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미래보다는 현재가치가 있는 물건에 입찰하라

작성자
이승호
등록일
2008/08/12
조회수
8181

1. 부동산 경기 예측이라는 함정에 대하여


불과 2년 전만 해도 부동산투자의 대세는 아파트였다. 당시 《32세 32평 만들기》, 《저평가 아파트를 찍어주마》 같은 책들이 베스트셀러였다. 나도 뭔가 참고할 만한 점이 있을까 싶어 그런 책들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다 읽고 나서 내가 내린 결론은 후배들에게 권해줄 만한 책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런 책들은 미래 예측에 기반한 게임을 권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예측에 기반한 게임이란 무엇인가? 쉽게 말해, 전문가의 예측대로 아파트 가격이 올라가면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예측이 빗나가면 손해를 보게 되는 게임을 말한다. 이처럼 예측에 기반한 게임을 무슨 비법이라도 되는 양 권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는 마치 사기처럼 느껴졌다. 도대체 누가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말인가? 한 가정을 책임지는 보통 아빠들에게 고생고생해서 마련한 종자돈 수천만 원은 너무도 소중한 자산이다. 그런 돈을 어떻게 불확실한 미래 예측을 믿고 투자하라고 충동질할 수 있는가?

 

우연에 기대는 투자는 얼마간 자금이 묶여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 부자들이나 할 수 있는 투자라고 나는 생각한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아파트 가격이 오른다, 아니다, 말들이 많다. 오늘도 부동산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열심히 예측을 한다. 어떤 전문가는 결국 강남 지역이 오를 수밖에 없을 거라고 말하고, 또 어떤 전문가는 지금 미분양 아파트를 사라고 권한다. 그들의 말처럼 몇 달 뒤면 강남 아파트와 미분양 아파트 가격이 오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런 투자 방식을 대한민국 보통 아빠들에게 권하고 싶지 않다. 어렵게 모은 종자돈이 그들과 그 가족들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예측에 내몰려 막차를 타는 바람에 마음고생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숱하게 봤기에 차마 권할 수 없다.

 


2. 경기 예측과 상관없이 수익을 얻는 경매 방법, 당장 팔아도 수익이 나는 물건을 찾아라!

  

그럼 어떡해야 할까? 방법은 간단하다. 부동산 경기와 상관없이 언제나 고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법을 선택하면 된다. 경매가 바로 그런 투자법이다. 지금까지 나는 경매로 수십 건을 낙찰받았지만 나중에 부동산 가격이 올라서 수익이 날 것을 기대하고 투자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늘 현재의 시세, 그것도 시장에 내놓을 경우 바로 팔 수 있는 급매가격을 기준으로 입찰할지 여부를 결정했다. 낙찰받은 후에 바로 팔 수 있는 급매가격으로 매각해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입찰가를 썼다.

 

경매투자를 할 때 현재의 부동산 시세와 해당 지역의 미래 가치를 고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사는 시점에서 다시 팔았을 때 수익을 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나 또한 지금까지 낙찰받은 부동산을 모두 매각해서 시세차익을 실현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물건을 사는 시점에서 수익이 나는가를 기준으로 투자했다는 점이다. 나중에 가치가 올라 수익이 날 것을 기대하고 투자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내가 입찰한 물건들은 대부분 낙찰과 동시에 수익이 창출되는 물건이었고, 그중에는 나중에 가치가 올라가 기대보다 훨씬 큰 수익을 안겨준 것도 여럿이다.

 

보통 경매 물건은 아파트, 상가, 토지가 많은데, 이들 물건의 종류에 따라 자금 흐름과 물건의 처리 방안이 결정된다. 우선 아파트는 주로 매매차익을 기대하고 투자한다. 상가는 매매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임대수익이 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상가를 매입할 때는 총 매입가가 임대가보다 낮아야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임대가 수준으로 상가를 매입해도 임대수익률이 연 15퍼센트 정도는 되지만 나는 30퍼센트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없으면 입찰하지 않는다.

 

아파트와 상가의 중간 개념인 오피스텔은 투자 수익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아파트처럼 매매차익을 기대하지만 매매가 쉽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임대수익을 바라고 투자해야 하는데, 오피스텔의 입찰자는 실수요자가 많고 연 12퍼센트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사람도 많아서 내가 원하는 가격까지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경매로 수십 건의 물건을 낙찰받아본 나도 아직까지 오피스텔을 낙찰받은 적이 없다.

 

그러나 실수요자라면 오피스텔도 충분히 고려해볼 만하다. 월세를 내면서 오피스텔을 사용하는 것보다 경매로 낙찰받은 뒤 잔금의 일부를 대출받고 은행 이자를 내는 것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오피스텔은 나중에 매입한 가격보다 높게 팔 수 있기 때문에 그다지 위험한 투자처는 아니다.

 

그에 비해 토지는 대표적으로 자금이 묶이는 물건이다. 건물은 임대를 통해 자금의 일부를 회수할 수 있지만 토지는 매각해서 수익을 내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게다가 현재의 법규상 토지를 매입하고 나서 2년이 지나기 전에 매각하면 수익의 반 이상을 양도세로 내야 한다. 세금을 제하고 나면 투자자의 손에 떨어지는 수익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토지를 팔려면 적어도 2년 이상은 기다려야 한다.

 

미래 가치를 고려하는 것은 비단 경매뿐 아니라 일반 부동산투자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이러한 투자는 현재가 아니라 불확실한 미래에 의해 투자의 성패가 좌우된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경매투자를 할 때 향후 부동산 정책에 따라 개발 가능성이 있는 지역인지도 고려하지만, 무엇보다 매입할 때 수익이 나는가를 중점적으로 고려한다. 미래 가치를 고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현재에도 충분히 가치가 있고 수익이 난다는 확신이 들 때 투자한다. 물건을 낙찰받아 현재의 시세로 당장 매각해도 모든 비용을 제하고 충분히 수익이 날 때 비로소 매력적인 투자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경매투자로 희망을 베팅했다> 저자 이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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