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금리"에서 "위험"의 투자로 변화

작성자
박종문
등록일
2008/04/30
조회수
8256

불과 10년 전만 해도 만약 당신에게 “내 집 장만을 위해서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라고 묻는다면 대부분이 주저하지 않고 “저축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라는 답변을 했다. 지금 역시 다르지 않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집 장만을 위해 역시 “저축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조금 더 그 ‘저축’의 내용을 살펴보면 10년 전의 저축은 ‘말 그대로 정말 저축’이었다. 원리금 보장과 함께 약정기간 후 약정 금리를 지급받는 형태의 저축이었다. 하지만 현재를 돌아보면 적립식 펀드로 대변되는 간접투자상품을 비롯하여 심지어는 ELS, DLS와 같은 파생상품까지, 그야말로 투자상품의 전성기다.

 

펀드와 같은 간접투자상품에는 원금을 잃을 수 있는 위험이 따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많은 사람들이 ‘펀드 열풍’에 들떠있는 것일까? 이 나라의 금융권에 종사하는 장삼이사들이 숫자가 많고 제아무리 “적립식 투자는 적금 투자라고 생각하셔도 무방합니다” 등의 세일즈를 하더라도 그만큼의 수요가 없다면 어느 신문사의 사설처럼 가히 ‘열풍’을 넘어 ‘광풍’으로 번질 수가 없을 것이다. 대체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한국과 미국의 금리변화, 한국금융연구원>

 

위의 그림은 한국과 미국의 금리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2000년도까지는 비교적 고금리를 유지하고 있었던 미국의 금리추세가 2003년까지 1.25%까지 내려가면서 바닥을 친 후 다시 금리가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금리라는 것은 돈의 가격이다. 시장에서 물건에 가격을 써 붙이듯이 돈에게도 가격이 있다. 돈의 가격이 싸다는 것, 즉 금리가 낮다는 말은 기업이나 개인들이 돈을 빌려서 다른 곳에 투자하여 이익을 창출하기 쉽다는 의미이므로 시중의 자금사정이 풀리기 쉬운 상황이 된다.

 

이와 같이 저금리는 유동성과 투기수요를 유발하게 되는데, 특히 유례가 없는 역사적 저금리는 역시 유례가 없는 강력한 유동성을 유발하여 국내 증시의 저평가 국면을 해소해 주는 단비 역할을 하면서 예금성 자산 위주의 가계 자산 비중을 투자성 자산으로 이동시키는 데 공헌을 하였다.

 

 

앙드레 코스톨라니라는 위대한 투자자는 투자를 결정함에 있어서 유동성이라는 요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독일 시장을 예로 들어 언급했다.

 

 

“1952년 이후 독일은 놀라운 산업발전을 기록하고 있고, 배당금은 많아지고 있으며, 주가는 떨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좋아진다는 것은 주가에게 매우 긍정적임에도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당시 독일 정부는 호황 속에서 다가올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각종 필요한 조치들을 취함으로써 독일 최고 기업들조차 8% 이상의 고금리로 채권을 발행해야만 하였다. 이는 주식시장에 있어 필요한 ‘산소 공급’을 막는 행위였고 늘어나고 있는 국가의 가치를 살 수 있는 돈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 성장이 둔화되자 연방은행은 금리를 낮춤으로써 오히려 증시는 경제상황과는 반대로 폭발적인 상승을 했다.

 

 

이제 우리는 돈의 가격의 하락이 시중의 유동성을 늘리는 중요한 원인임을 알았다. 하지만 단순히 저금리 추세가 저축에서 투자의 시대를 열 수 있는 도화선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을 것이다. 과거에도 금리는 경기순환과 함께 꾸준히 싸이클을 그려왔으며 그에 맞춰 자산가격 역시 변동을 거듭해왔으므로 금리의 변화가 새삼스러운 명제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역사적 저금리라는 말과 그로 인해 야기된 강한 투자수요에 주목 할 필요가 있다. 나의 주변의 친구들은 2~3년 전쯤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5천만원 적금 넣었더니 세금 떼고 2백만원도 안 나오던데, 이거 너무 적은 거 아니냐?”

“글게 말야, 은행은 수수료 올리고 대출이자 받고, 정말 돈 많이 벌겠어. 쩝, 주식 한 일주일만 갖고 있어도 요즘 장이 좋아서 10%는 나오던데 주식하는게 나은 거 아닐까.”

 

이 대화는 적은 이자를 주는 은행을 욕하는 내용이 아니라 낮은 금리가 군중들의 투기수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단적인 예다. 시중에 아무리 돈이 많이 풀린다 해도 돈의 값어치, 금리가 꾸준히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물론 그럴 순 않겠지만) 시세 형성에 필요한 투기수요가 받쳐주지 않게 된다. 생각해보라. 당신이 은행에만 넣어도 연 50%의 이자를 보장한다면 리스크를 감수하고 주식에 넣을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럼 지금의 역사적 저금리는 무엇을 시사하는가. 2008년 4월 현재 국내는 금리가 다시 상향 추세로 돌아섰음에도 절대적 기준으로 볼 때 여전히 금리는 싸다. 게다가 미국금리는 자국 사정상 다시 금리를 내리고 있다. 저금리 구조가 정착과 금리의 하향추세가 이루어지면서 과거와는 달리 어느 정도의 꾸준한 투기수요가 뒷받침 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절대적 수준의 저금리가 유지되고 이성적 경제주체의 투기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는 흐름을 보이는 한 우리의 시대는 저축의 시대는 종말을 고하고 투자의 시대가 지속적으로 이행하고 있는 과도기가 될 것이다. 이제 투자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마인드를 가질 준비가 되어 있는가?

 

동양종합금융증권 박종문 PB (TEL : 02-583-0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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