와 같은 기계적인 방법마저도 이기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사람들은 정기적으로 운용보수는 칼 같이 잘 떼어간다.
사실 뮤추얼펀드 매니저들이 인덱스 펀드를 따라잡지 못하는데에는 운용보수 자체가 하나의 이유라고 스웬슨은 말한다. 그는 책에서 “펀드수익률이 인덱스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당한 이유는 운용보수의 지급에서 기인한다”라고 썼다.
만약에 당신이 퇴직연금액을 뮤추얼펀드에 맡길 생각이라면 수수료와 운용보수를 꼭 따져보시는게 좋을 것이다. 아니면 인덱스펀드에 투자하시던가..
<용어해설>
1) 확정급여형 퇴직연금(DB:Defined Benefit): 근로자가 받을 연금급여를 미리 확정해 놓고 퇴직금 처럼 받는 연금제도
2) 확정기여형 퇴직연금(DC: Defined Contribution): 근로자가 받을 연금급여를 운용하여 운용실적에 따라 변동되는 금액을 받는 연금제도.
3) 개인퇴직계좌(IRA: Individual Retirement Account):확정기여형과 유사하며 근로자가 퇴직금을 자기 명의 계좌에 적립했다가 연금등 노후자금으로 활용할수 있도록 하는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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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조선일보와 동시에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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